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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1 : 미스터리 편 - 모르그가의 살인 외,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1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평점 :
에드거 앨런 포.
나의 부족한 문학적 지식으로는 에드거 앨런 포를 시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쓴 추리소설이란다.
그것도 <에드거 앨런 포>는 추리 문학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가 없었다면 셜록 홈즈도, 아르센 뤼팽도 없었다는 책의 소개가 나를 이 책으로 이끌기에 충분했고, 내가 기억하고 있는 시인으로의 앨런
포가 맞는지 검색을 아니 해볼 수 없었다.
검색을 해보니 내 어렴풋한 기억이 맞았다.^^
에드거 앨런 포는 1827년에 처녀시집 티무르를 출판하였고, 1831년에는 에드거 앨런 포의 시집으로 출판이 되었었던 것이다.
추리소설이 나오기 이전이다.
포는 추리소설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이전에 시인 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시 중에서 기억나는 것은 없다.
에드거 앨펀 포의 추리소설을 처음 읽어보게 된 나는 그의 수학적 분석력과 과학적인 관찰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코너스톤 출판사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이고 있는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전집 중 제 1 편인 미스테리 편은 수학적인 분석력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처음은 딱딱한 느낌. 왜 이런 분석에 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펼치고 있나 싶었는데, 그 이유는 '나'라는 인물이 관찰과 분석에 뛰어난
'슈발리에 C. 오귀스트 뒤팽'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 경위와 뒤팽의 능력을 묘사하고자 함에 있었다.
나와 뒤팽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 갖은 취미를 갖고 같은 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들은 신문을 통해 모르가에 있는 집 4층에서 기괴한 소리와 함께 아주 잔인한 모습으로 살해되어 있는 모녀를 발견하였지만 단서를 찾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집 안은 온통 난장판이었지만 가방에 들어있던 큰 돈마저도 하나도 사라진 것이 없다.
나와 뒤팽은 호기심으로 사건을 풀어나가게 된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조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보다 '벌어진 일 중 전에
일어난 적이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해. p 33
1편 미스테리 편에는 10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처음 이야기인 '모르가의 살인'에서 뒤팽의 뛰어난 관찰과 분석으로 사건을 해결하지만, 그는 정식 탐정이 아직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능력이 경찰들 사이에서는 알려졌나 보다.^^
두 번째 이야기인 '마리 로제 미스터리'에서 국장이 직접 뒤팽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아리따운 아가씨 마리 로제는 어느 날 실종되었다가 일주일만에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다섯 달 후 다시 마리 로제가 사라졌다.
그리고 강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는 마리라고 단정.
신문사에서는 각기 다른 추측들을 내놓는다. 그러나 결국 범인은 잡히지 않은 상태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여기에서 뒤팽은 신문사들의 추측과 경찰들의 이야기와 증인들의 이야기에서 오류들을 찾아낸다.
뒤팽의 이야기에서 범인의 윤곽이 잡히는 것 같았는데, 결국 미스테리로 남겨 된다.
세 번째 이야기 '도둑 맞은 편지'에서는 경찰이 일주일씩이나 수색하여도 찾지 못하던 편지를 뒤팽은 국장의 수색과정의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애초에 범인은 누구인지 경찰도 알았지만 편지를 어디에 숨겼는지 몰랐던 것이다. 그러나 뒤팽은 전형적인 수사가 아니라
편지를 갖고 있는 사람의 생각을 자신의 생각과 일치시킴으로서 편지가 어디 있는지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네 번째 이야기 '황금 벌레'에서부터는 뒤팽이 없다.
'나'라는 인물이 친구와 함께 겪었던 이야기이거나 범인 자신이 자신의 범행을 쓴 것으로 보이는 이야기등 기괴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 이야기인 '에이러스와 차미언의 대화'는 참 독특하다.
추리소설이라 하기엔 좀 그렇다. 하긴 그러고 보니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이다. 추리소설만 묶어놓은 것이 아니다.
그의 단편소설인 것이다. 그러나 참 짧지만 의미심장한 내용이다.
등장인물은 에이러스와 차미언, 그 둘의 대화로만 이루어진다. 대화내용은 최후의 순간에 대한 것이다.
차미언: 이제 꿈은 없어, 에이러스.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이 많이
애도했었어?
에이러스 : 애도했냐고, 차미언? 오, 깊이 애도했어. 최후의 순간까지 너의 집 위로
짙은 우울감과 깊은 슬픔의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지. p 278
그리고는 혜성에 의해 발생하게된 최후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살고 있던 에테르 덩어리는 순식간에 거대한 불꽃으로 치솟았는데 엄청난 빛과
뜨거운 열기는 천국의 천사들 조차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어.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나고 말았지. p 284
처음 읽어보게 된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경이롭다. 치밀하다. 그리고 어둡다. 전체적으로 우울함이 잔잔하게 깔려 있는 분위기이다.
뤼팽이 뒤팽의 이름에서 따온 것일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이름이 비슷하다. 그러니 뤼팽에게는 유머가 있는데.
뒤팽에게서는 아직 그런 밝은 모습은 볼 수 가 없었다.
이 책에 실린 추리소설 외에도 그냥 소설로 볼 수 있는 단편에서도 안개가 옅으게 그러나 넓게 펼쳐진 느낌이다.
그러나 뒤팽의 수학적 분석력과 상상력은 치밀하고 놀랍기만 하다.
이러한 형식이 셜록홈즈와 아르센 뤼팽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된다.
또한 '나'라는 인물이 '뒤팽'을 만나고 '뒤팽'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치밀한 분석과 어떤 것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보는 관찰력,
그리고 섬세하게 들여다 보는 인간의 심리까지.
추리 소설의 창시자인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더 없이 즐거웠다.
포의 다음 작품 또한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