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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박하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
일단 앨런 튜링이 누군인지부터 알아야 될 것 같다.
앨런 튜링은 천재 수학자로 2차 세계 대전 당시 경우의 수가 무려 1해5천경이
넘는(158,962,555,217,826,360,000) 독일군의 암호 에니그마를 해독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큰 공헌을 한 영웅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그의 영웅적인 업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그의 모든 기록이 삭제되고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죽은지 59년만인 2013년에 엘리자베스 여왕에 의해 사면되어 복권이 되었고,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은 그의 죽음에 관련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스물여덟살의 젊은 경관 레오나드 코렐은 신고를 받고 침대위에 가만히 누운 채로 죽어있는
앨런 튜링을 보게 된다. 특별히 신체적인 가해는 보이지 않고, 톡 쏘는 아몬드 향이 느껴진다.
앨런의 주위에는 먹다 만 빨간 사과만 있다.
앨런의 죽음은 자살로 결정된다. 독이든 사과를 먹은 것이다.
그러나 코렐은 사과와 앨런의 수첩, 편지, 꿈에 관한 책 세 권을 통해 앨런의 죽음에
무언가가 있을것 같은 느낌을 받고 수사를 진행한다.
앨런의 수첩에 적혀있던 숫자와 방정식들이 경찰이 되기 전에 수학을 좋아던 코렐을 자극하게
된 것이다.
앨런은 군대에서 비밀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앨런은 동성애자라고 한다.
코렐은 앨런에 대해 알아갈 수록 그의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부러워 하기도 한다.
앨런은 감시를 받았으며, 동성애자를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강제로 여성호르몬제인
'에스트로겐'을 투여 받기까지 하였다고 한다.
코렐은 앨런과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면서 앨런이 암호해독과 관련된 비밀 임무를
하였음을 알게 되고, 디지털 기계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하였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은 앨런이 독이든 사과를 먹고 죽게 된 이유를
파헤치는 미스터리이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느낌이다.
자살이라고 판정되었지만 진짜 자살이였는지 아니면 비밀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가 자살로
꾸민것인지는 나오지는 않는다. 끝까지 미스터리 하게 자살로 위장된 타살의 가능성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그 시절에는 동성애자를 범죄자 취급 했었나 보다.
경찰이 동성애자를 잡아들이고 재판을 받고 감옥에 보내기도 하고..
사실 나는 이 책을 읽기전에 앨런이 동성애자로 범죄자 취급을 받은 사실에 반전이 있기를
바랬다. 코렐의 수사에서 앨런이 동성애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기대하기도 했지만, 앨런은 확실한 동성애자였나 보다.
대영 훈장까지 받은 앨런이지만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그의 삶을 옥죄는데 큰 이유가 되었던
것이다.
때때로 저들은 정말로 나를 제거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 무대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는 거지. 어차피 그냥 잃어버린 고리에 불과할 테니. 두뇌는 명석하지만 존재의 방식이 어긋난 남자. p
207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은 묘사가 참 세밀하다.
앨런과 코렐의 비슷하게 이어가기 위한 설정이라고 해야 할까..
코렐의 성격과 그가 자라온 환경, 그리고 힘겨웠던 대학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코렐의 삶도
앨런의 삶에 만만치 않게 외롭게 보내왔음을 묘사한다.
오로지 자학하기 위해서 . 아니, 더 이상 모험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었을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서 점점 바보가 되어간 것이다. 이제 조금씩 깨달았다. 지금은 정말 변화가 필요하겠어.
p517
에필로그에서 1986년 6월 7일, 에든버러 대학에서 있었던 앨런 튜링 학술대회 인사말을
코렐이 하게된다.
경관이였던 코렐이 수학 박사가 된 것이다.
얼마 전 <타임스>의 말도 안되는 억측이 나 때문이라더군요. 애플의 로고가
튜링 사과를 암시한다나 뭐라나,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히지만, 완전히 헛소리입니다. p 539
59년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앨런 튜링의 영웅적인 행동과 천재적이였던 수학자의 발견과
사상들이 모두 비밀리에 묻혀져 있었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얼마나 많은 괴로움을 당했기에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까?
앨런 튜링이라는 천재 수학자에서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었다.
하지만 <앨런 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을 통해 본 앨런 튜링을 이제는 우리가
기억해줘야 할 인물이 아닌가 싶다.
앨런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애도의 마음에서라도..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