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치마 - 개정판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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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치마>는 이상문학상과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권여선님의 소설집이다.

한국 소설을 많이 읽어본 사람은 아니지만 나에게 권여선 작가님도 낯설었고 그녀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 읽는 것이라 낯설음을 갖고 이 글을 읽어보게 되었다.

 

우선은 이 책의 제목인 <처녀치마>는 식물이름이다.

이 소설을 읽기전에는 단순히 처녀들이 입는 치마를 말하는 건 줄 알았는데, 후~

전혀 그게 아니였던 것이다.

내가 읽은 바로는 <처녀치마>는 8개의 단편들이 모아진 소설같았다.

그중에 처음 내용이 <처녀치마>인데 읽다보니 식물을 가르키는 것이였다.

어떤 식물인지 찾아보았다.

보통은 책의 제목이 소설 전체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기에 처녀치마라는 식물에 대해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처녀치마는 산지의 습기와 물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고 한다. 잎이 땅바닥에 사방으로 둥글게 퍼져 있는 모습이 옛날 처녀들이 즐겨 입던 치마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땅이 해동됨과 동시에 잎이 지상부로 올라오는데, 이 시기는 초식동물들에게 먹을거리가 없는 시기여서 먹이의 주 표적이 된다고 한다.

 

먹이의 주 표적이 된다는 처녀치마..

왠지 슬픈 운명을 지닌 식물이란 느낌이 든다.

그렇다. 권여선님의 소설 <처녀치마>도 주로 슬픈 운명의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였다.

 

소설 전체적으로 어둡다..

어둡다는 표현이 맞을런지는 모르겠다.

 

두 번이나 이혼한 남자와 만나고 있는 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을 여관으로 사용하다 팔아버렸으나 그래도 자신의 고향이고 집이였기에 어머니 기일에 하룻 밤 묵게 되는 여관에서의 외로움을 느끼는 나.

과거에 같은 목적으로 하나가 되었던 사람들을 만나 밤새 술 마시고 낮에는 다른 집들의 소음때문에 잠을 못잔다는 윤.

임신을 하였지만 혼자 병원에 가서 확인하고 소파수술을 하는 나 ...등..

 

 

이 책의 소개에는  단편집이라는 이야기가 없다.

그러나 나는 각각 다른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하면서 어딘가 모르게 주인공이 하나인가 싶은 느낌도 들었다.

주인공의 이름이 없고 그저 '나'로 표현했기 때문일까..

 

<처녀치마>는 지극히 현실적인 소설이였다.

어떤 상상도 꾸밈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극히 현실적이기에 공감이 쉽게 될 듯도 한데, 지극히 일상적이기도 한 내용들이기에 작가가 우리에게 전해주고픈 이야기가 무엇인가 싶기도 했다.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독서의 패턴이 주제가 확실하거나 전달 내용이 정확한 것들만을 주로 읽었기 때문에 나에게 이런 현상이 생기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처녀치마>는 벗어날 수 없는 어떤 운명을 보여주는 듯한 소설이였다.

문학평론가 이수형님은 운명=몰락 이라는 표현을 갖고 <처녀치마>를 설명하기도 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몰락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이 소설의 이야기들속 인물들은 고독하고 우울하고 삶에 지쳐있는 모습들이였다.

그래, 거기까지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물들의 과거가 지금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냥 체념하는 듯한 느낌..

어쩔 수 없다는 느낌. 그렇지만 다른 운명을 만들고 싶어하는 갈망이 꿈틀대는 듯한 느낌.

 

낯설음으로 만났던 권여선 작가님의 <처녀치마>는 무언가 더 있을것 같은 여운과 아련함을 남겨주는 책이였다.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이지만, 너무도 독특한 소설이였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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