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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의 비극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6월
평점 :
***** 스포 있음****
27살의 슈헤이는 책 한권이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두둑한 목돈을 쥐게된다.
같이 맞벌이를 하는 부인 가나미와 함께 새로운 맨션에 살 꿈에 부풀게 되지만 곧이어서 원치않던 임신을 했단 사실을 알게 되면서 차후 대출문제와 생활비 문제로 고민한 끝에 중절수술 할 것을 말하게된다.
마지못해 응한 가나미는 수술실에 들어가게되고 이어서 이상한 발작현상과 함께 수술은 보류, 이후부터 가나미의 몸엔 가나미 외에 아기를 보호하려한단 말과 함께 제 2의 여인이 들어있는 것을 알게된다.
산부인과 의사로 있다 정신과로 옮긴 이소가이와 함께 아내의 정신에 깃든 여인이 누군가를 찾는 과정 중에 그 여인은 가나미와 한 때 초등학교 시절 같이 지냈던 나카무라 구미인 것을 밝혀낸다.
(그래서 책 제목이 나카무라 구미와 결혼을 함으로써 성이 바뀐 가나미의 앞 글자를 따서 우연히도 같은 K.N의 비극이다. )
구미의 슬픈 인생을 알게 된 두 사람은 그녀를 위해서, 자신의 부인인 가나미와 아기를 무사히 출산하기 위한 분투가 숨 조이게 그려진다.
전작인 제노사이드를 재밌게 읽은 독자라면 이 작가의 작품을 두말 할 것없이 집어들었을 것이다.
여기엔 세 사람의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공통점이라면 모두 아기를 갖고 싶어하고 낳고 싶어하는 모성애를 동반한 이야기들이다.
자신의 환자인 도다 마이코란 여인이 시어머니의 등쌀과 남편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자살을 기도한 충격으로 휴직에 들어간 의사 이소가이를 등장시키고 아기를 낳고 싶어했지만 주위의 압력에 의해 아기와 함께 희생된 친구 구미, 그리고 슈헤이의 아내 가나미를 등장시킴으로서 작가는 생명의 탄생 과정과 소중함, 임신중절의 경고를 아울러서 드러내고 있다.
여기엔 같은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남.녀가 시작하지만 각기 다른 생각들을 드러냄으로서 연애의 시작은 사랑의 시작이요, 새 생명을 가질 수있음을 한 순간의 환희를 느낀 결과 책임을 질 수없는 일에 후회하고 기쁨을 맛보는 슈헤이란 남성의 내면적인 갈등과 고뇌, 더해서 가나미의 모성으로서 아기를 출산하고 싶은 맘이 신령이라든지 정신학적인 용어를 동반한 이상증후군을 구미의 환생이 곁들여져 나오는 설정과 함께 곁들여져 나오기에 과학과 말로는 표현되지 못하는 실제의 영적인 체험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섬뜩함을 느끼게 해 준다.
인간 생명의 근원과 이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다시 한 번 울리는 이 소설은 일본 뿐만이 아니라 꼭 필요에 의해서 중절을 해야만 하는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쾌락으로 또 다른 새 생명의 잉태를 가벼이 여겨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게 하는 , 사랑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들에게 많은 느낌을 줄 책이다.
제노사이드에서처럼의 좀 더 긴박하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의 내용을 흡인하는 내용은 아니지만 또 다른 사회의 문제점과 사랑에 대한 책임을 일깨우는 작가의 울림이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