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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청접대과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2
아리카와 히로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하지만 고치 현청에는 '접대과'가 실재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소설은 시작한다.
일본 내에서도 작은 섬에 속하는 시코쿠- 그 곳에서도 남쪽에 위치한 고치란 지방도시에 고치현청 소속의 '접대과'가 신설된다.
어떻게 하면 타지의 사람들인 관광객을 이 곳에 오게 만들 수있을까로 고심하던 접대과의 사람들은 고치 출신의 유명인사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홍보활동을 하기로 하고 그런 인사 중에서 소설가로서 이름이 알려진 요시카도를 막내 직원인 카케미즈가 섭외하고 요시카도는 이를 수락하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일의 특성상 여러부서의 타진과 유치에 필요한 여러가지 협의조건을 진행하던 와중에 요시카도의 신랄한 비난을(공무원이 다 그렇지, 뭐', '관청이란…', '민간 감각을 어떻게 따라가겠어' 등등)듣게 되면서 가케미즈는 쩔쩔매게된다.
그러던 중 요시카도로 부터 몇 십년 전 판다유치계획을 주장하며 고향의 관광유치 계획에 획기적인 기획안을 내놓았던 전직 공무원을 찾아 가보란 말을 듣게된다.
프리랜서 직원인다키양의 힘을 빌어 기요토란 사람을 찾아 가게되고 그 곳에서 그의 딸인 사와의 갑작스런 대접을 받게되면서 왜 그녀가 현청사람들을 미워하게 됬는지에 대한 사연을 알게된다.
우리나라에도 방송프로그램인 ~6시 내고향~이란 것이 있다.
이와 비슷한 설정의 다른 프로들도 있는 바, 이런 프로그램들을 보고 있노라면 비록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은 직접 가 보진 못해도 맛난 제철의 음식향연과 그 곳 사람들의 구수한 입담과 인심, 그리고 미처 알지 못했던 구석구석 자자분하고 소소한 일상의 모습과 신기한 모습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고향을 지척에 두고서 타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련한 고향의 맛을 느끼는 그런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들이 이 책을 읽다보니 가장 많이 떠오르게 된다.
말단직원이자 고향인 고치에 내려와 공무원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사회초년생인 가케미즈와 소설가 요시카도의 관계를 통해서 민간인들이 바라보는 공무원세계의 일 진척상황도의 이해못하는 심정, 잘 하고자하나 공무원이란 신분에 걸맞는 틀에 못 벗어나고 일정한 패턴만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좌충우돌 내 고향 알리기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 흐뭇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세계를 보는 듯하다.
포인트를 집어내며 홍보성의 아이디어내놓기와 그 실현방안을 두고 절치부심하는 젊은이들의 활기찬 모습들이 시종 유쾌함과 상큼함을 느끼게 해 준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작가들이 가장 자연스럽고 그 속속들이 추억에 깃들어 젖게하는 글들은 아마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표현들이 아닌가 싶다.
이 저자 또한 책 말미에 자신의 고향인 홍보대사를 경험삼아 이 틀을 기초로 글을 썼다고 하는데서 알 수있듯이 고향이 주는 안락한 느낌을 모든 사람들이 오고 싶게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의 다양한 시설이용과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것들도 관광상품으로 이미지 변신시키는 전략의 흐름을 보노라면 일본만의 깍듯하고 절제된 힘을 통해 작은 마을이라도 관광의 이미지로 얼마든지 변신 할 수있단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가의 상상력과 실제를 들여다 보듯 그려낸 취재의 꼼꼼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실현 불가능한 이유를 내세울 게 아니라, 실현을 위해선 어디를 밀고 어디를 끌지 끈질기게 달려들어야 한다.-p412
비록 소설이기는 하나, 가슴에 와 닿는 문구이기도 하다. 홍보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참고사항도 되는 책이고, 뭔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가케미즈와 활달하고 당차고 적극적인 다키와의 신선한 사랑이야기, 사와와 요시카도의 사랑이야기도 그 색깔은 다르지만 읽는 내내 이들과 고치 현의 관광 곳곳을 같이 다녀본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책이다.
일본의 유명인들은 잘 모르지만 곧 영화화로도 된다고도 하니 한 번 보고싶단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