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의 계절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바버라 킹솔버 지음, 이재경 옮김 / 비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은 자연 보호/ 자연은 사람보호] 란 짧지만 무척 강하게 와 닿는 표어가 있다. 

 

 짧은 문장 속에 우리 인간과 환경(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하게 하는 이 문구가 생겨난 데에는 지금까지도 자연이 주는 혜택을 받아들이지 않고 인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분별한 자연훼손을 경고함이고 더 나아가 더 이상은 이런 불상사를 일으키지 말자는 뜻이 포함된 것일 것이다. 

 

 각 분야, 특히 더욱 두드러지게 환경의 오염과 그 중대성을 강조하는 프로그램과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는 있지만 실제 우리가 체감하는 것은 기온의 미세한 변화정도와 벌레의 멸종정도를 감지하는 것에 머물렀다고나 할까?

 

[포이즌 우드 바이블]의 저자로 이 책을 한 번 접한 독자라면 이 작가의 작품 속에 들어있는  인간과 환경생태간의 조화를 다룬 이야기 속으로 다시 한 번 빠져들게 될 것 같다. 

 

 총 3개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다뤄지고 있는 이 책은 자연의 생태와 인간과의 관계를 기존의 다른 책들보다 다른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디아나의 이야기인 [포식자들]

 

 인간들 틈 속의 삶에 지친 나머지 이혼하고 산림감시원이 된 디아나는 멸종되다시피한 코요테의 흔적을 찾기 위해 홀로 산에 기거하며 사는 40후반에 들어선 여인이다.

 

각종 사냥대회의 상금이 걸린 대회에 참여하고자 숲 속에 들어선 28세의 에디 본도를 본 순간 둘사이엔 긴장감과 남,녀간의 불꽃튀는 섹스에 심취하게 되고 , 이후 걷잡을 수없는 고민에 쌓이게 된다.

 

두 번째의 루사이야기인 [나방의 사랑]

 

대도시의 곤충학자라는 학문적 성과와 연구지원도  과감히 포기하고 농촌후계자인 콜과 사랑에 빠져 그가 살고 있는 고향으로 내려와 살지만 윗 시누이들의 경계와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은 콜을 보내고 홀로 남아 젊은 과부로서 어떻게 이 농장을 꾸려 나갈지 고민에 쌓이는 여인이다.

 

세 번째의 내니 이야기인 [옛날 밤나무]

 

이웃인 괴팍하고 전직 교사 출신인 워커씨의 살충제 활용 방식을 반대하며 오직 자연적인 무 살충제 방식의 사과를 재배해 파는,  자연에 대한 이해와 섭리를 십분 활용해 생활해 나가는 노인이다.

 

이 세 여인의 삶을 방식을 통해 저자는 인간의 사고 방식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생태변화는 과연 타당한것인가?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통해 인간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를 묻는다.

 

디아나의 경우는 젊은 사냥꾼 에디의 코요테 사냥을 저지하기 위해 자신의 논문과 자연의 흐름을 께달아 갈 수 있도록 유도를 하게 되고, 이는 결국 동물의 어떤 무리들 처럼 수컷이 암컷에게 자신의 씨를 뿌린 후 떠나듯이 그녀의 몸에 한 생명의  씨를 잉태시키고 떠나게 된다.

 

 루사 또한 농장의 콜이 떠난 후 비로소 나방들이 서로의 냄새를 이용해 자신의 목적대로 삶의 방향을 이끄듯이 콜이 죽기 전 자신에 행한 행동들을 되새겨 봄으로써 자신 또한 말없는 행동의 콜을 이해하게 되고 염소를 이용한 농장 꾸려나가기에 성공을 이룬 후 시댁식구들과의 따뜻한 이해를 받게 되는, 그러면서 자연이 선사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한다.

 

내니란 여인의 고집불통적인 강한 성격 앞에 그에 못지 않은 이웃인 워커란 노인은 인간들의 그릇된 오해 속에 멸종된 미국 밤나무 살리기 계획 앞에 사사건건 마찰을 일으키는 내니란 이웃 여인과 그들 나름대로의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과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화해를 이루는 과정들이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서로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세 여인의 당찬 인생을 가꾸는 삶은 결국 서로가 관계가 있음을 연결되게 하는 작가의 서술이 대 자연을 배경을 넓게 펼쳐진다.

 

피라미드 구성상 가장 최 상위에 해당하는 포식자들을 대표한 코요테의 생존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디아나와 에디간의 대화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에게 인간은 결코 혼자 살 수없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틀린 생각이야. 혼자만 있는 세상 같은 건 없어. 그 동물도 살아 있었으면 중요한 일을 했을 놈이야. 많은 것을 먹어치우고,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말이야. 거기 총을 겨누는 건 그물처럼 연결돼 있는 것에 구멍을 내는 것과 같아. 그것들이 모두 너의 적일 수는 없어. 그렇게 얽혀 있는 것들 중 하나는 바로 너니까."-p 521

 

나방의 하루살이식의 치열한 삶에 대한 존경과 이를 통해서 농부의 아내로서 점차 삶의 터전을 이해하고 또 다른 삶의 방식에 도전하는 루사,  서로의 대화를 통해 절충안을 택하는 내니와 워커간의 공존방식은 저자의 의도처럼 인간의 시선에만 잣대로 자연을 볼 것이 아니라 자연과의 서로 상호관계를 통한 보다 합리적인 삶의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 남부 애팔래치아 산맥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소도시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식물군과 동물군의 형태와 끈질긴 삶의 모습을 통해 최상위 포식사로서의 인간들도 결국은 생존본능과 자신의 유전을 통해 뿌리내리려는 본능의 계절 앞에선 섹스라는 이름 하에 새로운 생명잉태를 이루고 있음을, 결국 혼자가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상호협조의 인간과 대 자연간의 모색이 필요함을 700페이지가 넘는 많은 분량 속에 한껏 자연이 주는 소중함과 멋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_ 혼자라는 것은 인간의 짐작에 불과하다. 조용한 걸음 하나하나가 발밑의 딱정벌레에게는 천둥이다. 감지도 안 될 만큼 미세한 거미줄의 움직임 하나가 짝과 짝을 연결하기도 하고,  포식자를 먹이에 인도하기도 한다.  모든 것의 시작이 되기도 하고 끝이 되기도 한다.  모든 선택이 선택당한 쪽에게는 천지개벽이다. -p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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