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 나를 죽였다
박하와 우주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범죄피해자학의 권위자인 장준호 박사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각기 아픈 사연들을 간직한 채 고통에 몸부림 치며 살아가는 피해자 가족10여 명을 모이게 하고 그들이 예전의 평상적인 생활로 돌아 갈 수있도록 일을 계획한다.

 

 여기 참가자들의 사연엔 딸의 납치와 폭행, 그리고 죽음에 이른 딸을 가진 박사의 아픈 사연은 물론 신혼부부중 부인이 죽음을 당한 신문기자 출신 유 도아를 비롯해서 아이를 잃은 엄마, 형의 죽음, 아들의 죽음... 각자의 기구한 사연들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한 공간에 모인 그들은 장 박사가 주도하는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던 중 어느 소포를 받게되고 그 소포가 터지면서 연쇄 살인범 사형수의 뼈가루임을 밝혀내지만 이는 곧 조디악 바이러스란 이름으로 불리는 , 전이성 감염 바이러스임을 알게 된다.

즉 사형수가 저지른 죄를 그대로 받은 사람은 곧 다른 사람들을 같은 방식의 살인으로 저지른다는 공포의 분위기가 형성된 과정에 같은 장소에  모인 사람들은 차츰 누가 전염에 걸렸는지, 아니면 나도 걸릴 가능성에 대한 확률, 그 와중에 병원 직원을 포함한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 일부가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면서 이런  분위기는 확산이 된다.

 

 신문이나 방송매체에서 연일 터지는 사회면을 보다보면 인간이 저질를 수있다고 생각될 수없는 사건들이 정말 많이 일어난다.

 

 성폭행은 말할 것도 없도 연쇄 살인범들의 체포현장과 현장검증 같은 것들은 그런 일들을 당한 가족들을 지켜보는 제 3자의 입장에서도 가슴이 아픔을 드러낼 정도로 극악무도한 사건들이 정말 많다.

 

 그럼으로 인간은 법이란 것을 만들고 그 법 안에서 힘없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아픔에 대한 죄인의 형량을 선고함으로써 어느정도 위로라는 말엔 어폐가 있지만 보호장치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실제 현장에서 보고 느낀 피해가족들의 아픔을 직접 본 당사자, 즉 부부가 함께 쓴 책이다.

검찰청에서 근무를 한 이력이 도움이 되었듯, 법이 구형할 수있는 최고의 형량인 사형을 내린다고 해서 과연 피해가족들의 아픔은 나아질 수있을까를 묻는다.

 

사형만이 최선의 방법일까? 하는 것을 묻는다.

 

 범인은 사형당하고 이승을 떠나면 그만이지만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으며 남겨진 가족들이 아픔은 누가 어루만져줄 것인가에 대한 원초적인 삶에 대한 물음이 다른 소설과는 달리 인간적인 접근방식에서 쓰여졌단 점에서 다른 소설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너무나 참혹하게 당한 내 가까운 사람들이 죽어간 현장을 보아 온 사람들인 가족이  겪는 외상후 증후군 증상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앞으로의 살 날과 자신이 미처 구해주지 못했단 자학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심리 묘사들이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도 아픔이 전달이 된다.

 

 

스릴답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후반부에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면이 이색적이기도 하고 뭣보다 현장에서 체득한 실제의 모습을 표현한 부분들이 주목할 만하다.

 

다만 스릴의 묘미가 연이어서 오는 듯 하다가 다른 길로 가는 한 템포의 느림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지만 첫 작품을 내놓은 분들의 글로만 보자면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되기도 하는 작가란 점에서 한국의 소설 장르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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