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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읊조리다 - 삶의 빈칸을 채우는 그림하나 시하나
칠십 명의 시인 지음, 봉현 그림 / 세계사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순간을 읊조리다>는 우리나라의 시인들 중 70명의 시인들의 작품들에서 특히나 가슴에 와닿는 문장들을 발췌하여 옮겨놓은
책이다.
그러기에 내용은 간단하며, 그 단순함 속에서도 우리들의 감성과 감동을 자극하기도 한다.

나의 서른 살도 이 시와 같았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때 ..
그때 나도 서른 즈음이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잘 견뎌온것 같다.

이 시를 보니 이 시의 전체 내용이 궁금하여진다.
<김경후> 시인의 <바람의 풍장> 중의 일부분이다.
검색하여 읽어보니 독특한 시 였다.
이부분이 와 닿은건 요즘의 나의 친구관계를 말하는 듯 싶어서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며 거리가 멀고 서로 바쁘다 보니 그러려니 하며 지내는데, 왠지 '네가 나를 잘 모르듯이 지네' 하는 글이 그렇게
연락을 자주 못하고 지내는 나에게는 뜨금해진다. 그리고 울컥해지기도 한다.

이 부분만 보았을때는 약간의 코믹함이 느껴졌는데 전체의 시는 코믹함이란 전혀 없고, 힘겨운 삶의 여정이 떠오른다.
새우튀김 /
문숙
바다를 버리고서야 몸을 쭉 폈다
단단한 껍질을 벗고
노란 삼베옷을 입고 기름 속으로
뛰어든다
뜨거움이 스미자
육신에 남아있는 생의 관성으로
바싹 몸을 옹그린다
작은 삶이란
살기 위해 자주
제 꼬리를 확인하며 몸을 구부려야 하는 것
조금씩
익어가며
구부리고 펴던 기억마저 버리고 있다
튀김솥 밑바닥에 가라앉아
제 몸을 다 익힌 새우
점점 부풀어올라 반달이 되어간다
바닥을 박차며 몸을 솟구친다
창밖에선 하늘까지 물기둥 세우는 빗소리
기름 위를 둥둥거린다
오늘밤
캄캄한 하늘에
수염 달린 반달 여럿
노랗게 뜨겠다
이 책은 한명이라도 시와 만나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시의 전체적인 내용이 아니기에 어찌보면 전체 시에 대한 느낌을 새우튀김과 같은 경우처럼 오해할 수 도 있을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시의 조각들은 자연스레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와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주고 있다.
나처럼 시의 조각이 마음에 들어 시의 전체 내용이 궁금하여 찾아보게 되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
평범한 일상과 외로움들을 아름다운 시로 만들어내는 시인들의 감성이 비오는 오늘 밤을 평화스럽게 만들어 주었다.
<제공된 도서로 작성된 리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