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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페어웰 지음, 김용재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평점 :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겪는 사춘기, 나이들면 사추기란 말까지 있지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런 사람은 분명 행운아이자, 자신을 보다 철저하게 파고들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기까지의 어떤 결정력이 탁월하고 시기가 적절히 맞아떨어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 책은 한국사람으로서 브라질에 이민을 가서 그 곳에 동화되어 브라질인이면서 한국사람인 저자의 특이한 이력답게 남미적인 흐름이 엿보이는 글이다.
나는 가슴에 구멍이 뚫려있는 사람으로서 그 어느 누구도 진정한 자신의 생각과 삶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사귀는 친구하나 없이 좁은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부터 그린다.
13 살에 아버지가 엄마와 자신을 버리고 떠났고 엄마의 유언적인 부탁으로 자살이란 죽음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 하에 그 자신을 글을 쓰면서 상파울루의 바에서 디제잉을 하며 살아간다.
글 쓰기 작업은 매 번 고통과 진정으로 자신이 쓰고자 하는 바를 의도대로 하지 못한 채 방황하게되고 그러던 어느 날 소설 속에서 그리던 여주인공과 같은 진저라는 여대생을 만나 사랑을 느낀다.
진저의 주선으로 뒷골목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자신도 그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는데 있어서의 도움을 주게 되고 그 아이들을 통해서 미래의 작가들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하지만 진저와의 만남이 끝나면서 다시 방황, 메기라는 여인을 만나지만 이 마저도 그녀가 배신을 함으로써 글쓰기와 당장 생활비 걱정에 모든 것을 포기하다시피 한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작가의 자전적인 일들이 그려져 있고(디제잉 작업), 자신의 인생은 다른 사람들 처럼 보통의 삶이 아닌 유별난 삶을 지니고 있다는, 자신 조차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든지, 좋은 직장을 벗어던지고 거리의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진정으로 내가 무엇을 원하고 글을 끝까지 잘 마무리 할 수있을까를 염두에 두면서 겪는 심리적인 방황들이 하나의 영상처럼 그려져있다.
자신에겐 친구라는 단어를 부를 수있는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하던 그에겐 동료이자 그의 아픔, 그리고 배신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해결해 주는 진정한 친구가 있었음을 깨닫는 과정과 아버지와 다시 해후하는 따뜻한 장면은 여지없는 한국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무사히 글을 마치기까지의 여정과 함께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그 모든 과정들을 헤쳐나가라는 격려의 말은 브라질에서 이미 청소년 대상의 교과과정의 도서로 채택이 되었을 만큼 뭉클함을 전해져온다.
학창시절, 무엇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먼저 하기보단 일단은 대학을 가야하고 대학에선 일단 하숨 돌리고 다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스펙에 온 정성을 쏟는 요즘의 세대들에겐 그저 일말의 사치적인 일일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긴 인생의 안목을 바라 볼 때 ,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무엇을 버리고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내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함을 말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결국엔 하고 싶은 것 보단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차선책으로 직장을 결정하는 세태에 대해선 뭐라 말 할 수가 없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감흥은 쉽사리 가라앉질 않는다.
그것이 남미 풍의 흐름을 풍기는 글이여서도 아니고, 누구나 한 번 살고 가는 인생에 있어서 오직 내 자신만이 나를 구할 수있다는 말이 들어 있어서 그런가? 내가 가지고 있는 꿈을 향하여 오늘도 열심히 목표를 향하여 뛰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작가는 외치고 있다.
한 가지만 더 말하겠다.
인생에 대한 내 유일한 충고.
두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 글자.
넌 이미 알고 있지. 모든 게 엉망일 때 두 글자로 된 이 단어를 기억해.
GO.
글을 써, 그림도 그려, 사진찍어, 춤춰, 연기해, 노래해. 그렇지만 모든 게 잘못될 때는 두 글자로 된 단어, 하나만 기억해. GO.
가, 앞으로 가, 한 번 해보는거야. 포기하는 건 인생에서 맞이할 수 있는 가장 나쁜 행태의 죽음이다.
안주하는 건 시도하는 것보다 쉽다.
그래서 전혀 예상하지 않았을 때, 이미 시절이 지나가버렸다는 서글픈 감정에 부닥친다.
낙담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한 번 시도해봐. 한 번, 두 번, 열 번, 백 번, 천 번, 필요하다면 수백만 번이라도.
해봐. 제대로 될 때까지- p337~338
문득 책을 읽어나가면서 가요가 생각났다.
노래 말이 긍정적이고 용기를 준다는 느낌이 들었던 노래-
-나는 문제 없어-
이 세상 위엔 내가 있고 나를 사랑해주는
나의 사람들과 나의 길을 가고 싶어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그건 연습일 뿐야
넘어지진 않을거야 나는 문제없어
짧은 하루에 몇번씩 같은 자리를 맴돌다
때론 어려운 시련에 나의 갈곳을 잃어가고
내가 꿈꾸던 사랑도 언제나 같은 자리야
시계추처럼 흔들린 나의 어릴 적 소망들도
그렇게 돌아보지마 여기서 끝낼 수는 없잖아
나에겐 가고 싶은 길이 있어 너무 힘들고
외로워도 그건 연습일뿐야 넘어지진 않을거야
나믄 문제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