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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평점 :
<멋진 신세계>
정해진 운명이 있고, 그 운명에도 어떠한 불평도 없으며, 서른 살 이전의 육체적인 모습이 유지되며, 결혼도 필요없고, 고민과 걱정이란 것은
찾아볼 수도 없으며, 질병도 없고, 늙지도 않으며 절대적인 안정과 행복감을 철저하게 느끼며 살고 있는 신세계..
그러나 내게는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신세계의 모습이 멋져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무섭고, 경악스러웠다.
이런 미래의 모습을 통해서 <올더스 헉슬리>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옮긴이의 말처럼 그건 아마도 '자유'와 '도덕성'이리라.
<멋진 신세계> 안에서는 인물들이 자유라고 생각하며 행동을 하지만 결코 진짜 자유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대는 A.F 7세기.
A.F는 포드기원을 말하는 것으로 T형 자동차가 처음 등장한 시기를 기준으로 삼았다.
T형 자동차가 1908년 등장하였으니 약 600년이 넘은 것으로 보면 2508년이 되겠구나..
왜 헨리 포드의 T형 자동차가 등장한 시기를 기원으로 삼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자동차의 등장이 과학 문명의 발달의 시기라고 여긴 것일까?
난자 하나에, 태아 하나에, 성인이 하나 - 그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보카노프스키를 한
난자는 움트고, 발육하고, 분열한다. 8개에서 96개까지 싹이 생겨나고, 모든 싹은 완벽하게 형태를 갖춘 태아가 되고, 모든 태아는 완전히
성숙한 어른이 된다. 전에는 겨우 한 명이 자라났지만 이제는 96명의 인간이 생겨나게 만든다. 그것이 발전이다. p34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것도 각기 할 일이 정해진 인간들을.
할 일에 맞게 최면학습을 통해 자신의 일을 좋아하게 되고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은 싫어하게끔 만든다.
곧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신분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며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자들은 아이를 낳을 필요가 없게 되는데, 정기적인 불임약을 먹게 되고, '어머니'나 '아버지'라는 존재가 사라졌으며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아이를 낳는 행위가 지극히 더럽고 불경스러운 일이라고 여긴다.
"그래요, 모든 사람은 서로 공유해야 되죠." p87
이 말은 남녀간의 관계를 말한다.
지금의 우리들 처럼 한 사람을 사랑하고 한 사람과 결혼하는 모습이 여기에는 없다.
가정이 존재하지 않기에 남녀간의 관계는 많은 사람과 이루어져야 한다. 혼음도 서슴치 않는다.
"열네 살 때부터 열여섯 살 6개월이 될 때까지 일주일에 두 번씩 200차례 반복한
거로군요." p 156
만들어낸 인간들. 이들은 부화-습성 훈련국을 통해 수면중에 수없이 반복된 세뇌를 통해 자신들의 행동과 말까지도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며, 감정이란 것이 거의 배제된 상태 곧 감정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며 그들에게는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를 못한다. 그저 자신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때론 좋지 않은 기분이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소마'라는 것을 복용함으로써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게 한다.
이 '소마'는 정기적으로 배급을 해주는 것이다.
멋진 신세계 밖에는 '야만인 보호구역'이 있다.
고압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고, 이곳에는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 닮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아이를 낳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스스로 해결한다. 이들의 모습은 사실 우리가 지금도 원시인이라 불릴 법한 원주민들의 모습을
닮았다.
버나드와 레니나가 허가를 받고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구경을 간다.
그곳에서 '문명인'이었던 린다를 만나게 되고, 린다가 예기치 않게 낳은 아들 '존'을 만나게 된다.
신세계를 여전히 그리워하던 린다와 존은 '문명인'의 세계로 들어가는 특별허가를 받게 된다.
존은 문명의 세계에 호감을 갖지만 어머니인 린다의 '소마'의 과다 복용으로 인한 죽음과 레니나와 같은 문명인들의 삶에서 '자유'가 없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문명인들에게는 늙고, 이가 빠지고 뚱뚱한 린다가 이상하고 추하게 보일뿐이며, 존은 구경꺼리에 불과하다.
"여러분은 자유롭고 인간다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인간성과 자유가
무엇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합니까?" p323
존은 사람들에게 소마는 독약이니 먹지말고 자유를 찾으라고 울부짖지만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그들이 습득된 한계 내에서 자유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므로 존이 말하는 자유를 절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가 잘살고, 안전하고, 전혀 병을 앓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늙는다는 것과 욕정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즐겁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 때문에 시달리지도 않고, 아내나 아이들이나 연인 따위의 강한 감정을 느낄
대상도 없고, 마땅히 따르도록 길이 든 방법 이외에는 사실상 다른 행동은 하나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리고 혹시 무엇이 잘못된 경우에는
소마가 기다립니다. p333
과연 이것이 행복일까?
아니 신세계에 사는 그들은 모두 행복하다고 느낀다.
참, 그들이 느끼고 있는 자신들의 행복 또한 습성 훈련국을 통해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습성된, 결국 세뇌된 결과인것이었다.
사람을 만들어내고, 인간성은 상실 되었으나,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이나 안정적인 삶.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사실상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셈이군요." 362
존은 문명인의 세계를 버리고 자유를 위해 떠난다.
하지만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존..
그의 마지막장에서 보여지는 존의 모습은 애처롭고 서글프기까지 하다.
인간을 만들어내는 모습에서는 지금도 행해지는 DNA 복제와 같은 일들과, 소마는 마약을, 혼음과 가정이 존재하지 않는 모습에서는 문란해진
사람들과 사랑이 무너지고 있는 가정의 모습과 비교하기도 하는데, 나는 여기에서 논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아마도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에 그 이야기에 관한 것이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
우리는 여전히 행복한 삶을 원한다.
살다보면 걱정거리와 힘든 일들이 생겨 아무 걱정없이 안정되게 살아가기를 또한 바라기도 한다.
그러나 <멋진 신세계>를 읽어보니 우리에게 다가오는 기쁨과 슬픔, 고난과 역경, 그리고 사랑과 행복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다시한번 사랑하는 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아들이 있음에 행복하고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