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구원
에단 호크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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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그, 청년이 된 후엔 비포 선 라이즈를 비롯해 3부작을 이끌면서 세월의 자연스러운 흐름들과 푸릇한 그의 얼굴이 어느새 주름이 진 중년의 자리로 자리를 잡았다.



기차역 장면과  두 청춘 남녀의 대화를 통해 이국에서  한 번쯤 꿈꾸었을 남녀 간의 로맨스가 이제는 작가라는 타이틀로 어느새 또 다른 이름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선 에단 호크에 대한 평가는 이 작품을 통해 다른 작품들까지 궁금하게 만든다.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살아가는 연예인들, 그들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면서 꿈을 꾸는 이들도 있고 실제 연예인들이 삶을 살펴보면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살아가는 그들의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불편한 점들의 많겠단 생각도 들지만 이 또한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지 않을까 한다.




어느 연예인은 한 작품을 마치고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단 말을 했는데 이는 작품 속에 자신을 스스로 매치시키면서 그 역할에 몰입하고 그 이후 보통의 삶으로 돌아올 때의 허탈함들을 시간에 녹여내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윌리엄 하딩도 영화배우다.



행복할 것 같던 그의 인생이 바뀌는 것은 그의 바람 때문이고 이로 인해 부부는 이혼소식으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른다.



이처럼 한순간의 나락으로 떨어진 그는 공연을 앞두고 사람들의 관심과 자신 스스로의 감정에 휩쓸려 코카인까지 하게 되는, 이쯤 되면 실제 연예인의 누구가 어떻더라는 기사들이 연일 떠오르게 된다.







저자는 이처럼 한 개인의 욕망을 이기지 못한 결과물로 인생의 힘든 시기를 겪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결혼에 대해 타인에게 묻는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는 또 하나의 자신 스스로를 용납할 수 없었던 한 남자의 고백처럼 들리기도 했다.




매 순간마다 자신이 지금까지 이뤄온 과거와 현재, 사랑해서 아내와 결혼했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결혼의 파탄과 아이들도 사랑하지만 그 자신이 자신을 되돌아볼 때 자기 연민에 빠지고 자기 비하를 서슴지 않고 내뱉는 행위들에는 소설이지만 인생의 한 흐름들을 보는 듯 다가오면서 진정한 자기 구원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소설 속에 저자가 생각한 바를 철학적 에세이처럼 다룬 글들을 포함, 실제 연예인이면서 이렇게 글도 잘 쓰다니,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




배우이기 전에 작가로서 에단 호크가 달리 보인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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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 표현하고 연결하고 매혹하다
샬럿 멀린스 지음, 김정연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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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오랫동안 인류의 역사에서 하나의 흔적으로 남긴 현장이나 남겨진 물품들을 통해 시대를 역추적하며 당시 시대상을 그려볼 수 있다.



프랑스의 쇼베 동굴이나 그리스 로마 시대를 거쳐 르네상스, 그 후 근. 현대를 거치면서 예술 작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그것을 만들거나 그린 작가들의 의도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서 인류의 역사를 공부한다는 의미에서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은 예술 교양서이자 하나의 역사서처럼 읽어보게 된다.



기원전 6세기부터 청동조각으로 조각상을 만들기 시작한 그리스나 그리스의 예술을 참고하면서 독자적인 예술의 한 경지를 이룬 조각상에서 인물들의 표정을 연구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로마의 예술품들은 확실히 저자가 말한 대로 두 나라의 예술품들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피렌체 가문처럼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가문이 있었다는 사실은 화가들이 생업에 신경 쓰지 않으면서 예술에만 매달릴 수 있는 근거가 되었고 이는 오늘날 미술 관련 전시회에서 일반인들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술 작품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술 작품이 하나의 작품으로써만 그치는 것이 아닌 이집트처럼 내세에 관심을 두면서 이를 발전해 나간 경우 또한 새로운 창작의 예술적 시도라고 볼 수 있으며 예술이 사후 세계로 가는 여정의 한 일부분으로 생각하던 그들이 예술인들의 가족은 물론 농사에서 제외시켰다고 하니 고대 이집트인들의 집요한 사상들을 엿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이 서양사를 위주로 다루고 있기에 동양의 예술품에 관한 내용이 비교적 적지만 저자는 그럼에도 아시아의 예술에 대한 부분을 놓치고 있지 않은 점이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폭넓은 예술관을 이해할 수 있어 좋은 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동굴에 남겨진 조각그림들, 프레스코, 종교에 기반한 예술적 가치를 드높인 예술품들을 글과 함께 읽는 동안 천재화가들의 생애 또한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었고 고대부터 자신을 표현해 온 수단이자 지금으로서는 역사를 이해하는 하나의 길이란 점에서 책에서 다룬 여러 가지 내용들은 두고두고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예술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교양서로서  그동안 출간해 온 시리즈를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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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다정한 전염 - 혐오와 분열에 맞서 세상을 바꾸는 관대함의 힘
크리스 앤더슨 지음, 박미경 옮김 / 부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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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간혹보다 보면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돕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볼 때가 있다.



그것이 이기적인 마음이든, 본심에서 우러난 마음으로 행한 행동이든 돕는다는 행위에서는 차이만 있을 뿐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엔 이의가 없을 것 같다.



세상이 예전 같지 않다고, 인심이 각박하다고들 말들을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룬 글을 읽노라면 아직도 관대함과 선함이 세상을 따뜻하게 이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빌게이츠를 비롯해 김경일, 이해인, 김하나, 스티븐 핑거, 알렝 드 보통이 추천하고 있는 책은 흉악한 사건사고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우리 사회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많이 들게도 하는 가운데 책 속에서 혐오와 분열에 맞서 관대함의 힘이 주는 영향력의 파급과 인간의 선한 행동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바이러스처럼 퍼져 전염될 수 있는지를 보인다.




TED 대표이자 수석 큐레이터인 저자가 들려주는 내용들은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구현할 조건에 해당되기도 하지만 이런 말 자체가 사실은 더 이상 무의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세상을 바라는 희망이 되는 말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선의와 친절에 대한 생각을 다시 살펴보게 한다.




전염이 우리가 보통 받아들이는 그런 의미의 전염이 아닌 이렇듯 좋은 전염이란 손에 손을 건너 누구나 할 수 있다는 행동으로 인해 퍼져갈 수 있음을 보여주기에 의미하는 바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3부에서 다루는 선의의 인터넷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로운 주제였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공유한다거나 작은 친절을 베풂으로써 타인의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식, 이런 긍정적 역할을 지닐 수 있는 롤모델이 필요한 세상이란 점에서 깨어있는 의식의 필요성을 다시 느껴본다.




이는 곧 사회적 동물이란 우리 인간들이 지닌 선함과 관대함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지금보다는 더 좋은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책을 덮고서 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는 순기버 NET GIVER(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는 사람) 인가, 순 테이커 NET TAKER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는 사람)인가?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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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에서 남편들이 내려와
홀리 그라마치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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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지 않은 남편을 새로운 남편으로 대체한다?



그것도 하루 내지는 조금 시일이 걸리더라도 마음먹은 대로  가능한 일이라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이것이 가능한 일이냐고 묻는다면 현실에서는 황당한 설정이 될 수도 았지만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에 덧대 그린 이 소설 한 편을 읽는 동안에 잠시 그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시간을 보내도 될 것 같다.



로렌이 모임을 마치고 술에 취한 채 집에 돌아와 보니 어라! 그새 모르는 남자가 다락방에서 내려와 남편이란 이름으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술에 취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인지 헷갈린 그녀는 이후 다락방에서 번쩍거리는 빛과 이상한 징후를 통해 남편이란 존재가 바뀌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녀 자신의 직업은 물론이고 현실의 상황이 변하는 과정과 함께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라면 다락방에 올려 보내면 끝!



이후 다시 새로운 파트너를 교체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일상과 주변 이야기들은 결혼과 연애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담아낸다.



상대방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기  시작하면 일명 콩깍지가 씐다는 말이 있듯이 로렌은 남편이라 불린 100여 명이 넘는  남자들을 만나면서 이런 점은 좋지만 저런 점은 좋지 않아서 보내버리고, 마음에 두던 상대는 자신을 몰라보는 상황이며 그래서 마음의 상처를 안게 되는데  저자가 이끌어내는 진행은 각각의  개성 있는 인간이 지닌 특성과 이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상대와 조화를 이끌어나가는가에 따른 각 상황설정들이 유머와 진실, 그리고 감정에 대한 이해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게 한다.



개인주의와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현대에 일명 현대식 사랑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해와 진행은 로렌이 얼마든지 리셋을 할 수 있는 세계와는 다른 현실에서의 결정은 어떤 점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들을 해보게 된다.




끝도 없이 교체하는 남편들로 지쳐가는 로렌이 정작 자신을 되돌아보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해하면서 읽게 되는 작품으로 그녀의 선택이 궁금하다면 로맨스 판타지 속으로 들어가 봐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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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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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를 대표로 일본의 역사와 풍물, 괴담이 있고 판타지 같은 세계가 들어있는 맛깔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미미 여사의 신작을 만나본다.



우리나라에도 역사시대를 통해 민속 기담이나 전래로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일본 역시 미미 여사의 글을 통해 당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인생이야기가 현실과 허구를  오고 가며 그려냈다.



이 시리즈의 특성상 민담이나 전래요소들이 스릴이나 공포, 때론 괴담이 섞이면서 내막에 가려져 있던 속 깊은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는 진행이 이 작품에서도 같은 호흡으로 흐른다.




다만 총 4가지의 이야기들 속에는 당 시대에 민초들 중에서도 여성들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런 진행은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슬픔이 어떻게 합해지면서 다른 인생의 방향으로 흐르는지는 그린다.




에도 간다 미시마초에 있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는 '흑백의 방'이라는 객실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초대된 사람들이 괴담을 풀어내는 곳으로 이 가게 둘째 아들인 도미지로가 청자 역할을 맡고 있다.



- "이야기하고 버리고 듣고 버리고"


이 원칙을 고수하며 청자역할을 하는 도미지로 이전에 일대 청자였던 사촌 누이인 오치카가 결혼해 출산을 앞두고 있던 차, 그녀를 아는 이의 주선으로 무사히 출산을 기원하기 위해 방문한 이가 들고 온 것이 바로 책 제목이기도 청과 부동명왕이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가 들려주는 한 여인의 독립적이고도 쟁취적이며 불심으로 쌓은 공덕으로 절이 탄생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은 물론 이곳에 모인 각처의 여인들이 사연들이 기막히기도 하다.



마치 우리나라의 옛 여인들의 기구한 삶을 보듯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아이를 유산한 여인, 가난하고 핍박에 못 이겨 집은 나온 여인들까지...



그들을 받아주고 협동조직처럼 서로 의지하고 돕는 이들의 모습은 세상에서 비난받는 여인의 존재라 할지라도 한 인간으로서 온전한 자신만의 삶을 일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여기에 그림에 관심을 갖는 도미지로가 청자의 입장에서 그림으로 남긴다는 것과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향방에 대한 고민들은 또 다른 이야기의 진행으로 풀어나가는 흐름들이 연작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가장 마음 아프게 와닿았던 작품은 두 번째 이야기인 '단단 인형'이다.



자신의 욕심을 이루기 위해 한 마을을 초토화시키다시피 한 지배자의 모습은 한 여인의 원한과 이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원한을 가족을 지키는 인형으로 승화시킨 감동적인 이야기라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고는 있으나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미 여사가 이번 작품을 쓰면서 에도시대에 부당한 사회 규범에서 벗어난 여성들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절감한다고 말했다는데, 읽다 보면 절로 수긍하지 않을 수없는 전개들이 펼쳐져 있어 내용들이 더 뜻깊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에도시대에 불행한 처지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각기 다른 사연을 통해 전해준 이번 작품들은 그럼에도 서로가 서로를 도와가며 살아가는 모습들이 부조리한 세상임에도 일말의 희망 빛을  보는 것 같아 여운이 남는 작품들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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