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 미드나잇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나를 위해 하루 15분 차분한 글쓰기
단디 편집부 지음 / 단디(도서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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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만년필을 사용하던 시기가 있었다.

사촌들이 자유복이 아닌 교복이라 불린 복장을 하고 책상에 앉아 뭔가를 끄적거리는 모습을 본 기억 속에는 무척 어른스러웠다는 것이 떠오른다.

 

당시 만년필은 펜촉, 지금은 필사에 쓰이는 다양한 펜촉의 분야가 발달이 되어 있었지만 당시에는 보통의 필체로서 쓰기 무난한 펜촉이란 것으로 생각된다.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이 주로 사용이 되었던 그 당시에 기억을 비춰보면 요즘엔 필사의 붐도 붐이지만 만년필의 대세란 생각이 떠오른다.

카트리지 외에 잉크병 안에 들어있는 잉크를 손에 묻히지 않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은 호기심이라도 사용해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초 간단 만년필을 이용한 나만의 글쓰기 시간을 가져 볼 수 있는 책이다.

 

한글, 영문, 한자의 종류로 나뉘어 있고 글씨도 바로 베끼듯이 쓸 수 있다는 점, 또는 한 문장은 진한 글씨로 되어 있다면 그 밑에는 희미한 글씨체로 되어 있어 만년필로 바로 써 볼 수 있게 구성이 되어 있다.

 

 

 

 

처음 중학교에 들어가서 배웠던 영어의 필기체 대. 소문자의 다양한 필체를 다시 써봄으로써 영어란 필체에 신기했던 기억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은 시대, 그 가운데에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책 읽는 것도 좋고 사색도 좋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오롯이 나와의  독대를 갖고 싶은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이용해 보면 어떨까?

 

책과 만년필, 책상과 스탠드, 그 외에 나가 있다면 고즈넉한 시간에 내면의 고요함과 차분한 마음가짐을 통해 또 다른 필체의 세계를 접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해볼수록 재밌는 서체의 세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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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 2000년 전 로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생활 밀착형 문화사 고대 문명에서 24시간 살아보기
필립 마티작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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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시. 공간에서 다루어지는 사실들은  권력자들의 시선에서 바라 본 글들도 생동감이 있지만 민초들의 삶을 통해 바라보는 사실이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특히  역사라는 이름 앞에서 많은 서적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로마'라는 이름은 읽는 책들마다 외면할 수 없는 유혹을 느끼게 되는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민초들의 삶을 24시간 집중 조명하면서 다룬 하루의 생활을 다룬다.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첫 하루의 시작점이 되는 시간대와는 달리 로마의 시간은 순찰대원들이 밤을 책임지는 시간인 (0:00~1:00)부터 첫출발이다.


로마 각 골목마다 돌게 되는 시간들을 통해 지금도 그 모습들을 볼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의 행동, 이후 순찰시간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근면 성실한 직업군의 다양성을 통해 하루를 고단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먼저 먹는다는 근거, 누구보다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수레꾼을 비롯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있는 상류층의 여인들이 머리 치장을 해 주는 어자 노예, 빵 제빵사, 일찍 결혼해서 보통 10여 명의 아이를 낳지만 아이가 제대로 자신의 생명을 이어나가기 위한 조건인 시간을 채우지 못한 채 죽는 일이 다반사인 일상의 생활들, 그 가운데 여전히 모성애로 가득 찬 엄마의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그 영속성은 이어지고 있다는 감동을 받는다.

 

학생의 신분으로서 공부하기 싫어하는 마음들(^^), 로마 특유 제도의 하나인 후견인과의 관계는 역사서에서 다뤘던 부분들보다 종속 될 수밖에 없는 한계들, 무녀들이나 매춘녀, 향신료의 이점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배나 육로로 나서는 상인들의 활동들은 서로의 관계는 없지만 시간별로 그들의 직업군에 따른 삶의 생생한 현장 보고처럼 느껴진다.

 

 

 

 

거대한 로마 제국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특히 이 책에서 다루는 서기 137년경의 로마는 여전히 지금의 우리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통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마치 복제된 인간처럼 같은 모습과 생각들을 갖고 있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삶을 굴레는 돌아가고 그 돌아가는 굴레 속에서 과거의 로마라는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모습이 재미와 역사의 번외적인 상식, 사회적인 시선들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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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죽인 형사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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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를 통해 자신의 나라인 스웨덴의 법 구조와 경찰들의 이야기를 그린 저자답게 이번에도 역시 일말의 촌철살인급 블랙유머가 연일 등장하는 소설이다.

 

전작에서 자신의 옳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좌천되어  스톡홀름 경찰청 재산 추적 과로 이동되면서 생활하던 벡스트룀이 드디어 다시 재등장한다.

 

솔나 경찰서로 부임하게 되면서 곧이어 연쇄살인 사건을 맡게 된다.

 

은퇴한 사람들이 대부분 모여 살고 있는 지역에 은퇴한  회계사 출신인  칼 다니엘손이 냄비 뚜껑에 머리를 맞아 살해당한다.

마침 신문 배달을 하던 소말리아 출신 셉티무스란 청년에 의해 발견이 되지만 배달원마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면서 사건은 점차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게 된다.

 

죽은 칼이란 사람이 그다지 사회 구성원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한 것도 아니고 친한 동료들마저 요주의 인물로 올려놓지만 이마저도 어떤 확실한 결정적인 증거조차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를 이어나간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독자들이 그동안 알고 있던 정형화된 형사의 이미지를 던져버리게 한다.

알코올을 즐기고 겉으로는 자신의 위치에 맞는 대화를 구사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이민자에 대한 자별적인 시선과 레즈비언, 여성에 대한 혐오로 가득 찬 인물이다.

 

생각하는 대로 내뱉는다면 그는 경찰로서만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도 없는 인물로 등장하는 모습들이 전작에 이어 계속된다.

 

 스칸디나비아 3국에 대한 역사적인 이해도가 없더라도 핀란드 튀기란 말을 서슴지 않고 속말로 내뱉는 사내, 러시아나 입양아 출신들을 대하는 태도, 좌천의 아픔을 당했으면서 여전히 어둠의 사람들과 거래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보충하는 사람, 그렇다고 이 사건을 통해 발로 뛰고 두뇌회전을 통해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진행조차도 없이 그저 독자들은 그가 하는 말의 한마디로 그가 사건의 어떤 심증을 잡고는 있으나 확실히 어떻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진행되는 시간을 견뎌야만 한다.

 

전작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사건을 다룬 면과 그 안에서 경찰 내부의 상사 관계와 직장 부하 동료들을 대하는 태도들, 그 안에서 책임자로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어떤 화끈한 행동조차도 보이지 않는 주인공의 캐릭터에 대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보통의 형사 시리즈라 하면 주인공인 형사의 주된 활동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석한 두뇌활동과 행동을 기대하는데 이 책의 벡스트룀 시리즈는 그런 전통을 무시한다.

 

부패한 경찰, 경찰 내부 안에서 벌어지는 인종 간의 차별 시선과 이민자들에 대한 그들의 실 생활상, 여기에 살인사건이 겹치면서 벌어지는 또 다른 이민자들의 후손들이 벌이는 금고 탈취사건과 보안요원 살인까지를 두루 보이는 내용들은 스웨덴이란 복지국가가 겪고 있는 여러 다양성의 존재들을 사건을 통해 재연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사건에만 치중하는 것만이 아닌 전체적인 사회상을 엿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물론 기존의 형사 시리즈들 중에서도 알코올 중독에다 자신의 서투른 행동들 때문에 벡스트룀처럼 좌천당하거나  정직당하는 형사 시리즈는 많다.

 

하지만 벡스트룀처럼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며 상사와의 불화나 자신의 행동을 미화로 승격시켜 용감한 형사로 거듭나는 일말의 행동 처신들은 확실히 다른 형사 시리즈와는 차별화되는 인물이다.

 

용을 죽인 형사, 결국 법을 무너뜨리는 악의 근원을 차단시킨 벡스트룀의 역량이 마지막에 범인과의 대결을 통해 한방으로 책 전체적인 내용을 마감할 수 있었지만 이 모든 한 장면을 위해 너무 느리게 진행된 감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이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나라 정서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다음 시리즈에서도 여전히 그의 이러한 고정화된 형사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니 적어도 복지국가라고 불리는 스웨덴이란 나라가 겪고 있는 이민자, 혼혈인에 대한 인종 차별적인 문제점들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은 만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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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엑스
재신다 와일더 지음, 이성옥 옮김 / 글누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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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가 왠지 강렬한 호기심, 궁금증과 더불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 책인지를 알고 싶게 만든다.

 

제목 자체로도 알 수 있는 미지의 엑스(X)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 그녀의 과거는 6년 전에 이미 끝이 났다.

어떤 불의의 사고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가족들의 생사도 모른 채 그녀를 구한 케일럽이란 사람에 의해 하나의 순한 양처럼 길들여진 삶을 사는 여인이다.

 

아버지의 힘으로 부를 이룬 것 자체를  대를 이어받기 위해 그녀에게 교육(?)을 받는 어리숙한 재벌 2세들-

그들은 처음엔 마담 엑스라 불리는 그녀의 외모에 호감을 보이고 어떻게 해 볼 마음으로 접근을 하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는 냉혈함을 지닌 여인이다.

그녀의 목적은 이들을 재벌 2세가 지닐 수 있는 적재적소의 행동과 말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오로지 케일럽이 소유한 인디고 서비스의 한 소품으로써 일하는 것이다.

 

책은 19금의 소설을 지향한다.

처음엔 주인공인 여성이 자신의 실체를 찾아가는 미스터리 스릴이라고 생각한 가운데 로맨스가 가미된 이야기가 들어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흐름은 과거를 모르는 한 인간이 자신의 근원을 찾고 싶다는 생각과 그 반대인 케일럽을 향한 섹스의 과정 속에 그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나약한 여인을 함께 보이는 방식으로 흐른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그레이 시리즈를 연상할 만큼 로맨스 위주로 흐르고 있고 그녀에게 다가오는 미지의 한 남성이 등장함으로써 본격적인 자신의 생을 찾아가려나 했지만 이 역시도 진행할만하니 또다시 한풀 꺾인 풀처럼 케일럽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답답한 행보를 보인 책이기도 하다.

 

케일럽이 마담 엑스를 향한 마음이 진정인지, 오로기 섹스만을 즐기기 위해 그녀를 놔주질 않는 것인지를 표현하는 것조차 흐지부지하게 만든 설정, 그녀의 애매 모호한 행동과 말들은 한편의 그저 즐기기 위한 19금 로맨스물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좀 더 강한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한 호기심을 독자들에게 보여줬더라면 이야기의 흐름은 로맨스와 더불어 재밌는 한편의 밀당 이야기처럼 즐길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 책이다.

 

다만 약간의 뒤 말미에 후편처럼 연속되어 나온다면 이야기는 다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으나 2%의 아쉬움을 남긴, 그러나 19금 로맨스물을 접할 독자라면 이 책은 그 만족감을 충족시켜 줄 것 같다.

 

 그동안 나온 저자의 출간작을 살펴보니 더 유명한 작품이 있던데 이 책들은 외서로밖에 출간이 되어 있지 않다.

이번 기회에 이 저자의 다른 작품을 접한다면  이 책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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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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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스릴러의 전형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설이다.

오랫동안 치매를 앓아온 엄마를 간호하다 엄마가 돌아가시자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한 캐시는 교사로서, 자상한 남편 매튜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방학을 앞두고 교사들과의 회식을 끝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비가 사납게 몰아치자 남편은 숲길을 우회해서 집으로 돌아올 것을 말한다.

하지만 지름길인 그 길을 통과하려는 캐시, 우연찮게 그 길에서 한 대의 자동차를 발견하게 되고 그 차 안에 한 여자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도움을 청하는 것인지, 아니면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지에 대한 갈등, 그냥 그렇게 지나쳐온 캐시는 다음 날 그 숲길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을, 더군다나 자신이 알던 여인이었음을 알게 된 후 자책감에 괴로워한다.

 

자신이 도와주지 못했단 그 사실 이후 집에는 이상한 전화가 걸려오게 되고 엄마의 초기 치매현상처럼 여기는 잊어버리는 증세가 심해지는데...

 

전형적인 여성 심리 스릴러답게 전개는 느리게 전개된다.

자신이 결코 잊어버린 적이 없었다고 자부하는 사실들이 실제로 깜박이게 되는 현상, 남편마저 지쳐가는 시간이 흐르고 자신조차도 스스로가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진행 과정이 묘사된다.

 

읽다 보면 어느 정도 범인이 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의 근거가 충분히 여기저기 흩트려져 있고 다른 사람을 의심하게 만드는 장치가 여러 군데 보이는 점이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느끼게 되는데, 그럼에도 마지막 반전의 부분은 정말 아슬아슬한 장면이란 생각이 든다.

 

마치 잠재해있던 물거품이 한꺼번에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가 갑자가 폭포수로 변해버리는 듯한 반전의 진실은 역시 한치 앞길은 알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제대로 그려냈다는 생각이 든다.

 

 

감춰진 진실의 퍼즐 조각을 역이용한 캐시의 행동도 인상적이지만 저자의 노련한 글의 전개는 독자들로 하여금 역시 반전은 이런 맛에 읽는 것이다 라고 하는 생각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전작도 그렇지만 인간의 심리 묘사를 뛰어나게 그린 작가답게 이 작품 또한 이런 심리를 이용한 스릴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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