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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라디오 - 오래 걸을 때 나누고 싶은 이야기
정혜윤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지금이야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탓에 디지털의 혜택을 누리고 살지만 아직도 나처럼 아날로그 타입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책도 아직까진 종이책이 좋고 핸폰도 스마트 폰보다는 슬라이더나 폴더폰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이가 주는 익숙함이란 단어에서 쉽게 탈피하지 못하는 연륜도 있겠지만 이것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 하나가 라디오란 매체다.
뭐` 라됴에서도 노래 틀어줄 때 DJ가 이젠 디지털 기계를 다루는 모습을 볼 수있는 보이는 라됴란 걱도 있지만 학창 시절에 즐겨 들었던 노래들이 나오면 바로 그 시절의 라디오를 듣던 때로 돌아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감성이 풍부하다면 풍부한, 어느 작가 못지않게 책을 내는 방송인 중에서도 당연코 정혜윤 PD가 내놓는 글들은 따뜻한 정감이 서려 있다.
방송의 프로듀서로서 그 동안 취재나 방송 때문에 걸려진 분량의 글들을 모아서 이어지는 형식의 라디오 이야기들은 그래서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책의 내용들은 아주 서민적이다.
어떤 특정 분류의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취재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 온 이야기 속에 그들 나름대로의 신조 내지는 인생의 좌우명, 그리고 그들을 만나고 이야기로 풀어낸 저자의 감동과 느낌이 생생히 전달이 된다.

인생의 70%의 소원을 이루셨다는 어느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 거친 바다와 싸우면서도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어부의 모습,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가신 어느 아버지의 말씀들은 그것이 라디오란 매체이기에 눈에 보여지는 영상을 통해서 듣고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삶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수요와 공급 외에 마술이란 것을 넣음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의 확고한 신념은 바로 곁에 있던 우리의 부모님이요, 어른신들이고 보면 가만히 듣는 것으로 만족했던 라디오가 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사람과 사람 간에 오고가는 살아있는 말들 속에서 우리들은 진정한 삶에 대한 모습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한다.
책 색상의 컬러는 처음엔 진한 색상의 노란 색이지만 갈수록 흰색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걸르고 걸러져 깨끗하고 청결한 세상을 의미하듯 이야기들의 흐름들은 유연하다.

경쟁의 사회에서 누가 하나 양보함으로써 어우어져 살아가는 사회, 쉬운 인생의 길은 아닐지라도 인생을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곳곳의 이야기 보따리 연결로서의 라디오는 한층 그 매력을 쉽게 저버리게 하지 않는단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