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소설 속에 도롱뇽이 없다면 -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 만들기
이디스 워튼 지음, 최현지 옮김, 하성란 추천 / 엑스북스(xbooks)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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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알려진 작가의 작품들을 읽은 독자들이 많다 보니 이번에 접한 에세이는 소설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 수상자란 타이틀에 걸맞은 그녀가 다룬 소설 쓰기에 대한 글은 얼마 전 읽은 조지 손더스의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와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면서도 결이 다른 글로 다가설 수 있다.



원제목이 'The Writing of Fiction'인데 한국 제목도 내용에 알맞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말하는 도롱뇽이란 이야기의 영혼을 뜻하는 바, 그녀가 전하는 소설 쓰기에 맞는 작법서는 오늘날 여전히 작가의 꿈을 가진 분들에겐 유용한 내용이다.



19세기 문학사 대표작들과 소설가들을 통해 고전문학만이 지닌 장단점들을 들려주는 가운데 낯익은 발자크에 대해 쓴 글들은 발자크의 문학세계를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단편소설의 경우엔 소설의 시나리오가 아니란 말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장편에서 보인 많은 흐름들과는 다르게 짧고도 굵직하게 그린 단편이 지닌 효과를 생각할 때  소설 속엔 등장인물들의 살아있어야 하고 이는 성공적인 이야기와 성공적인 소설은 같지 않다고 이른 부분에선 역시 소설가의 입장에서 본 관점은 다를 수밖에 없음을 느끼게 한다.



영국과 프랑스 소설의 경향이 달리 발전했음은 물론이고 발자크, 스탕달, 톨스토이, 제인오스틴, 조지 앨리엇, 마르셀 프루스트... 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품들의 취향을 각기 다르게 받아들이면서 생각할 수 있는 글들이 독자의 입장에선 색다른 경험을 지니게 한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는 마르셀 프루스트가 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완결 편이 프루스트가 사망한 이후 기다리던 시기였기에 그녀 자신이 고인이 된 저자에 대한 작품 사랑을 느껴 볼 수 있어 흥미롭다.




100년 전에 출간된 책을 완역해서 출간한 책이지만  그 내용면에서는 시대를 넘는  내용들이 많아 작가, 작가 지망생,  독자들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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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in 상하이 도미노
온다 리쿠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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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기 유명한 도쿄에서 벌어진 연쇄 코믹 '도미노'에 이은 신작, 이번엔 주 무대가 상하이다.


그의 전작을 얼마 전 읽은 후라 이번 배경 장소에서 다가온 이야기가 내심 궁금하긴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전히 연쇄돌풍이다.



수많은 인물들이 서로 의도치 않게 연결되면서 벌어진 이야기들은 영화 홍보차 도쿄에 방문하면서 반려동물 이구아나 '다리오'를 들여오다 소동에 휘말린 영화감독 필립이 다시  영화 촬영을 하기 위해 상하이에 오게 되는데 문제는 이구아나 '다리오'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화물칸에 탑승 시 잠깐 틈을 보인 사이 범죄조직이 노리고 있는 세기의 보물인 '박쥐'를 가공한 미술품을  '다리오'가 삼키게 된 것-



이에 박쥐를 손에 넣으려는 범죄조직은 상하이 곳곳을 누비면서 경찰과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한편 전작에서 등장한 유코와 가즈미가 상하이에 있는 에리코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고 그녀 외에 다른 인물들과  동물들이 모두 한 곳에 모였으니 바로 청룡반점 호텔이다.



자, 이제부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를 생각하면서 읽는 동안 정신없이 빨려 들어갈 듯한 진행은 이리저리 모두 연관이 되면서 결국은 하나로 모이니 청룡반점 꼭대기 층이다.



긴장감 조성 속에 전작과는 다른 점이 있다면 서술자가 직접 나서면서 좀 더 흥미롭게 이끈다는 점이다.


각 인물들에 대한 평이나 관망하듯 지켜보다 야단치듯 드러나는 목소리는 작품의 활력을 불어넣고 재미를 더한다.



특히 등장동물들 가운데 '다리오'가 요리로 변해 죽은 일이나 동물원을 탈출한 판다 '강강', 여기에 도난당한 미술품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에 대한 결과들이 내내 궁금증을 유발한다.







한번 쓰러지기 시작하면 중간에 멈출 수 없는 도미노, 그 도미노에 휘말린 각양각색 등장인물들과 동물들의 이야기가 온다 리쿠의 글에 의해 여전히 유쾌하면서도 찡한 부분도 느낄 수 있다.



만일 연작시리즈로 후속작이 나온다면 이번엔 우리나라를 장소로  어떠할지...




일본만의 분위기를 풍기면서 명랑한 이야기를 접해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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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복순이
김란 지음 / 소미아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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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남방 큰 돌고래 복순이-


친구들과 행복하게 물길을 가르며 살던 어느 날 인간들의 그물에 걸리게 된다..


눈을 떠보니 친구 태산이와 함께 움직이기 힘든 좁은 공간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발견, 이후 인간들이 원하는 돌고래 쇼를 하지 않음 안 되는 상황이 되고...










자신은 바다에서 춤과 노래를 할 거라며, 인간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인간들은 먹이를 주지 않고 굴복하게 만들려고 하는 가운데 복순이의 선택은?










무의식적으로 관람하게 되는 돌고래쇼나 아쿠아룸에서 헤엄쳐 떠다니는 고래들을 연상 떠오르게 하는 내용들은 다분히 동화 속에 담긴 이야기가 아닌 돌고래의 입장에 처한다면 어떤 심정일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이야기다.






넓은 바다가 주는 천혜의 자원과 친구들과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던 복순이란 돌고래의 여정은 친구 태산이가 함께 있고 서로 격려해 주면서 놀이공원 수족관에서의 삶을 이어가는 모습들이 내내 언젠가는 바다로 돌아갈 것이란 희망과 의지를 갖고 있는 모습들과 함께 응원하게 된다.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다시 바다로 나가는 준비를 마친 복순이와 태산, 그리고 귀여운 아기 돌고래까지 짧게 담은 동화책이지만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것엔 서로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인간, 돌고래 모두) 깨닫게 해주는 아름다운 동화라 온 가족이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해양수산부는 2012년 남방 큰 돌고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고 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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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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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드러낸 책들이 출간되고 있는 시대, 인간들의 안일한 자연에 대한 훼손과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들에서 비롯된 여러 징후들이 보이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번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새롭게 론칭한 문학 브랜드 '레빗홀' 첫 작품으로 만난 

'해저도시 타코야키'는 6편의 연작소설들이 실렸다.



간혹 SF라고 표방한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단순히 상상을 토대로 그린 작품이 아닌 근미래에 우리들이 겪을 수도 있는 모습처럼 느껴지는 내용들이 있다.



그럴 때면 현재 생활의  안락함이 주는  행복감, 하지만  지구촌 곳곳에 이미 땅의 일부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그곳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긴박한 보도들은 이 작품을 대하면서 더욱 가깝게 느낄 수가 있다.



육지가 잠기면서 바다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세상, 물고기의 유전자 결합과 인공자궁 안에서 태어나는 존재들, 그들이 겪은 세상은 육지에서 살아가는 세상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자신들의 삶을 좀 더 연장하기 위해 실험 대체용으로 이용한다거나 그런 가운데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려는 모습, 인간들의 욕심이 빚어낸 돌고래를 학대하는 일, 수중생활에 접합한 인류로 탄생한 수인이란 존재가 동물과 교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자 이를 시기하는 배 인간들, 바닷속 배달부 역할을 하는 수인 배달부를 바라보는 이기적인 인간들의 행동, 돔 벽을 청소하는 자로 태어난 나가 어느 날 만나는 타코야키 트럭, 마지막 쓰레기를 치우는 수인들이 바다가 살아나고 지구가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낸 내용들에 이르기까지 한 단계를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점차 희망이 보이지 않은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자신들만이 살겠다고 욕심을 부리는 탓에 마침내 물속에 신인류만 남는다는 설정은 그럼에도 여전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이들이 있기에  독자들은 저자가 들려준 메시지를 통해 많은 생각들을 해볼 수 있다.



때론 분노를 일으키는 장면들도 있지만 한편에선 여전히 따뜻한 사랑과 아낌없는 응원들이 들어있어 힘든 역경이 있더라도 희망과 사랑이란 마음을 가지게 한다.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 할 지구에 대한 지킴을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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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크림소다
누카가 미오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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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표지를 통해 보인 두 사람, 수영장에 비친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시선들이 눈길을 끈다.



청춘소설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한 작품인데 청춘들이 겪을 고민 속에는 여러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하야부사 미술 대학에 막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 도모치카, 같은 하숙집에 동거하는 선배 와카나와 친해지면서 그의 아는 듯 모르는 듯 한 행동과 말로 가끔 혼동을 겪는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술과 선후배 사이 말고도 재혼한 가정을 두었단 사실은 그들이 겪는 내면의 고민들이 함께 엮여 진행된다.



홀로 자신을 키운 엄마와 료 누나의 아버지가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고  도모치카 나름대로 눈치껏 가정의 화목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습을 통해 분위기를 안정감 있게 하려 했던 행동들은 이를 비난하듯 재혼 가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배다른 누나 료와 충돌을 일으킨다.




와카나 역시 학창 시절 자신의 감춰진 속마음을 들여다보듯 알았던 후배 요시키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본연의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었던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던 사람, 대학을 핑계로 집을 멀리하고 인연을 끊다시피 살아온 그에게 동생 교코의 노력은 도모치카 못지않다.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아물지만 그 아문 상처가 지닌 상흔의 흔적은 지워질 수 없음을 도모치키와 와카나 및 그들의 주변 인물들과 함께 각자 인생의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그린다.



그림이 좋아서 단지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는 한계에 다다른 압박감과 재능에 대한 의문, 졸업 후의 진로 걱정, 대필 화가로서 그림을 그려준 행동들까지 이들 젊은이들의 삶은 청춘들이 부딪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가치관들을 보여준다.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서 모두 모여야만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의식에 반한 행동들,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느니 조금은 거리를 두면서 살아가도 좋을 수 있다는 진행은 청년들이 가족의 아픔을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담담하게 그렸다.



각자가 내린 선택에 대한 존중,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만큼 서로를 바라보며 인정하는 것도 하나의 가정을 이어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가족의  모습처럼 다가온다.



제목에서 크림소다는  내용 속에도 크림소다 만드는 방법과 함께 그 의미를 함축한다.




대충  어떤 맛일 것이란 느낌이 오는데, 이들 청춘들의 마음도 크림소다처럼 자연스럽게 흘러 먼 훗날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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