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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을 보다 2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조선사 여행, 인종~현종 ㅣ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2
박찬영 지음 / 리베르스쿨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2편인 인종~현종시대를 다룬다.
아시다시피 이 시기는 역사적으로 많은 한(恨)을 남겼고 왕의 치세에 따라 조선이란 나라의 중기가 어떤 흐름으로 이어져가는지를 세세하고 재밌게 다루고 있다.
왕이 어떻게 왕좌에 오르는가에 따라 왕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신분에 대한 나약함을 이기지 못하고 붕당이라든가 당쟁에 휘말려 결국은 조선 중기라는 시대를 통틀어 가장 격렬하고 힘든 치세을 치렀던 왕들이 모여있는 시기가 아니었나 싶은데, 실제로 읽어내려가면서도 역시 한숨 섞인 비참한 기분과 함께 나라의 힘을 어떻게 이루고 있느냐에 따라 나라의 정세 흐름이 시시각각으로 촌각을 다투는 다급함을 그대로 느낄 수가 있는 친절한 이야기들의 보물창고란 생각이 든다.
요즘에 읽은 정비록에 대한 이야기에서 나오는 이순신은 말 할 것도 없고 비록 볼모로 잡혀 갔었으나 그 곳에서 선진문물을 접한 소현세자의 이루지 못한 꿈과 함께 북벌의 꿈을 접어야만 했던 순간적인 결단들의 득실들이 오늘 날 우리나라 지형에 어떤 변화를 이룰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많이 느끼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이처럼 대외적으로는 이렇다 할 힘을 못쓰는 시기이면서도 국내적으로는 백성을 위해서 대동법을 실시한 김육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의 당파와 자신의 이익을 염두에 둔 신하들이 있는가 하면 그래도 여전히 백성의 앞 날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사람이 있었기에 어느 시대나 한 두명에 의해 세상이 돌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도 하지만 화냥녀란 이름으로 조선 그 어디에도 발 붙일수 없었던 여인들의 비참한 삶 또한 묵과할 수만은 없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끊임없는 예송 논쟁에 휘말려 나라의 정세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임금의 처신들은 지금도 여전히 읽으면서 유교가 주는 틀에 박힌 채 실제적인 논리를 앞세워 긍정의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 힘없는 왕권의 실체를 보여주는 시기이기에 답답한 시대라고도 부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서서히 다가오는 서양의 세력의 전초전이라고나 할까?
하멜표류기를 다룬 부분에서는 17세기의 동양의 어느 한 나라를 유럽에 알렸단 점에서 차후 이뤄지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휘말려가는 대한제국의 앞 날을 보는 듯하여 읽는 동안 반갑기도 하고 씁씁하기도한, 중세의 조선의 모습이 친절한 해설과 그림의 이미지가 합쳐져 제대로 솜씨를 발휘한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