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된 평화
존 놀스 지음, 신소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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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평화>

 

책의 제목에서부터 전쟁의 느낌이 든다.

그런데 왜 평화를 분리된 것으로 표현한 것이 나의 흥미를 끌었다.

 

<분리된 평화>의 원제는  ‘Separate Peace’라 한다. 이는 군사용어로 동맹국에서 벗어난 한 국가가 적대국과 단독으로 맺는 강화, 즉 ‘단독강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분리된 평화>일까...?

 

장소는 데번 기숙 학교.

광택제와 왁스의 섬세한 손길로 보존 되어 있는 데번 학교를 다시 찾아간 주인공이 15년 전의 기숙학교의 생활을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상급생 선배들은 징집 연령이 되어 전쟁터로 나갔고,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

전쟁의 진행 속도에 맞추기 위해 신설된 여름 학기의 어느 날, 높은 나무에 올라 강으로 다이빙하는 피니와 나 그리고 친구들.

교칙을 태연하게 위반하면서도 선해지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이  무심한 평화의 결정체와도 같은 피니어스.

그런 피니어스의 제안으로 '여름 학기 자살 클럽'을 만든다. 회원의 자격은 나무에서 강으로 뛰어 내리는 것.

피니어스는 규칙 위반 하는 것을 즐긴다. 그 곳엔 언제나 '나'가 같이 하고 있다.

피니는 나에게 인생에서의 십대 시절에 함께 하기 가장 좋은 상대는 단짝 친구이며 '나'가 단짝 친구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피니의 말에 주저한다.

나는 공부로서 학교의 최우수 학생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피니어스는 학교 최고의 운동선수이다.

피니가 다이빙 하다가 다리가 부서졌다.

시간이 흐르고, 레퍼가 군에 입대했다가 정신병자 진단을 받고 불명예 제대를 하게된 레퍼에게서 '나' 가 피니를 나무에서 떨어뜨렸다는 잊고 있던 말을 듣게 된다.

브링커가 피니의 다리 부러진 사건의 진실을 밝히자며 나와 피니 그리고 래퍼와 친구들이 모였다.

피니는 나뭇가지에 혼자 있었다고 말하며 '나', 진은 나무 아래에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다 더 이상 진실을 알고 싶지 않다며 대리석 계단을 내려가다 떨어져 또 다리가 부러지고 만다.

진은 피니에게 그떄의 일을 사과하게 되고, 피니는 진의 진심을 믿어준다.

그리고 진의 입대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분리된 평화> 무슨 의미인지 알것 같다.

1942년 전쟁을 하고 있었고, 열 일곱살이 되면 전쟁터로 가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그러나 입대 하기 전 기숙 학교에서 그들에게 있었던 즐거움과 아픔들이 같이하는 일상의 평화를 전쟁 중이지만 전쟁과는 분리된 듯한 그런 평화적인 모습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보통 십대 성장을 그린 작품들을 보면 남학생들의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데미안>도 그렇고, 영화 <친구>도 그렇고...

내가 여자이기에 남자들의 그런 놀이 문화가 생소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남자들의 우정과 그들만의 놀이들이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

 

<분리된 평화>는 그렇게 그들에게 비쳐진 전쟁과 그들의 우정, 경쟁심, 그리고 질투심을 보여준다.

 

전쟁은 항상 미국에서 엄청 먼 곳에서 이루어지며 결코 끝나지 않는다. p 43

 

순간 나는 자신의 일부를 그에게 넘겨주는 기분이 들었고, 샘솟는 해방감 속에서 애초에 그것이 내 목적이었음을 깨달았다. 피니어스의 일부가 되는 것이. p 97

 

학창시절 단짝 친구에게서 이런 느낌을 가져본 사람이 많으리라 본다.

서로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으로 다른 사람은 들어올 틈이 없었고, 그러면서도 친구에게서 약간의 경쟁심을 느끼기도 했던것 같다.

 

나를 기만하는 것은 나 자신의 행복이였다, 평화는 내게서 떼어낼 수 없는 존재였고, 나를 둘러싼 세상의 혼란을 실감할 수 없었던 것이다. p 143

 

이 대목에서 왜 <분리된 평화>로 제목을 선정하였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책의 전반적으로 평화스러움을 느껴지는 듯한 잔잔함 속에서 간혹 다가오는 긴장감들이 있었다. 그리고 인물들의 내면의 심리를 다 드러내어 보이는 것이 아닌 무언가 여운이 남는 듯한 느낌..

전시라는 배경이였지만 그들의 우정과 그들 내면의 흔들림들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저자 존 놀스의 작품은 처음으로 읽어본 것이지만 아주 훌륭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였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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