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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바람이 되어
송은일 지음 / 예담 / 2012년 9월
평점 :
형사인 손재엽, 신문기자인 석해인은 친구사이-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환생한 환인임을 자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전생의 나유석, 한주, 김부전이란 세 사람의 인생을 살다가 몇 개의 또 다른 환생한 삶으로 태어나서 삶을 마친 사실까지 인지한 그들은 유아리란 소설가로부터 자신들이 찾던 김부전이란 친구의 모습을 발견한다.
소설가로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유아리의 출판소식에 파주의 노인들 살인사건에 대한 것을 모티브로 자신의 새로운 소설을 쓰고자 했던 아리는 해인을 통해서 재엽을 만나게되고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아리 또한 자신의 환생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두 사람이 속한 환인단체에 가입하기까지에는 꺼려하고, 전혀 의외의 인물인 로즈 이가 밀러란 조각가가 전시를 함에 있어서 조각한 조각상의 모습이 마치 아리를 곁에 두고서 조각한 것처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단 사실에 주목, 재엽과 해인은 환인들 중 쌍둥이 환인 , 즉 트윈리턴피플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간혹 나오는데, 로즈와 아리가 그 같은 경우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이들의 만남이 얽키면서 만남을 이어가지만 교회의 아기 사건이 발생하면서 로즈가 쌍둥이 환인 중 악인의 존재임을 알아가게 된다.
남의 가정까지 파괴하는 로즈-
아리를 납치, 폭행까지 하는 그녀지만 자신이 거둔 뿌리대로 자신의 몸 속에 있는 아이를 생각해 떠나기로 결심한다.
아리와 다시 대면한 로즈는 서로의 쌍둥이 환인임을 거부했지만 아리의 말을 듣는 순간 새로운 길로 가기로 결심하게된다.
책 제목은 작자미상의 시에서 나온 것이란다.
천개의 바람이라~
우리는 흔히 전생에 나는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볼 때가 있다. (나만 그런가?)
불교에서는 업보, 인도에선 카르마라고 하던데, 이 책은 몇 번의 환생한 삶을 살다 현대의 삶을 살아가는 세 사람이 주축이 되서 이뤄지는 만남, 사랑, 이별을 그린 작품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의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고 대부분은 태어남과 동시에 그 삶대로 살다 죽는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가운데 자신의 환생 속에서 만난 세 사람간의 관계, 실은 전생에서 근대 여성으로서 당시의 사회적인 제약에 자신들의 능력을 펼치지 못한 나혜석, 김일엽, 김명순을 그려 세 사람의 재엽, 해인, 아리란 인물로 대변시킨 작가의 환생에 환생, 또 다른 환생을 이은 인연의 연속성을 그린 흐름이 처음에는 복잡하게 여러 명이 나오기 때문에 다소 혼동이 오긴 하지만 사건과 맞물리면서 몰입을 하게 한다.
로즈의 증오스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고초를 당한 아리의 입장에선 어쩌면 자신의 또 다른 분신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대했을 때는 어떠한 안타까움이 몰려옴을 느끼게도 해 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이 천 개가 되어서 무수한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 한바탕 난리를 치고 간 자리는 언제나 고요하다.
그런만큼 나쁜 일을 하고 떠나가는 로즈를 마주보고 선 아리의 입장에선 부디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이런 일로 마주치지 않길 바라고 있었는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되는 이 책은 혹시 나의 전생이 지금의 나와는 또 다른 쌍둥이 환생이 세상 어디에 있진 않나 하는 되지도 않는 상상도 해 보게된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하고 많은 생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살다 간 신 여성 세 사람을 빗댄 세 사람의 주인공 삶을 통해 바라 본 인연 이란 말이 새삼스레 다시 생각을 모아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