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유다의 별 - 전2권 유다의 별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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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인데도 연일 지상에 오르내리는 소식들은 온통 우울모드다.

 계획적이건,  실수이건 간에 어쨌든 사람들이 살아 가면서 어떤 보이지 않는 의지의 대상에 기대 이런 현실 속의 아픔을 잠시 위로받고 그런 위안 속에 고통과 다가올 미래의 희망을 갖는 것엔 종교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크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 종교의 책임자이던 사람의 소식이 연일 오르내리면서 또 다시 종교의 본질과 그 속성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본의 아니게 작가는 기가막힌 절묘한 타이밍을 갖춘 소재로 책을 내놓았다.

 

-백백교(白白敎)-

실제 동학에서 파생된 유사한 종교였던 백도교(白道敎)에서 발전이 된 우리나라 사람이 세운 종교라는데, 실제 교주였던 전용해가 온갖 흉악한 죄(신도들의 재산 몰수, 노동착취, 강간, 살해, 신도 암매장)를 짓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후 그가 죽은 후에 그의 머리를 인체 표본으로  보관해 오다  2011년 10월 25일 화장되었다.

 

 

이 사실을 토대로 작가 나름대로의 가상의 살을 덧대 한국형 추리소설로 빛을 보게 된 작품이다.

 

 

 형사 이유진과 '어둠의 변호사'라는 별명을 지니게 된 고진이란 두 사람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면서 전모를 파헤쳐 나가는 형식으로 정통성 종교와 사이비 종교의 차이점, 그 안에서 맹목적으로 빠져 들면서 자신의 행동인지를 인식하지 못한 채 로봇처럼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어떤 것이 실제의 종교적인 가르침인지를 헷갈리게 할 정도로 극에 다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충격적이다.

 

 감옥에서 출소한 마약소지혐의자 반요한이란 사람이 감방 동기였던 남기만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가 모시고 있는 '대원님'이란 존칭으로 불리는 용해운 이란 사람을 만나면서 같은 공동체 생활을 해 나간다.

 

용해운이란 사람의 범접할 수없는 어떤 힘은 차례차례 동료들이 살해되면서 경찰의 타킷이 되지만 증검불충분으로 번번이 기각을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그들이 찾는 것은 일명 '광목으로 만들어진 끈'으로 끈에는 알지 못하는 수수께끼 같은 한글 자음과 숫자들이 나열이 되어 있고 이를 파헤치는 고진 변호사는 사채업자 김성노란  노인을 만나면서 백백교에 대한 숨겨진 채권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끈이 가리키는, 즉  채권이 숨겨져 있는 행방을 추적하려는 용해운과 고진, 김성노, 그리고 이를 둘러싼 피비린내는 맹목적의 살인방법들은 종교라는 이름 아래 돈이란 달콤한 미래를 보장하는 마술에 걸려 앞. 뒤를 철저히 계획한 무리들과의 싸움이  밝혀질 듯 , 밝혀질 듯, 조마조마한 숨가뿐 연속의 과정을 그려낸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질타의 행동이 되었을 그 모든 행위들이 백백교란 종교 이름 아래 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던, 그러나 결국엔 배신의 맛을 보는 사람들의 인생은 종교가 가진 보이지 않는 힘을 제쳐두고라도 사이비란 종교 자체도 인식하지 못한 채 그에 매달려 자신의 인생을 올인한 안타까운 사람들의 행동이 연일 씁씁함을 던지게 한다.

 

 

"동기 없는 살인이 없듯, 동기 없는 자살도 없어. 상식에 맞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 파 보는 수밖에……." (p.66)

 

사실상 사이비 종교 신도들은 교주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걸지만 정작 교주 자신은 세속에 대한 야망을 감추지 않는다는 데에서 오는 배신은 사이비 종교의 한계를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직 판사답게 법이 가진 허술한 점을 드러내 보이는 정황상의 설정, 증거주의 채택이 주는 한계성 있는 범인 검거의 애로사항, 그리고 마지막 반전의 결말은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란 점에서 추리의 맛을 재밌게  맛보게 된 책이 아닌가 싶다.

 

 화미령 변호사가 한 마지막 말미엔 다음 차기작에 다시 고진과 화미령 변호사 나올 가능성까지 엿보게 되면서 법 앞에선 철저한 조사와 추리 과정을 거치지만 인간관계엔 사랑의 타이밍 조차 제 때 못맞추는 고진이란 캐릭터가 안쓰럽기도 했다.

 

 

인간의 끝없는 금전에 대한 야욕, 그를 넘어선 영원한 불로장생을 꿈꾸는 인간군상의 오밀조밀한 설정과 그 뒤안 길의 배신의 배신을 넘어선  허탈감이  다시금 밀려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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