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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ㅣ 꿈결 클래식 1
헤르만 헤세 지음, 박민수 옮김, 김정진 그림 / 꿈결 / 2014년 6월
평점 :
내가 데미안을 처음 읽었던 시절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래서 남동생에게 물어보니 남동생은 중학생 시절에 집에 있던 누나의 책을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니 나에게는 대학생이 되기
이전이였던것 같다.
그런데 나는 데미안을 읽었던 기억과 그로 인해 헤르만 헤세를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데미안이 어떤 내용인지
나에게 어떠한 느낌을 주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지금 나이 40이 넘어 이 책을 다시 읽으니 <데미안>이 그 시절 나에게 어떤 책이였는지 알 수 있었다.
중, 고등학생때 많은 방황을 했었다.
방황을 하면서도 방황을 하고 있던 나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며,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현실로 돌아와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려하면 무언가가 나를 또 벗어나게 하곤 했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몰랐었는데, 데미안을 지금 읽어보며 생각해보니 데미안 처럼 나도
'구도자'여서 그랬던것 같다.
하지만 그 시절 나에게는 <데미안>같은 인도자가 없었다.
그러기에 <데미안>을 읽으면서 그게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고, 헤르만 헤세에 푹빠지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헤르만 헤세에게도 영향을 준 프로이트와 융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어 그들이 쓴 심리학 책을 읽기도 하였다.
이 책을 읽고 그시절 나의 방황은 어느 정도의 안정을 찾게 되고 그로 인해 대학을 가게 된 것 같다. 물론 나는 심리학을 하고 싶었지만,
그 당시 나는 아버지에게 나의 뜻을 말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여전히 심리 쪽에 관심이 많다.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경험을 많이 담은 소설이다.
싱클레어라는 주인공을 통해 어린시절 부터 사춘기 시절을 거쳐 대학생이 되어가면서 겪는 고독과 방황,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길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
싱클레어의 이야기가 시대적인 배경이 달라서 지금과는 약간 다른 모습은 있을 수는 있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에게도 같은 모습, 같은 고민일
것이다.
새는 투쟁하며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그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스다.p144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될 수 없을 때만 두려움을 느껴.p217
우리가 의무이자 운명이라고 받아들인 것은 다음과 같은 것뿐이었다. 우리 각자가 자기 자신이 되고, 자신
속에 살아 있는 본성을 정당히 인정하며, 의지에 따라서 살아가는 것. 또 불확실한 미래가 가져오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에 대비하는
것.p233
결국 <데미안>은 청소년기 시절의 고뇌와 방황은 잘못되고 어둠의 길이라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이라고 느꼈다.
그런 고뇌와 방황과 아픔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 일이 아니기때문에 자신의 그러한 경험을 자신을 찾아 가는 길임을 깨닫기를
바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그때에 데미안과 같은 인도자를 만났다면, 좀 더 일찍 데미안을 읽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생겼다.
너무나 늦게야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게 되는 아쉬움 인것이다.
하지만 자신과 하나가 되는 것이, 자신의 내면을 알게 되는 것이, 한 세계를 파괴하고 알에서 깨어나오는 것이 한번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끝없이 자신의 내면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삶이 아닌가 싶다.
역시나 헤르만 헤세는 나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작가이다.
이제다시 헤르만 헤세의 작품속으로 또 빠져봐야 할 것 같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소설일 수도 있으나 청소년이라면 꼭 누구나가 읽었으면 좋겠다.
데미안과 싱클레어를 통해 사춘기의 고뇌를 같이 공유하고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