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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클로드 모네가 반평생을 <수련>그림을 그리기 위해 매달렸던 곳인 지베르니의
정원.
그 곳을 중심으로 벌어진 세 번의 살인 사건.
모네의 수련과 관련된 사건을 파헤치고, 예술과 관련이 되어있고, 소설도 예술 적이라는
책의 소개에 읽게 되었다.
모네라는 이름의 연관성으로 선택하여 읽게 된 <검은 수련>은 사실 처음에는
보통의 추리 소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크게 기대하지 않고 읽었다.
그러나...
<검은 수련>은 읽어갈 수록 깊이 빠져든다.
묘한 매력이 있다. 범인이 밝혀질 듯 말 듯, 계속 긴장하게 만든다.
<검은 수련>은 그림 같다.
모네의 정원이 배경인 만큼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에 대한 묘사도 그림을 설명해 주는 듯한
느낌을 다가온다. 세밀한 저자의 표현이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이다.
<검은 수련>은 퍼즐이다.
모네의 그림이 시간과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그렸 듯, 이 책의 내용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다. 결과를 알기전에는 모든 내용이 현재의 시점으로 느껴지는 듯 하다가 어느 순간에 조각들이 모여 하나를 완성시킨다.
<검은 수련>은 독특하다.
보통은 범인을 찾아나가기 위해 풀어가는 이야기인데, 검은 수련은 한 노파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수사과정을 멀리서 지켜보며 숨는다. 마치 범인을 아는 것처럼, 마치 범인인듯 독자에게 이 모든 이야기를 들려 준다.
한 마을에 세 명의 여자가 살고
있다.
첫 번째 심술쟁이, 두 번째 거짓말쟁이, 세 번째는
이기주의자.
아름다운 정원 지베르니는 이들이 사는 마을 이름이기도
하다.
첫 번째 여자는 시냇물이 흐르는 루아 길가의 커다란
방앗간에 산다. 두 번째 여자는 학교 위쪽의 복층 관사에서, 세 번째는 칠이 다 벗겨진 허름하고 좁은 집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산다.
p13
세 명은 완전히 달랐지만 남몰래 같은 소망을 품고
있었다. 그건 이 마을을 떠나는 것이다.
이 모든 걸 은밀히 지켜본 첫 번째 여자는 아무도
몰래 누구를 죽일 수도 있었다.
세 번째는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 두 번쨰는
가장 영악했으며 첫 번째는 가장 단호했다.
그곳을 빠져나갈 사람은 누구일까?
세 번째의 이름은 파네트 모렐, 두 번째는 스테파니
뒤팽, 그리고 가장 나이 많은 첫 번째 여자....바로 나다. 15
소설의 본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있는 내용이다.
이 내용이 이 책을 읽는 내내 기억에 남아 있어, <검은 수련>을 읽는 나의
상상을 결정짓는다.
그러나 결론을 스스로 유추해보고 싶다면, 이 앞의 내용을 잊어버려야 한다.
독자를 함정에 빠뜨리고 있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전혀 상관없는 내용은 아니지만 끝까지 읽어야지만 이 앞의 내용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검은 수련>의 줄거리는 왠지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극적인 반전을 위해, 독자의 놀라움과 감탄을 위해 남겨두고 싶다.
<검은 수련> 속 사건 세 개만 알려주고자 한다.
처음 사건은 제롬 모르발, 칼에 찔리고 두개골이 꺠져 모네의 연못에 빠져있다.
그리고 수사과정 중에 알게된 1937년 11살의 나이에 머리가 깨진 채 연못에 빠져 죽은
알베르 로잘바, 그리고 모네처럼 정원에서 하루종일 그림만 그리던 제임스라는 화가의 죽음.
이 세 개의 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
범인이 한 명일까? 각각 다른 걸까?
죽게된 경위가 비슷하고 계속 난관에 부딪히는 수사이지만 경관인 로랑스는 범인은 한 몀이며
누구인지 직감으로 알게된다.
<검은 수련>에 나오는 장소들은 모두 실재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 책속에서의
지베르니의 풍경은 지베르니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보고자 하였다고 한다. 그 외의 이야기의 중심의 인물들은 가상인것이다.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예상을 뒤엎는 결론은 <미셀 비쉬>라는 작가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림 속의 장면들을 세세하게 글로 알려 주듯 하는 저자의 글 솜씨와 퍼즐같은 짜임새 그리고 진짜 제대로 반전을 맛보게 하여준
<검은 수련>은 멋지고 새로운 추리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