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사랑해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유혜자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패티 김이란 가수가 부른 노랫말 중에 ~사랑이란 두 글자는 외롭고 흐뭇하고~(중략) 사랑이 올 때면 당신의 웃음소리, 사랑이 갈 때면 당신의 울음소리....(중략) 길고도 짧은 얘기~~

라는 것이 있다.

 

문득 이 책을 읽고나니 어렴풋이 방송에서 가수가 부르던 영상이 떠오르긴 했는데, 이 가사의 말대로라면 정말 사랑이란 감정은 온전히 두 사람만의 감정소통과 그에 상반하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모두 맞춰져야 진실된 사랑을 할 수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조명가게를 꾸려나가는 유디트는 38세의 독신여성으로 어느 날 마켓에서 자신의 발을 밟은 후 미안해하는 42살의 건축가인 한네스란 남자를 알게 된다.

우연하게도 그의 사무실과 가깝고 연이어 그가 사과를 하러 오는 등, 점차 끌리게되고 둘은 가깝게 지내게된다.

 

그렇지만 그의 일방적인 사랑의 표현이나 자신이 미처 둘의 관계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할 틈도 없이 그녀와 관계된 친구라든가 심지어 가족들에게까지 그녀가 원치않는 행동을 보이자 회의감이 들게 된다.

이에 좋아하는 감정은 있지만 사랑에 대한 감정이 아니란 확신에 그와의 베네치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이별을 하게되고 그는 충격을 받게 된다.

 

그 후부터 그녀 스스로 이상한 환청과 소리, 보이진 않지만 웬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노란장미와 메세지가 담긴 편지를 꾸준히 전해오는 그의 행동에 폭발하게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신에 대한 혼돈을 겪게 되면서 정신병원에 입.퇴원의 절차를 밟게된다.

 

왜 자신이 한네스를 그렇게 의식해야하는지, 또 그가 뚜렷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음에도 그를 그리워하다가도 그를 멀리하려하는 두 방향의 감정들을  겪게 되면서 그녀는 자신의 정신에 대한 생각과 그녀의 일을 도와주고 있는 비앙카와 그녀의 남친의 도움으로 뜻밖의 결과를 보게 되는 과정들이 때론 동정의 감정으로, 때론 한네스의 정체는 뭐지? 하는 궁금증을 일으키게 한다.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은 독자라면 전혀 다른 시선으로 글을 써낸 작가의 작품을 대하는 맛이 남다를 것 같다.

이멜로만 소통이 되는 방식의 사랑을 그린 것이 전작이라면 이 작품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두고 서로 다른 두 남녀간의 사랑을 대하는 방식의 어긋남을 보여주는 책이다.

 

패티 킴의 노랫말 뿐이 아니라 대중가요들은 대부분이 사랑에 대한 가사말이 주를 이루고있다.

 사랑의 설렘, 기쁨, 연인으로서 느끼는 감정, 이별, 외로움, 실연, 배신, 고통,,,

끝도 없을 사랑타령은 아무리 여러 곡을 들어도 다양한 변주 덕에 사람들은 사랑에 대한 어떤 로망을 가지게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게 되는데, 유니트와 한네스도 한 때는 열렬한  사랑의 존재로서 서로를 탐하게되는 과정들을 겪지만 유니트는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존중하면서 깊어지는 사랑의 형식을 원한 반면 한네스는 자신의 과거를 감추고 유니트를 자신만이 소유하려고 한 나머지 집착의 성격으로 행동을 드러낸다.

 

영화에서도 이런 장면들이 나오곤 하고 여주인공이나 남주인공이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애를 쓰는 영상들이 더러 나오긴 하지만 유니트의 행동을 볼 때 그녀 자신조차도 자신에 대한 확신조차도 가지지 못한 무기력한 상태를 유지하는 보통의 실연녀로서의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전혀 뜻밖의 상황돌출에 대한 마지막 장면들은 작가가 법원통신원으로 17년간 일하면서 취재했던 실제 사건을 토대로 썼다고 하는 데서 알 수있듯이 때로는 현실이 더 영화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녀를 치밀하게 옭죄는 철저한 행동의 패턴들이 끔찍하게 느껴지게도 하는 대목들을 읽고 있노라면 일찍 한네스 자체가 좀 더 자신에 대한 성향파악을 하고 미연에 치료를 받았더라면 어떠했을까를 생각하게된다. (결과적으론 나쁜 인간이지만 말이다.)

 

사랑과 집착의 교묘한 경계선을 그려낸 작품이어서 그런지 과연 '사랑'하기 위해선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를 되새겨보게 된다.

사랑으로 묶여진 두 사람이 서로간에 어느 정도의 구속은 있을 수있겠으나 그 정도를 넘어서는 집착의 경계를 가지 않기 위해선 사랑할 수록 더욱 상대방의 의견과 행동을 주시해야할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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