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놀이 - 대검찰청 마약수사마스터와 히로뽕
전동하 지음 / 나남출판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검사로 일하고 있는 백강훈이란 사람이 죽마고우인 한 때는 잘 나갔던 H증권에서 일하다 필로폰 투약이 들통나 퇴사를 당하면고 살던 친구 윤진호를 사건 현장을 덮치는 과정에서 만남을 가지면서 글이 시작이 되는 이 소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의 마약범들을 추적하고 잡기까지의 이야기를 각기 다른 상황에서 부닥뜨리는 실감나는 체험의 현장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이 책 자체가 저자와 고교 동창인 '대검찰청 마약수사마스터'의 수사 체험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쓰고 있기에 어찌보면 르포 형식을 취했다고도 할 수있다.

 

 일생의 한 번의 실수로 법의 선처로 단약을 하기 위해 국립치료소로 행하는 윤진호가 끝내는 필로폰에 이어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판결나기까지 어느 병원에서 볼 수있었던 염산날부빈의 그릇된 유통과정과 그  속에서 윤진호가 판매원으로 다시 발을 들여놓게되어 다시 심문을 받게되는 과정이 실감있게 전달이 된다.

 

 어느 특정인들만을 골라서 사용하는 것이 아닌 히로뽕이란 불리는 필로폰의 판매망과 제조근거지를 두고서 강훈과 마약수사과의 사람들이 벌이는 전쟁은 어느 때는 자신이 심어놓은 정보원이 죽음을 맞게되는 경우도 있고 조직력을 앞세워서 허수아비 거짓 자수를 하는 젊은 청춘들의 모습, 전직 교사, 전 국회의원 딸까지 그 범위는 실로 방대하다.

 

 그렇다고 손만 놓을 수는 없는 현실에서 다가오는 직업에서 오는 회의를 드러내는 대목은 우리가 그간 몰랐던 그네들의 삶의 애로사항, 일선 경찰들처럼 가정은 뒷전시 할 수밖에 없고 적은 인원이다 보니 승진의 문제점과 처우문제를 드러내는 부분은 다시 한 번 깊게 심사숙고를 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다.

 

본격적으로 마약수사과가 신설된 이후로 우리의 실 생활에 소리없이 파고드는 마약이란 존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과정에서의 필로폰이 우리나라에 침투를 하기까지의 역사적인 과정, 중국 당국의 엄격한 마약사범에 대한 처리에는 그 전 그들의 역사인 아편전쟁이 주었던 교훈을 다시는 밟지는 않겠다는 정책처럼 보이고, 마약의 여러종류의 제조과정, 마약을 함으로써 자신이 어떻게 피폐해 가는지에 대한 인생의 여정이 윤준호란 인물을 내세워 보여주고 있기에 마약범이기 전에 죽마고우였던 동창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강훈의 마음이 아프게 전해져오기도 한다.

 

 전 국민에게 마약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자 그간의 자료협조를 해 준 작가의 동창은 물론이고 이 책을 통해서 어떻게 마약이 실 생활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며들 수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기에 천국놀이는 곧 지옥으로 가는 길임을 뼈져리게 느낄 수있는 책이다.

 

신이 천지만물을 창조했다. 그러기에 양귀비도, 코카나무도, 마황도 모두가 신의 창조물일 수밖에 없다. 그것들로부터 마약류를 추출하거나 합성해 낸 건 인간이나, 인간 역시 신의 창조물일 뿐이다. 신이 만물을 창조하고, 인간이 마약류를 발견했다면, 그것은 곧 신이 인간의 손을 빌려 마약류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남이야 뭐라 하든 적어도 나의 판단으로는 그러하다.

 

신은 왜 마약류라는 괴물을 만들었을까? 어디에 쓰려고? 가뜩이나 불쌍한 인간들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주려고? 신은 인간들로 하여금 사악한 욕망을 경계하도록 가르치기 위해 그것을 만들었다. 쾌락과 황금만을 끝없이 좇지말고, 단 한 번뿐인 생을 보다 소중한 가치를 추구하며 성실하게, 진지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가도록 하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 그것을 만들었다. 그것은 곧 현대판 금단의 열매임에 틀림없다. 나 같은 뽕쟁이는 왜 만들었을까? 그 열매에 함부로 손을 댄 자들의 말로를 생생히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 일종의 교육보조재다. 신은 만인이 반면교사로 삼아야만 할 교보재로 활용하기 위해 마약쟁이들을 만들었다. 그것이 억수처럼 쏟아지는 빗속에서 가까스로 찾아낼 수 있었던 나만의 해답이었다.  -p 382~383 (윤진호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강훈에게 부친 편지의 내용 일부)

 

 

 곳곳에 마약계에서 사용하는 은어, 술 한잔이 필로폰 한 대를 뜻한다는 식의 말을 알 수있는 기회이기도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