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 5월 28일 영화로 개봉이 될 거라는 <차일드 44>.

이 책에 대한 소개에 인기가 나의 흥미를 일으켰다.

44명의 아이들이 왜 죽음을 당했을까? 누구에 의해 죽게 된 것일까?

묵직한 책의 두께에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읽는 순간부터 책장을 덮을 수가 없게 만드는 아주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소설.

누가 범인인지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너무도 궁금하였고, 글의 짜임새와 내용들이 흡입력이 있다고 해야할까 늦은 밤까지도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정말 멋지고 가슴 아프게 하고, 스릴러의 완벽한 재미를 선사해 주고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1933년 1월, 소비에트 연방 우크라이나 체르보이 마을.

오늘 아침에는 열에 들뜬 혼미한 상태에서 부엌에 있던 걸상을 이빨로 갉아서 잇몸에서 나뭇조각이 튀어나올 때까지 씹어 먹었다. p8

전쟁이후 최악의 대기근을 맞이하고 있던 마을.

가축들은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 지렁이와 나무껍범질까지 먹으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

어느 날 파벨은 비쩍 마른 고양이를 보게 된다.

그 고양이를 잡으로 동생 안드레이와 덫을 놓고 사냥을 하게 되는데, 어떤 남자가 나타나 파벨을 납치해간다.

안드레이는 형이 자신을 버리고 가버렸다고 생각한다.

 

20년 후 모스크바.

레오 스테파노비치 데미도프는 국가안보부 MGB요원이다.

그는 전쟁영웅이였으며, 국가에서 시키는 일은 무조건 믿었으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목숨까지 기꺼이 바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어느 날 한 소년의 죽음 조사하라고 한다.

소년은 기차에 치어 토막났다고 하는데, 자신의 부하의 아들이었다. 표도르는 아들이 살해 당한 것이라고 레오에게 말하지만 레오는 절대 그런일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범죄란 존재하지 않는다. p 38

 

레오가 있는 세계에서는 범죄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그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면 바로 죄가 되는 것이었다.

반역자 아나톨리를 가까스로 잡은 레오.

진실을 말하게 된다는 장뇌 주사 고문을 당하는 아나톨리를 보고 레오는 마음이 심란해진다.

도망자 아나톨리를 잡기위해 얼어있던 강물에 빠진 레오는 병가를 내었지만, 정부는 꾀병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자루빈 박사를 보낸다.

그러나 자루빈 박사는 음흉한 자다.

레오의 아내 라이사를 유혹하기 위해 레오를 잠들게 하고 거래를 하지만 라이사는 정절을 지킨다.

라이사를 취하고 싶어하는 자루빈 박사.

레오에게 경쟁을 느끼며 레오가 추락하기를 바라는 바실리,

MGB요원으로 편하게 살고 있던 레오에게 위기가 닥쳐온다.

바로 아내 라이사를 수사를 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레오는 갈등하게 된다.

 

"그들이 그 서류에 오류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모든 서류에 오류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고요, 이제 와서 그렇게 할 수는 없죠. 그 여파가 어마어마할 테니까요. "p 156

 

라이사를 미행하던 중 모이게 된 가족들에게 라이사는 자신이 임신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레오는 자신의 아내가 결백하다고 말하게 된다.

레오도 스파이로 잡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다행이 레오와 라이사는 부알스크 마을로 배치되었다. 레오는 강등되어 민병대 말단 직원이 되었다.

남편과 공포를 토대로 만들어진 관계이며, 임신하지 않았다는 라이사.

레오는 절망과 함께, 어린 소녀가 살해당한 사건을 만나게 된다.

소녀의 시체에서 표도르가 표현했던 아들의 죽은 모습이 떠올랐고, 레오는 이상하게 여기며 병원을 찾아가 의사와 함께 시체를 다시 확인해보게 된다.

그리고 시체가 더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숲 속을 찾아다니다가 소년의 시체를 발견하지만 36시간이나 사실을 보고하지 않는다.

레오는 여러 시체들이 똑같은 범행의 수법이 보이며 연쇄살인이라 생각하지만, 이미 지난 사건들의 범인들은 잡혔기때문에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레오는 구원, 즉 정의라는 것이 희미하게나마 남았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국가와 그들의 관계에 대해 레오가 만들어낸 환상들은 하나둘 깨졌다. p 298

 

레오는 점점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레오는 자신이 범인을 잡지 않으면 살해사건이 은폐되고 있는 사회에서 계속해서 살인이 일어날 것이라며,  가까스로 상사인 네스테로브를 설득하여 비밀리에 수사를 하게 된다.

 

그들이 알아낸 결과 기차선로를 따라 살인이 일어났으며 모두 44건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수사는 쉽지 않다.

라이사가 믿고 있었던 동료 교사 이반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오히려 신고를 당하게 된다.

결국에 바실리에 의해 레오와 라이사는 잡히게 되고 기차에 실렸다.

범인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감을 잡은 레오는 결코 그렇게 죽을 수가 없었다. 라이사와 레오는 기차에서 탈출하게 되고

범인이 사는 마을로 향하게 된다..

 

스테판과 아나는 파벨을 바라보았다. 스테판이 말했다.

"네가 죽어야 내 아들 레오가 살 수 있었다. 죽은 건 내 아들이니 넌 살 수 있다."

그들은 혈육을, 자신의 아들을 파벨에게 주었던 것이다. p422

 

레오는 진짜 레오가 아니었던 것이다. 레오에게도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었으며, 이 이야기의 첫 부분과 끝 부분이 하나로 이어지게 해주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레오는 과거를 잊어버리고, 아니 아주 깊숙한 곳에 묻어두고 기억하지 않으려 했으나

아이들이 44명, 아니 52명이나 죽게 되는 사건은 자신의 과거를 기억해 내게 하는, 자신과 관련이 있었던 사건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수라도 하면 엄마는 즉시 내가 형이 아니란 걸 깨달았지. 엄마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화가 풀릴 때까지 죽어라고 날 때렸어. 그리고 형을 잃은 비탄에 잠겼지... 사람에게는 모두 하나씩 살아갈 이유가 있어. 형이 엄마의 살아갈 이유였던 거야.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도 형이었어. 엄마와 나의 차이점은 난 형이 살아 있다는 걸 확신했다는 거였고. " 503

 

<차이들 44>를 무엇이라고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다.

사건들이 하나 하나 다른 듯. 레오와 상관없는 듯 벌어지지만 그 모든 사건들이 레오를 둘러싸고 있었던 것이다.

구 소련의 비참한 생활.

국가에 대해 절대 불만을 가져서는 안되는 상황.

믿고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

 

모든 이야기 구성과 내용이 그야말로 내게는 너무도 완벽하게 느껴졌기에 무어라 표현해야 할 지 부족하게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너무도 놀라웠던 소설에 대한 느낌이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무척 궁금해졌다.

이 책의 저자는 톱 롭 스미스로  29세때 쓴 것이라고 한다.

아니 29세에 이런 소설을 쓰다니, 한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천재적인 작가가 아닌가 싶다.

또한 이 소설의 범인은 실제 1970년대 말에서 1990년까지 10년 동안 구소련에서 무려 52명의 여성과 아이들을 살해한 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

배경이 실제 범행이 있었던 시대가 아니라 구 소련의 전쟁 이후 였다는 것이 오히려 이 소설의 긴장감을 더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결론은...정말 놀라운 소설이다.

이제 톱 롭 스미스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

작가의 책을 찾아 좀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앞으로 개봉될 영화...꼭 보러 가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