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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아파트
엘렌 그레미용 지음, 장소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비밀 아파트>는 저자인 엘렌 그레미용인 쓴 전작 <비밀
친구>와는 줄거리는 다르지만 특징적인 요소들은 이어받고 있다는 출판사의 소개가 있다. 그러나 나는 <비밀 친구>를 읽지를
않았기때문에 <비밀 아파트>에 전작의 특징들이 이어간 것인지는 느낄 수는 없었지만, 이 책에서 나는 저자만의 어떤 독특함을 엿볼 수는
있었다.
그것은 소설임에도 심리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라고 본다.
<비밀 아파트>의 시대적 배경은 군부독재 이후의 아르헨티나의 1987년
8월.
정신과 의사인 비토리오에게 "그이는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요."라며 진료를 받고자
찾아왔던 리산드라. 그들의 만남의 시작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리산드라가 던진 이 말이 결국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유임을
알려주는 복선이였구나 싶다.
비토리오는 리산드라에게 반하였고, 리산드라를 찾아내어 결혼까지 하였다.
그러나 어느 날, 리산드라가 창 밖으로 떨어져 죽게 된다.
외출하고 돌아온 비토리오는 리산드라의 죽음에 오열을 하지만, 경찰은 비토리오를 잡아가게
되고 아내를 죽인 살인범으로 몰아가고 감옥에 갇히게 된다.
비토리오는 자신의 환자였던 에바 마리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이 환자와 나누었던 대화를
녹음한 것을 에바에게 들어보도록 하여 어떤 단서를 찾아봐달라고 부탁한다.
에바는 군부독재 정권때 딸을 잃어버렸다. 그때는 어린 아이들을 납치해서 죽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딸을 잃은 아픔으로 에바는 비토리오에게 진료를 받았고 평소 에바는 비토리오를 믿었기에 녹취록을 열심히 들으며 환자들 중 한
명이 범인이 아닐까 의심해 본다.
그러나 누구도 범인이 아니다.
그러다 에바에게 정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리산드라가 춤을 배우러 다녔던 곳에서
리산드라의 스승이였던 페드로 파블로라는 노인을 통해 리산드라가 남편인 비토리오에게 정부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음을 알게된다.
리산드라가 죽기전 노인을 만났고 노인과 함께 '루카스 장난감' 가게에 들려 사기 고양이
인형 두 개를 샀다는 것이다.
리산드라는 자살이였을까? 타살이였을까?
리산드라가 노인에게 한 이야기를 통해 사랑에 집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리산드라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왜 일까?
<비밀 아파트>는 에바가 비토리오를 도와주고자 녹취록을 듣게 되는데, 그
녹취록의 내용을 모두 담아 내고 있다. 이 녹취록의 내용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군부독재정권에 관한 진실을 들려 주고 있으며, 독재 정권 이후에도
사람들에게 미치고 있는 좋지 못한 영향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랑에 집착하고 질투의 독처럼 번지고 있었던 리산드라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그녀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으며, 심리 분석을 주로 담은 저자는 이 책의 뒷 편에 리산드라의 가슴 아픈 어릴적 상처를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결말을 통해서는 비토리오의 이기적인 면과 비열함이 보인다.
아르헨티나의 군부 독재 정권 시절의 이야기는 너무도 끔찍하였다.
군부 독재 정권 이후라는 시대적 배경때문인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암울하고, 혼란스럽다.
그리고 인간들의 악마적인 모습과 이기적인 모습에 우울해진다. 그 속에서 오로지 사랑만을 갈구하며 상처를 이겨내지 못한 리산드라와 에바의 모습이
너무도 애처롭게 느껴지는 <비밀 아파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