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 바로 지금 여기에서, 고유명사로 산다는 것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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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문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얼까?

나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살아가는 데 있어 지혜를 얻고자 함이다.

나는 마흔이 넘어서야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40여년이란 세월을 살아오면서 후회할 일도 많았고, 잘했다 싶은 일도 많았다.

그동안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과 선택들을 해왔던 가 싶은 마음이 젊은 시절에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되기도 한다.

아 참..<생각하는 힘, 노자인문학>에서는 이런 나의 생각이 '소유'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을 자기 생각의 틀에 가두는 게 '소유'입니다. p 139

여하튼  앞으로 남은 인생과 자라나는 나의 아들이 세상을 좀 더 지혜롭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문학에 열을 올리고 있고 최진석 교수님의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을 읽게 되었다.

 

우선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은 성인들의 사상을 풀어쓴 여느 인문학 책과는 다르다.

논어, 도덕경등의 글귀들을 우리말로 풀어주고 해설을 해주는 그런 방식이 아니였다.

노자 인문학이라 해서 당연히 노자의 사상을 풀어쓴 책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아니다.

'인문적 지식'을 단편적으로 습득 시켜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적' 사고를 갖출 수 있도록 하여주는 책이다.

그리고 또 다른 점은 지금까지 내가 알던 (나의 지식은 극히 적은 부분이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노자의 사상을 뒤엎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노자의 이미지는 소박한 도포 자락 휘날리며 술 한 병 들고 산비탈을 어슬렁거리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속세를 벗어나 초연한 정신세계를 구가하는 모습이지요. 그런데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도덕경>을 읽어보면 많은 부분이 천하를 장악하려는 의지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노자는 말합니다. "내가 말하는 대로 해봐라. 그러면 가장 강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천하도 네 손안에 있게 될 것이다." <도덕경> 제37장에서 통치자에게 분명히 말하지 않습니까? p 89

 

전반적으로 노자에 대해 그리고 <도덕경>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들이 잘 못 알고 있음을 그리고 그에 맞는 의미를 역사적인 배경과 함께 노자가 처해있었던 사회적 배경에 근거하여 공자와 주자등과 비교를 하며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생각의 탄생이 인간의 문명과 같이 해오고 있음을 말한다.

인간의 불의 발견과 철기시대는 인간의 생각의 변화에 큰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자와 노자의 사상이 그들이 살던 시대의 흐름에 영향을 받았음을 역사적인 근거와 함께 설명을 해주며 그들의 사상의 차이점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반복되고 있는 노자의 사상중에서 '기준'에 대한 것이 있는데, 이 기준이라는 것이 구분, 배제, 억압의 폭력성을 나타낼 수 있기에 노자는 이러한 기준을 배제하고 '자율'을 중시하였다는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생각도 기준에서 비롯된 것이 라고 본다.

생각해보면 자신만의 기준과 신념이 노자의 말처럼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배제하고 억압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일상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을것이다.

 

배움이 숩관이 되어 버리면 평생을 배우다 세월을 다 보내버립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만 배우다가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이러지 않나요? 우리가 배우는 목적이 뭡니까? 결국 언젠가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 아닙니까? 인생에서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존재론적으로 당위의 문제에 해당됩니다. 배움은 수단이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죠, 삶은 자기표현의 과정이어야 합니다. 수동적으로 배우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면 이 표현 능력이 거세되기 쉽습니다. p 216

 

요즘 내가 절실히 느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삶의 지혜를 배우고자 독서를 많이 하게 되는데, 어느 순간에서부터는 독서가 목적이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혜를 배우고 나를 표현하고 나를 알아가고 나를 만들어가기 위해 독서를 한 것인데, 그저 배우고만 있는 것이였다. 아직은 배워야 할 것들이 많지만, 배움을 끊어버리고 나를 표현하려는 용트림을 해야 할 때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는 노자의 사상인 '도'가 신선과 같은, 해탈의 경지와 같은, 자연과 하나가 되는 그런 길을 추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도'는 인간의 길이라는 것이다. 자율과 개방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노자의 사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노자의 사상을 현대에 맞는 현대적인 철학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을 읽어보니, 성인들의 사상이라 하여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러한 생각을 하였던 시대적인 배경들도 알아야 그들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왜 그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야 하는 것이였다.

 

노자는 이처럼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라'와 '자기로 돌아가라'를 일관되게 강조합니다. p303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은 노자의 사상이, 노자의 생각이 어떠한 근거로 시작되었으며, 무엇을 강조하고 있는 지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였다.

또한 인문적 사고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었던 아주 유익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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