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성당 이야기
밀로시 우르반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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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타인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는 부끄러움을 갖고 있는 주인공은 그저 K라고 불리길 원한다.

학창시절부터 현재보단 중세, 그것도 중세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보단 실제 생활을 엿 볼 수있는 그런 작은 발견에 대한 기쁨을 간직하고 대학에 진학하지만 이마저도 적응에 실패, 중퇴를 하고 경찰에 입문하던 차,  체코의 현재가 있기 전 구체제에서 활동하던, 지금은 시청에 근무 중인 여인을 신변보호하란 임무에 착수하지만 그녀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면서 경찰을 그만두게 된다.

 

어느 날 길을 가던 중 성당의 종탑에 남자가 다리에 밧줄이 뚫고 지나간 형태로 거꾸려 매달려 종을 치고 있는 것을 발견한 후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고 이어서 서장인 올레야르주의 제안으로 인해 성당에 대해 후원을 하는 마티아슈 그뮌드와 라이몬드 프론슬릭의 사설 경찰직을 수행하게 된다.

 

체코에 연륜있는 가문 출신의 후손인 그뮌드는 로제트란 여경찰을 K에게 소개를 하고 그는 그녀의 매력에 빠지지만 웬지 모를 감정을 느낄 뿐,  그것을 확인하지 못한 채, 다리만 걸려 있는 채로 발견이 된 또 다른 살인사건과 함께 두 소년의 시체도 발견이 되면서 그뮌드의 목적인  총 7개의 성당을 중세시대로 복원하려는 것과  이 중에 여섯 개는 K가 익히 알고는 있지만 나머지 한 개의 성당은 어디에 있는지.. .

이것과 맞물려  살인범이 누구인지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

 

자신도 모르는 과거를 들여다 볼 수있는 능력을 지닌 K를 중심으로 그가 보고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뮌드의 행동과  책의 반전을 제시하는 구성이 고딕 느와르 란 책 설명답게 책의 분위기는 섬뜩하기도 하고, 딱딱한 분위기 속에 연이어 터지는 사건의 실마리를 잡고 주인공 K가 체험하는 환상적이면서도 호러적이며, 진실인지, 거짓인지, 좀체 감을 잡을 수없는 미로적인 성격을 지닌 흐름을 유지한다.

 

여기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우선은 역자의 설명을 일단  읽고 난 후에 책을 정독하는 것이 낫단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체코는 과연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 책이 출간된 연도인 1998년 당시의 체코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읽어야만 책의 내용에 나오는 중세의 고딕성당이나 로마네스크 성당이나 그 밖의 체코의 역사에서 지울 수없는 인물을 통해 조금이라도 쉽게 접 할 수있단 점에서 이 책이 주는 느낌에 적응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체코 방문시 찍었던 성당의 겉.안의 모습들)

                     

어느 나라를 방문하면 의례 그 나라의 위대한 성인 몇 명쯤은 설명해 주는 부분들이 있다.

 

나 역시도 세계사의 한 단면인 종교전쟁이란 부분에서 흘려들었던 그 당시의 인물을 바로 이렇게 책에서 접할 줄은 몰랐지만 여기서 중세의 성당이 갖는 의미는 주인공이나 그뮌드에겐 역사적인 건물의 해체로 인한 안타까움과 현대적인 건물의 개발로 인한 그 소중한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콘크리트건물에 대한 비교가 작가의 글을 통해 현재의 체코란 나라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가 있다.

 

 

전통적인 것을 보수하고 유지하며 그것을 후대에 까지 이어간다면 더 할나위없는 최선의 방법이 당시의 종교개혁과 맞물려 중세의 종교적인 건물의 파괴를 지휘한 얀 후스란 위대한 인물과 그 추종자들에 의해 벌어진 성당의 해체를 두고 이를 다시 현대로 이어지면서 다른 현대식 건물을 지향하는 건축업자들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의 끔찍한 방법엔 동의 할 수는 없지만 그 범인이 갖고 있는 이상향 내지는 노스텔지어에 대한 것을 대입해 본다면 그 자신 스스로가 이루어내고자 하는 중세의 소중한 유산을 복구하려는 노력엔 또 다른 역사를 보는 감을 느끼게 된다.

 

 

체코가 낳은 '움베르토 에코'란 평가를 받는 저자의 이력처럼 책은 에코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유럽의 성당에 대해선 자세히는 모르지만 체코만이 갖는 역사적인 성당의 묘사, 그에 얽힌 다양한 체코란 나라만이 갖고 있는 풍경의 묘사들은 동유럽권의 색달랐던 문학을 접했단 점에서 신선함을 주는 책이다.

 

 

                                       (프라하의 대표적인 전경)

 

책의 반전내용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현대 속의 중세를 간직 할도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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