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그릇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8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병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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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철 가마타 역의 토리스 바에 젊은 남자와 50대 가량의 남자가 들어온다.

 그들의 말투 속엔 은연중 "가메다는 지금도 여전하지요?" 란 말투 속에 도후쿠 지방 사투리가 섞여있었고, 다음 날 50대 남자가 가마타 역에서 변사체로 발견이 된다.

 

추적한 결과 죽은 사람은 51세의 전직 경찰관 출신인 미키 겐이치-

죽은 지몇 주만에 행방불명 신원신고를 한 양자 덕분에 그를 알 수있게 되었고 이후 형사 이마니시 에이타로와 요시무라는 주위의 증인들의 말을 종합적으로 들은 후 가메다란 인물을 추적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건을 혼란에 거듭을 하다 가메다란 것이 인물이 아닌 지방을 가리키는 말이요, 도호쿠 사투리는 정말로 똑같다고 착각할 만큼의 이즈모 사투리란 것을 알게되면서 활기를 띠게 되지만 범인의 신원 자체는 베일에 쌓인 채 공식수사를 접게된다.

 

한편 일본의 기성세대의 일을 부정하고 새로운 활동과 활발한 자신의 주장들을 내세우는 젊은 예술인들 모임인 누보그룹을 우연히 보게 되고, 이마니시 형사의 집 주위에 있던 여인의 자살과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 배우의 죽음, 연이어서 촉망받고 있는 평론가 세키가와 시게오가 알고 있던 여인 에미코의 죽음은 이 사건과 관계가 있음을 파헤치는 과정이 그려진다.

 

 지금의 일본의 문학의 한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 시원을 만든 장본인인 이 소설가의 작품을 대하면서 느낀 점은 쓰인 시기가 일본의 50년대와 60년대의 사회상과 발전, 그리고 그 안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시골스런 분위기의 마을 풍경 속에 도사리고 있는 공습 속에 폐허가 된 이점을 이용한 범인의 수법이 절묘하게 떨어지게 그려진 점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없었다.

많은 인식이 변화되었다지만 한센 병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문둥병이라고 불렸던 기억이 난다.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소록도란 곳에 모여 산다는 기억이 있는데, 이 소설에서도 범인은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모든 것을 묻어두려 시대에 몰아친 공습을 이용해 호적 세탁을 하는 과정과 그것을 추적하는 이마니시 형사의 집요함이 뛰어나게 그려진다.

 

 실상 범인의 흔적조차도 알 수 없었던 살인사건의 열쇠가 단 가메다란 단어에 달렸고 그것을 역 추적해 나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의 살인사건과 그 살인방법의 교묘함을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과 시대의 불합리한 모순을 함께 꼬집는 면도 보여준다.

 

 흔히 소설의 추적신은  연속된 긴박감 속에 이뤄지는 범인과 추적자의 두뇌게임을 어떻게 독자들로 하여금 그 과정에 함께 동참을 시키는냐에 따라 그 흡인력이 달라진다고 할 때 이 작가가 처음으로 시도한 기존의 단순한 범인 색출과정에 이르고 범인을 잡기까지의 과정만 다룬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 소설은 이 외에도 사회파라 불릴만한 불편한 사회의 진실을 드러내주고 있어서 읽는 내내 다른 방향으로도 독자들을 이끌었단 점에서  달리 보이는 책이기도하다.

 

 어쩌면 독자들은 범인을 몰아세우기보단 그렇게 밖에 할 수없었던 당시의 범인의 막다른 선택이 우연적으로 살인계획을 하게 만들었단 점에서 안타까움과 함께 새로이 태어난 자신이 일군 성공의 길이 아득해지고 막막함을 독자들은 함께 느낄 수가 있다.

 

 50~60년대의 일본의 한국 전을 기회로 발전이 된 점의 뒤 편에 힌센 병으로 인한 고통과 사회인식의 부족으로 인한 불합리한 사회제도를 비판한 작가의 의도 속엔 한 인간이 지닌 고뇌와 자신의 성공를 쌓기 위해 하나씩 쌓은 명성의 모래가 차츰 흘러내려 자신의 본 모습이 나타날 것을 두려워 한 범인의 인간적인 모습, 기성세대를 비판하고 밟고 올라서려는 누보그룹의 발언, 그리고 그 그룹 안에서조차도 같은 멤버들끼리 상대의 허상을 꼬집는 비판의 모습은 부조리 속에 또 하나의 부조리를 보는 듯한 인상을 그려나가는 점이 작가의 뛰어난 점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결코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의 연관성 고리와 그 하나를 헤쳐나가면서 또 다른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지금의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가와 비교하자면 조금은 허술한 면도 보이고, 일본 특유의 인사성 예절과 당시의 일본의 분위기를 알 수있단 점 그리고 사회파 미스터리의 시발점의 첫 소설이란 점에선 두말 할 것 없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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