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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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은 흥분과 산타할아버지를 보고 싶다는 소망, 그런데 할아버지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은 채 선물만 주고 가셨다.

 

실망감과 함께 이내 선물에 대한 관심으로 눈을 돌리던 그때 그 시절의 크리스마스가 이제는 눈이 내린다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난다~ 오지 않는 눈을 기다리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눈이 내리질 않네~하고 그 생각만 할 뿐 동화 같던 설렘과 두근거림은 사라졌다.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방송마다 단골손님처럼 방영되는 영화들이 줄줄이 시간대별로 보인다.

'나 홀로 집에' 케빈은 어느 적 케빈이냐, 나만 나이가 들었네~ 하며 다시 보게 되는 영화는 여전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풍긴다.

 

악당과 함께한 캐빈이 있다면 여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풍기면서 미스터리를 가미한 책을 만나보자.

 어느 때와는 다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것 같다.

 

제목에서 나온 것처럼 모두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의 조합, 2018년에 나온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와 함께 이 책으로 엮어서 출간이 되었다.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때론 일상의 삶에서 부딪치는 뜻하지 않는 사건에 연관되어 겪는 이야기들은 이 책에서도 여전히 그 힘을 발휘한다.

 

15편의 이야기 속에는 크리스마스란 분위기에  복권에 얽힌 이야리로  행복감을, 반대로 이런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건으로 경찰서 조사실을 배경으로 그린 해프닝,  병으로 아픈 아들을 위해 크리스마스가 빨리 왔으면 바라는 아버지의 심정을 담긴  안타까운 사연, 장발장을 연상시키는 신부님의 지혜로운 이야기가 담긴 도둑과 연관된 일, 여기에  아내를 위해 살인을 마다 않는 남편의 이야기까지,,,,

 

알고 보면 실 생활에서 얼마든지 닥칠 잔잔한 일상의 하루를 크리스마스를 매개로 하여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허구로만 여겨지지 않는 진실성이 보인 글로 이루어져 있다.

 

 

하루하루 살다 보면 평범하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감사한 일인지를 느낄 때가 점점 많아짐을 느낀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의 시점보다는 보다 경험의 시간이 쌓이고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삶의 의미라고 한다면 거창하겠지만 이 책에서 보인 미스터리들은 어쩌면 허구의 삶이 아닌 다양한 인생의 삶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올해는 불황 탓인지  집에서 지내는 크리스마스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족끼리 오붓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좋고 여기에 덧붙여 뭔가 크리스마스에 작은 의미를 느끼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이 책으로 멋진 크리스마스를 느껴보면 어떨까?

 

당신을 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의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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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악몽과 계단실의 여왕
마스다 타다노리 지음, 김은모 옮김 / 한겨레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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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뜻하지 않게 선의의 행동이든 의식적으로 악의적인 행동이든 뒤 결과에 대한 섬뜩함을 들려주는 이야기, 4개의 단편집을 읽었다.

 

신인 작가라는 말이 의심될 정도의 탄탄한 글 구성력을 지닌 이 작품집은 생각지도 못했던 사소한 일들이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아니 나가 관계하고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그 피해를 입게 된다면....이라는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첫 번째 이야기인 [매그놀리아 거리, 흐림]은 의도치 않게 행동했던 경솔함이 재앙으로 불어닥친 이야기다.

 

자신의 딸을 유괴했다는 남자의 전화를 받은 아버지가 범인이 따르는 대로 행동에 옮기는 과정에서 자신이 행했던 과거의 자살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자살  시도자를 만류하지 못하고 부추겨 사망하게 했던 그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숨 막힘의 싸움으로 진행된다.

 

두 번째 이야기 [밤에 깨어나]는 어느 알바생이 당하는 이야기다.

 

여성들만 노리는 범인과 용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주위의 곱지 않은 의심과 시선 속에서 나름대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를 쓰지만 한번 인식된 사람들의 의심은 쉽게 벗겨낼 수가 없는 갑갑한 상태를 드러낸다.

이에 더해 감시 속에서 행동한 분풀이 행동들은 결국 병실행, 뜻밖의 진범의 고백은 읽는 내내 정말 단순한, 꿈일 것이란 악몽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지니게 한다.

 

만일 누구나 이런 알바생처럼 억울한 일들이 발생한다면, 더군다나 의심만으로도 충분히 진범일 것이란 확신에 찬 주위의 차가운 시선들을 어떻게 바꿀 수는 없을까? 에 대한 생각들, 군중들의 편협한 이기적인 시선들이 한 인간을 어떻게 망쳐놓는지를 그린 공포를 그린 작품이다.

 

세 번째 [복수의 꽃은 시들지 않는다]는 25년 전 학창 시절 세 친구가 범죄를 모의하고 그 결과물로 왕따를 당한 친구가 자살함으로써 이에 복수를 결심한 친구 외삼촌으로부터 당하는 이야기다.

 

자신이 아닌 자신의 가족들에게 위협을 하는 외삼촌의 의도대로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들이미는 상황을 그린 긴장감 최고조의 이야기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할이 바뀐 이 상황에 대해서 과연 외삼촌은 조카의 죽음에 한을 풀었다면 그 원한의 감정을 쉽게 풀어질 수 있을까?

죄도 없는 당사자의 가족들은 이런 일을 겪어야만 할 이유가 있을까?

끝도 없는 이런 복수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 한편이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네 번째[ 계단실의 여왕]는 같은 층에 사는 여자가 층계참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갈등하는 이야기다.

사이가 좋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 119에 신고를 하자니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타인들이 발견한다면 신고를 할 것 같은 생각, 귀찮다는 생각, 주위의 도움을 생각하지만 이마저도 번거롭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쓰러진  여자의 스토커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상황이 크게 번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네 편 모두 사소한 일상의 작은 일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말함으로써 자신에게 그 결과물의 피해가 돌아오는지를 단편의 문학 안에 짧고도 굵직하게 그려냈다.

 

나 자신의 위주로 생각하고 결단하는 행동들이 어떤 경우에는 선의에 의해 행동했다 할지라고 결과는 악의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은 추리 스릴러의 맛깔스러움과 함께 누구나 이런 일들이 다반사로 벌어질 수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등이 오싹함을 느끼게 된다.

 

나가 바라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는 세상, 누구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지만 결과물은 엄청난 파국의 끝을 향해간다는 점은 살아가는 데에 있어 행동과 말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작품들이다.

 

간결함 속에 드러내고자 한 내용들이 확실하게 그려지는 이야기 흐름은 차후 이 신인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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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우일 그림,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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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동화이야기~~~

 

내일모레면 크리스마스, 해마다 점등과 각 교회나 성당에서 축하의 메시지와 의식들이 치러지고 있지만 이 책으로도 충분히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소설이면 소설, 에세이면 에세이, 거기에 영화와 마라톤, 음악까지, 이번엔 동화란다.

 

짧지만 그 안에 펼쳐진 이야기의 진행은 소설의 전형을 따르고 있지만 한층 가벼우면서도 유쾌하고 잠시나마 양들의 세계로 빠져버린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크리스마스에 공연할 성聖 양 어르신님을 추모하는 음악 작곡 의뢰를 받은 양 사나이는 수락하지만 좀체 음악을 만들 수가 없다.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하려 해도 하숙집 아주머니의 잔소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알고 보니 정작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는....

 

크리스마스이브에 구멍 뚫린 음식을 먹었기 때문에 저주에 걸렸다는 양 박사의 충고대로 이의 저주를 풀기 위해 애를 쓰는데, 이후의 이야기는 다른 등장인물들과 이어지면서 진행된다는 이야기, 그런데 하루키의 작품에 그림을 전담했던 그분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이우일 님의 그림이 들어갔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얼마 전 읽은 '하와이 하다'의 작품에서 보인 그림도 좋았는데 외국 작가의 작품에 이우일 님의 특징이 드러난 간결하면서도 특징이 잘 드러낸 그림의 세계가 한층 글의 맛깔스러움을 더해 준다.

 

 

 

 

 

 

 

저주를 풀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뒤의 결과는 당연히 해피한 걸로! 왜냐하면 크리스마스니까요!!!

 

 

 

 

 

 

크리스마엔 모든 것에 감사와 축복이 있길, 그래서 더는 양 사나이처럼 고생하지 말길, 그렇다고 구멍 뚫린 음식을 보게 된다면 생각 좀 해봐야 될 것 같다.

특히 양 사나이처럼 도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더 조심, 조심하세요~~

 

나도 모르게 저주에 걸릴지 모르는 일이니까^^

 

모든 등장인물들이 한데 모여 즐겁게 즐기는 크리스마스의 이야기,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이 모두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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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세트 (큰활자본/전용박스 + 2020 벽걸이 달력 포함) - 전4권 - 송년 에디션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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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사라져서는 안 될 책'으로 tvN '알쓸신잡'을 통해 관심을 받으며 절판된 지 4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온 책, 이번엔 큰 활자본으로 다시 출간된 책을 만나봤다.

 

한국의 가요 중에 이미자란 가수가 부른 '여자의 일생'이란 노래가 있다.

듣다 보면 우리 할머니 세대나 엄마들의 세대들이 겪어 온 인생의 고달픈 이야기를 담은 듯한 가사 내용이 아픔을 전해주는데 이 책에서 보인 엄마의 일생 또한 다르지 않다.

 

마흔에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저자는 10년에 걸친 시간 동안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녹취해서 그림에 녹여냈다.

 

정교하고 섬세한 그림의 선이 아닌 투박하면서도 보면 볼수록 정이 드는 그림의 세계, 엄마의 얼굴도 딸의 얼굴도 집 밖에 나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얼굴들이다.

그런 딸의 그림과 이야기는 엄마의 인생 이야기이자 한 개인의 역사면서 한 시대에 녹아들며 살아간 이야기다.

 

북청 물장수란 말이 유명하듯 저자의 엄마 고향은 이북이다.

놋새라는 애칭을 가진 엄마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일본군 위안부 징징을 피하기 위해 누구나 그러했듯 서둘러 원치 않은 결혼을 했다.

6.25 전쟁으로 이북을 떠나 남한에 정착하고  굵직한 한국 현대사의 역사를 관통하고 살아온 이야기는 무심코 던지는 이북 사투리를 살려낸 저자의 노력으로 한층 독자들의 가슴을 절절하게 만든다.

 

 

 

 

 

드라마나 소설에서 나올듯한 한 개인의 삶을 그려낸 듯한 인생의 이야기는 모녀간의 대화를 통해서 실제 생활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그 차지한 부분들 속에 차곡차곡 쌓인 그리움이 존재한다.

 

책을 읽으면서 어릴 적 할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와 너무나 많은 부분들이 겹쳐 놀랐다.

비단 저자의 어머니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 할머니, 어머니의 이야기로 집약될 수 있는 이 책은 다시 재조명되지 않았더라면 어쩔뻔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책이 도착되자마자 펼친 큰 활자본 또한 톡톡히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엄마 곁에서 같이 보면서 때론 한 장면을 두고 한 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할머니가 그리워졌기도 했던 시간을 갖게 한 책, 어찌 보면 역사란 것이 이런 한 개인 개인들의 삶이 모여서 역사란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했다.

 

더함도 모자람도 없는 담백함 속에 수묵화의 농담을 연상시키는 그림과 더불어 오늘도 여전히 그리운 '엄마'란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 책,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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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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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의 빅 엔젤은 엄마의 장례식에 지각을 했다.

 

첫 문장부터가 눈길을 끄는데 기발한 설정의 이야기 속에 담긴 흐름이 궁금했다.

 

빅엔젤은 70세의 암환자다.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는 별개로 생일 파티를 준비하기 일주일 전 100세 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이에 그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가족들과  모이는 기회를 자신의 생일과 장례식을 함께 지내기로 하고 엄마의 장례일을 일주일 뒤로 미룬다.

 

여전히 자신의 큰 목소리로 인한 집안 어른의 자격으로 있는 빅 엔젤, 그의 어린 시절과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결혼생활, 의붓아들과의 충돌, 자신과 배다른 동생과의 불화까지...

 

사실 이야기는 미국 내에 살고 있는 멕시코 가족들의 삶을 통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나이듬과 병들어가는 과정 속에 자신의 신체의 힘겨움을 딸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는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들을 볼 수가 있다.

 

몸속에 내재된 멕시코인이라는 생각은 미국에 정착하면서 미국 내의 멕시코인으로 살아가는 다른 가족들과의 모습을 통해 미국인으로 살아가야 할지 멕시코인으로서의 자부심으로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대화를 통해 엿볼 수가 있다.

 

콩가루 집안으로 인식될 만큼 자유분방하다고 해야 할까?  한국이라면 이해할 부분의 범위를 넘어선 부분들의 대화들과 생활양식은 빅 엔젤의 복잡한 가계도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부분이라 조금은 헷갈렸다.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모습들, 그 안에서의  추억들과 배다른 동생과의 마지막 일들은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독자들의 웃음을 예상치 못하게 터트리는 빅 엔젤의 가족들,  이국땅이라는 곳에 정착한 이민자들로서 살아가는 그들이지만 삶은 여전히 긍정적인 것이란 것을 느끼면서 읽은 책이다.

 

실제 저자가  형의 죽음을 앞두고 떠오른 생각을 소설로 그린 작품답게 부부 간의 사랑과 자식들과의 사랑, 그리고 화해를 적절한 유머를 통해 그려 재밌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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