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고래가 보고 싶거든

고래가 보고 싶거든 - 간절히 기다리는 이에게만 들리는 대답
줄리 폴리아노 글, 에린 E. 스테드 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몸집이 아주 커다랗지만 왠지 순해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고래.

고래가 보고 싶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 <고래가 보고 싶거든>에는 고래가 무척이나 보고 싶은 꼬마 아이가 있다.

아이는 고래를 보고 싶은데, 고래를 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창문이 있어야 한단다.

그리고 바다도 있어야 하고,

고래가 보고 싶으면, 시간도 있어야 한단다.

왜? 바라보고 기다려야 하니까..

꼬마 아이는 둥글게 생긴 섬을 보고 고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래가 보고 싶거든,

생각할 시간도 있어야 하고, 깨달을 시간도 있어야 한단다.

그리고 의자와 담요도 있어야 하고,,

그러나 편한 의자와 포근한 담요에서 잠들지 말아야 한다.

고래는 눈 뜰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란다.

고래가 보고 싶으면...

장미도 모르는 척해야 하고, 팔락 팔락 깃발을 나부끼는 작은 배에 한 눈을 팔아서도 안되고, 해적이 타고 있을 지 모를 커다란 배는 안되고, 펠리컨 따위에 마음을 빼앗겨서도 안된단다.

고래가 보고 싶으면...

꼬물꼬물 나뭇잎을 갉아먹는 조그만 벌레에게도 눈길을 주어서는 안되고, 흘러가는 구름도, 밝게 빛나는 태양 같은 것도 쳐다 보아서는 안된단다.

고래가 보고 싶거든...

바다에서 눈을 떼지 말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된단다.

<고래가 보고 싶거든>은 아주 짧은 그림 동화이다.

그러나 이 책의 문장들이 리듬감 있는 시처럼 들린다. 그림은 연필로 그려진 것이며 리놀륨 판화라는 것을 이용해 따듯한 색을 입혔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고래가 보고 싶거든>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온화하고, 따스하며, 포근하며 운율이 있는 시와 같다.

고래를 보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것에도 시선을 돌리지 않고, 바다만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라고 한다.

마지막에 보여지는 꼬마아이의 모습에 비쳐지는 고래의 모습이 행복해보인다.

우리는 기다림에 무척이나 약하다.

고래가 보고 싶어 기다리는 꼬마 아이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기다림에는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다림 자체만으로도 때로는 행복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짧은 글의 이야기이지만 <고래가 보고 싶거든>은 어떤 희망을 향해, 어떤 목표를 향해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함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