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기억이란 매체는 때론 인간에게 아주 유익할 때가 있지만 또 그렇다고 아주 좋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는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자신에게 벌어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떤 특정 사건에 대한 일이 있다면 더욱 그럴 듯 싶다.

그런데 별 무리 없이 그 날이 그 날인 사람에게 어느 날 기억상실, 그것도 딱 10 년간의 기억이 사라진다면? 내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과연 난 뭘 하면서 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

 

호주 시드니에서 살고 있는 올 해 40세의 생일을 앞 두고 있는 앨리스는 스텝스쿨 강좌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순간적인 기억 상실에 걸린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자신이 현재 1998년도의 29살 앨리스란 사실로 알고 있단 점이다.

병원에서 언니인 엘리자베스에게 자신의 흐릿한 , 문득 문득 조각처럼 이어질 듯 하는 기억의 영상들에 의해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자신의 이웃이자 언니보다 친하게 지냈던 지나에 대한 죽음과 관련해 그 동안 쌓이고 쌓였던 , 정말 사랑해서 결혼한 남편 닉이 집을 떠나서 이혼 소송 중에 있으며, 아이들 셋에 대한 양육권 소송분쟁에다, 자신의 엄마와 시아버지와의 결혼이야기, 친할머니처럼 여기는 프래니의 이야기 과정과 끊어져 버린 연결고리를 이으려는 노력의 앨리스란 여성의 모습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우리의 이웃의 문제처럼 가깝게 그려지고 있다.

 

여기엔 네 가지 모습의 사랑들을 보여준다.

완벽한 엄마로서의 강박관념에 쌓인 채 남편 닉에게 불만족스런 부분을  호통으로  대신하는  아내의 모습, 그런 아내를 보면서 예전의 아내의 모습은 더 이상 없단 식의 확정이 된 듯한 말투로 시종 앨리스를 자극하는 남편간의 10 년이 넘어선 부부간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본 모습들을 보게 되면서 갈등을 겪게 된 부부 사이로, 많은 시험관 아기 시험을 통해 아기를 낳길 원하지만 그때마다 실패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언니 엘리자베스 부부의 불임에 대한 고통과 입양을 사이에 두고 갈들을 벌이는 모습, 우리나라 상식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사돈간의 결혼으로 촌수가 아주 복잡하게 설정된 앨리스의 엄마와 시아버지의 노년에 찾아 온 사랑의 모습, 평생 독신자로서 은퇴마을에서 살아가는 프래디 할머니의 뒤 늦게 찾아온 우정 같은 사랑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 무언인지를 보여준다.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는 어린 앨리스 적의 닉 모습을 바라봤기에 다시 단란했던 가정을 꿈꾸게 되고 이런 노력은 또 다른 연인이었던 도미니크란 사람과의 관계를 두고 망설임을 보이게 된다.

 

이혼이란 말 앞에 가슴의 상처를 입은 자녀들의 행동과 말투, 자신의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부정하지만 전혀 낯선 앨리스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으로 앨리스는 가정의 소중함과 그 이상을 넘어선 부부간의 함께 한 시간들 속에 서로가 느껴가는 감정의 공유를 느껴가는,  한 층 진정하게 성장한 어른 앨리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간들이 톡톡 튀는 대사와 상황설정이 우리네와 별로 다를 것 없다는 친밀감을 보여준 작가의 따뜻한 글에 눈길을 모으게 되는 작품이다.

 

-처음 시작하는 사랑은 흥미롭고 짜릿하다. 가볍고 명랑하다. 그런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세 아이를 낳은 뒤에는, 별거했다가 거의 이혼하려던 순간을 겪은 뒤에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서로를 용서하고 서로를 지루해하고 서로에게 놀란 뒤에는, 가장 끔찍한 면과 가장 좋은 면을 본 뒤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 찾아온다. 그런 사랑에는 그저 사랑이 아닌 전혀 다른 이름을 붙여도 좋을 정도다. – p 533

 

기억을 잃어버림으로써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 보게 되고 언니와의 관계회복, 닉과의 재 결합을  이어가는 과정이 전혀 억지의  설정이 아닌 현실에서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주위의 모든 이야기들이라서 호주란 나라를 인식하지 않고 읽는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란 생각이 들었다.

 

큰 딸 매리스가  묻는다.

앨리스(엄마)가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았다고 해도 아빠()와 다시 합쳤을까?

 

당시의 아이들 보단 자신들의 감정이 더 소중했음을, 느끼며 가족애의 진정한 기쁨을

 느끼게 해 준 이 책을 통해 좀 더 내 주위의 사람들과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기회가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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