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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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더욱 잘 알려진 류시화님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인도 여행의 감동을 담은 여행 에세이이다.

처음에는 이 책을 읽을까 말까 상당히 고민하였었다.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는데다가 여행을 하고픈 마음만 잔뜩 생기지나 않을까 싶어 여행 관련 책 역시 부러 찾아서 읽는 내가 아니였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너무도 멋진 시를 쓰시는 류시화님의 작품이었고, 무엇보다도   여행 에세이이지만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멋진 제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늘 호수..

왠지 이 단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그리고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여행 에세이에 대한 나의 편견을 완전히 깨트려 줄 정도로 단순한 듯 하지만 멋지고 평온하고 재미있었다.


이 책은 류시화님의 여러차레 걸친 인도 여행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관광 명소들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인도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생긴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들을 통해 잔잔히 전해지는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삶에 대해, 자신에 대해 무언가를 찾고자 인도를 자주 찾았다고 한다.

명상센터에서 명상을 하기도 하고 스승을 찾아 제자가 되어 수행을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스치듯 만나는 인도 사람들에게서 삶에 대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당신은 무슨 이유로 이것이 당신의 소유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잠시 이것을 갖고 있을 뿐이다. 주인이 모자를 벗어 잠시 벽에 걸어 놓는다고 해서 그 모자가 벽의 소유란 말인가?" p47


이 논리는 저자가 종종 인도인들에게서 들었다고 하는데 걸인들 조차 이 논리로 당당하게 구걸을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우린 우리가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서둘러 어딘가로 가려고 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p117


"오늘은 뭘 배웠소?" p202


여행하고 돌아온 저자에게 여인숙 주인은 꼭 이렇게 질문을 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귀찮게 느껴지던 것이 일주일 정도 지나고 보니 어느새 세뇌된듯 저녁에 숙소로 들어오기전에 스스로 질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 하루 나는 무얼 배웠을까? ^^


이 책을 읽다보니 인도인들은 모두가 아리스토텔레스도 울고 갈 만큼 토론의 대가들이며 대단한 철학자들이 아닌가 싶었다.

구걸을 하는 걸인에서부터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바퀴 셋 달린 간이 택시인 릭샤를 모는 릭샤군, 요가 수행자, 여인숙 주인 그리고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인도인들까지.

그들 모두가 삶의 지혜를  깨달은 듯 저자의 마음을 깨우쳐주었고, 이 책을 읽는 나의 마음에도 울림을 선사해 주었다.


또한 인도인들은 못났고, 가난하고, 마구 밀쳐 대고, 불구자투성이다. 고집 세고, 낙천적이고, 기품 있고, 성스럽고, 때로는 슬플 만큼 삶에 대해 열정적이고, 동시에 베짱이보다 더 게으르다. p 233


여기에다 인도인들은 약속도 잘 안지키고 기차나 버스는 몇시간씩 연착틀 하기도 하지만 연착한다고 하여 누구하나 불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진짜 대단한 나라인듯 하다. 인도는...

좋은 것과 안 좋은  모든 것들을 인도 안에서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나라인 듯하다.

그동안 신비스럽게만 느껴졌던 인도.

이 책을 읽다 보니 인도를 여행하려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사람에 대해서 알고 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류시화님의 인도여행 이야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좀 남다른 여행에세이였다.

그냥 둘러보는 관광과 같은 여행이 아닌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담은 것이었고, 인도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주고 있는 책이었다.


편안하게 그러나 무언가 마음깊이 울림이 있는 저자의 멋진 이야기들에 비해 나의 서평은 두서없이 보잘것 없는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인도여행을 생각해보고 있다면, 인도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이 책은 필히 도움이 되어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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