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수 트린더는 태어날 적부터 도둑으로 사형을 당한 엄마를 대신해 석스비 부인의 손에 키워진 거리의 도둑이다.

 

 장물아비인 입스씨와 그 곁에 있던 같은 또래 내지는 어린아이까지 런던 거리의 뒷골목에서 살아온 그녀는 어느 날 젠틀맨이라고 불리는  석스비와 입스씨도 아는 그 남자로부터 제안을 받는다.

 

 자신이 알고있는 브라우어 지역의 책을 모으는 릴리라는 사람의 조카와 자신이  결혼을 하게되면 그 조카에게 엄청난 재산을 물려줄 것이며 그것을 차지하기위해 그 사람 조카의 몸종으로 갈 계획을 말이다.

 

 석스비 부인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그 곳으로 가게된 수는 수전 스미스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그 곳 릴리씨의 조카인 모드라 불리는 같은 또래의 아가씨 몸종으로 생활을 하는 가운에 철저히 젠틀맨과 모드의 결혼을 이어주기 위해서 행동을 하게되고 모드의 순박하고 릴리 삼촌에 둘러싸여 원치않는 책읽기와 쓰기에 대한 압박을 이해하면서 점차 그녀에게 사랑이란 감정에 빠져들게 됨을 알게된다.

 

 하지만 이어서 젠틀맨이 오고 세 사람은 어둠을 틈타서 도망치고 무사히 둘은 결혼식을 하게된다.

 

 런던이라는 대도시에서의 생활을 꿈꾸던 모드-

  그렇지만 수는 전혀 뜻밖의 두 사람의 계획에 의해서 정신병원에 갇히게되고 모드는 모드대로 석스비 부인의 입을 통해서 뜻밖의 자신의 신분을 확인하는 가운데 수를 생각하게된다.

 

  이 작품의 주요 배경은 빅토리아 여왕시대를 배경으로 런던의 뒷골목의 우중충하고 최하층의 바로 윗 생활을 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 가운데 자신의 신분을 전혀 모른채 석스비 부인의 정성어린 보살핌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던 수라는 여자아이가 모드라는 전혀 뜻밖의 동년배를 만나면서 이뤄지는 반전의 반전, 배신, 그리고 화해, 사랑, 용서, 모든 것을 아우르게 나타내고있는 책이다.

 

핑거스미스란 말은 빅토리아 시대의 도둑을 뜻하는 은어란다.

 

수가 살아가던 그 공간에서의 자신의 신분을  알게된 모드란 아이가 느낀 감정은 결국 핑거스미스는 다름 아닌 모드가 아니던가?

 

제목 자체가 나타내주는 도둑이란 말이 주는 의미속엔 결국 인간의 세상사 속엔 속고 속이고 뒤얽킨 인생의 반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간  같은 동성애에 대한 사랑을 그린 작품들이 더러 있지만 이 작가의 3부작으로 알려진 작품들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고 호응이 높았던 작품인 만큼 생각보다 책 속엔 레즈비언의 사랑이란 것을내세우고는 있지만 그런 사랑의 강도는 높게 나타내지고 있진 않다.

 

 스릴러의 성격이 강한 가운데 촘촘히 각 인물들의 생생한 묘사와 행동, 자신의 이익에 맞게 살아 온 여인 석스비의 냉철한 계획, 수와 모드의 뒤바뀐 인생의 항로는 그래서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가운데 작가가 전공한 레즈비언에 대한 역사를 그다지 실감나게 느끼지 못할 만큼의 흡인력이 아주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빅토리아 시대의 생생한 풍경이나 그 시절의 풍속도 표현, 여인들의 갖추어 입어야할 옷차림에서부터 모드가 장갑을 끼고 살아야만했던 어린 시절의 고통, 정신병원에서 탈출하기까지의 수가 겪었던 상황이나 긴박함, 정신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태도, 의사의 현실성이 떨어진 진단의 태도등은 현대에 견주어봐도 탁월한 구성과 표현이 정말 감탄을 주게된다.

 

 이미 영상으로 나왔기에 영상을 접한 독자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빡빡한 글자체에 두꺼운 책에 담겨있는 감정의 포착이나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책이 우선일까 싶다.

 

 순진하고 순백의 상징인 것이 모드라는 표현이 실은 수야 말로 정말 아무런 조건없이 모드를 향한 사랑을 할 수있었던 원동력이 그녀 안에 내재된 순수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하는 이 책은 수가 모드를 찾아간 장면에서 둘 사이의 사랑확인과 함께 이미 모드를 찾아간 수에겐 더 이상의 모드를 원망할 수없음을, 용서를 했음을 상상하게한다.

 

동성간의 이색적인 사랑을 주제로 3부작이라는 시리즈로 쓴 작가의 세세한 조사와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인간들의 굴욕과 욕망, 사랑을 주제로 한 작가의 역량이 그저 부럽기만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않는 동성간, 그것도 레즈비언이라는 이색소재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개의 활로에 두터운 책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게 읽어내려가게하는 이 책은 그간 읽을려고 생각만 하다 시기를 놓친 나에게 이런 보석같은 책을 놓치고 있었단 후회를 하게했다.

 

 출간된 다른 시리즈를 읽을 생각에 벌써 책 읽기가 즐거워진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색다른 독서의 맛을 원하는 독자라면 이 책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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