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남자 2
전경일 지음 / 다빈치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루벤스의 <한복 입은 남자>또는 <조선남자>라는 그림에 얽힌 비밀스런 이야기, 전경일 님의 <조선남자>!

어떻게, 무슨 이유로 조선시대의 남자의 그림이 서양화가 루벤스에 의해 그려졌을까?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 속에 묻힌 그 사실을 알 수 없다.

다만 전경일 님의 이 멋진 <조선남자>의 소설을 통해 이야기를 상상해보고 공감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시대는 임진왜란 이후 1607년에서 1610년 경, 무관이었던 남자는 무구의 본을 얻어 조선에도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구란 무기를 뜻하는 것이였다.

조선남자는 서양인에게 그림의 모델이 되어달라는 것에 동의를 하고, 자신이 모델이 되어주면 서양의 무기의 도면을 얻어올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조선을 떠나게 된다.

너무나도 험난한 뱃길. 해구를 만나 목숨이 위태롭게 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나라 말을 하는 물사마귀란 별명을 갖은 자를 구해주게 되어 그에게 통역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조선남자는 유구국, 복건성, 인도네시아 자바를 거쳐 네델란드의 남부와 북부지방의 경계에 있는 도시에 이르게 된다.

그곳에서 신부와 대주교를 만나게 되고 화가 루벤스를 만나게 된다.

루벤스가 조선남자의 초상화를 그리게 되고, 조선남자는 루벤스를 통해 무구의 본을 구할 수 있을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조선남자가 본 서양의 세계도 전쟁중이다. 바로 신교와 구교간의 종교 전쟁의 휴전에 있지만 여전히 두 종교의 대립의 무지막지한 모습을 보게 된다.

마녀사냥이라든가 개종을 하지 않으면 야만인으로 취급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정말 신을 믿는 자들인것인지 탄식하게 된다.

조선남자의 무구의 본을 얻기 위함이 순탄치가 않다.

조선남자는 신교와 구교의 음모속에 빠져들게 된다.

과연 조선남자는 무구의 본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무구의 본을 조선에 무사히 가져 올 수 있을까?

 

<조선남자>에는 단순히 루벤스의 그림에 어떻게 조선 남자가 그려지게 되었는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였다.

<조선남자>에는 임진왜란의 참혹한 모습도 담고있다.

 

수구문 밖에는 내다 버린 시체가 산처럼 쌓여 성보다도 높았다. 술 취한 명군이 길거리에서 토하자 핍절한 백성들이 서로 달려들어 다투어 주워 먹었고, 약한 자는 그것도 못 먹어 호곡하였다. 죽은 자식을 서로 바꿔 먹는 인상식의 참혹한 형국이 조선 강토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벌어졌다. (1권 p84)

 

그리고 <조선남자>에는 종교전쟁의 참혹하고 비판적인 이야기도 담고 있다.

 

우리는 말이오. 실은...신앙 때문에만 싸운 게 아니오. 그보단 정치, 경제적 이유가 더 컸소. 어쩌면 신앙을 이용한 것인지도 모르겠소! (2권 308)

 

<조선남자>에는 엄청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나의 표현에 한계를 느낀다. 조선의 역사와 서양의 역사를 같이 드려다 볼 수 있으며, 음모와 사랑, 그리고 인간들의 터무니없고 무자비한 욕심이 보인다.

서글프고 비참한 인간의 역사를 드려다 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루벤스의 <조선남자>의 그림을 통해,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와 <성 프란시스코 하비에르의 기적>이라는 그림을 통해서 비극적인 운명을 맞아야 했던 조선남자와 로라와 다나의 영혼을 기릴 수 있게 해주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조선남자>는 7년간에 걸친 구상과 기획, 집필하였다고 하는데, 단지 그림 하나를 갖고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다니 저자의 그러한 노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아주 웅장하고 멋진 작품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