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유키 쇼지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니치난 무역회사의 직원인 사카모토는 자신의 직장동료인 가토리가 근무 중인 베트남에서 실종이 되자 그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 베트남으로 온다.

그는 또한  그의 부인인 유키코와 불륜의 관계를 지닌 사람이다.

 

 그런 그가 동료인 가토리가 행방불명이 된 베트남에 오자마자 그가 머물던 사택에 들르자 그 곳엔 그도 잘 알고있던 중화요리를 운영하는 진 이라고하는 사람의 소개로 가토리의 살림을 돌봐주고 있던 리엔이라는 베트남 여인을 만난다.

 

 살림을 도와준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내 현지처 개념으로 받아들인 사카모토는 그가 일하는 사무실에 들러서 베트남 직원인 남에게 가토리에 대해 묻는 것을 필두로 회사 맞은 편에 있는 무역회사의 훈 이라고 하는 사람과 친했단 사실, 그리고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일본인 기자 모리가키의 소개로 인근 지역으로 머물곳을 정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미행을 당하게된다.

 

 자신의 양 옆방에서 인사를 하러 온 토 라 불리는 베트남인은 모리가키의 심부름으로 편지를 전달해 주면서 그와 모리가키의 서로 관계있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됬고, 보험회사에서 일한다는 또 다른 옆방의 득 이라 불리는 사내도 웬지 토와는 연관이 있는 듯 하지만 이마저도 알 수없는 느낌만 갖는다.

 

 계속해서 가토리의 행방을 찾던 중 그가 벨라라 불리는 프랑스인과 베트남인이 혼혈인 무희와 가까웠단 사실을 알고서 그녀의 집을 찾아가지만 이미 그녀는 고국으로 떠났다는 동거남에게 듣는다.

 

 그러던 중 한 밤중에 자신을 미행하던 남자가 오히려 권총에 맞고 그를 보던 사카모토는 그에게서 고메스는? 이라는 말을 듣고서 고메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추적을 한다.

 

그 앞에서 죽음을 당한 사람이 실은 자신이 살고 있던 방의 주인인 초 라는 사람이었으며,  연이서 자신의 방에서 훈이 교살된 모습을 본 사카모토는 모리가키의 더 이상 가토리의 행방을 찾아봤자 이미 그는 죽었을 것이란 말로 더욱 그의 의구심을 부추긴다.

 

 카페에서 라셀이란 여인을 만나 후 그녀가 혹시 벨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행방을 추적하지만 그녀는 종적을 감추었고 리엔마저 행방불명되는 일이 벌어진다.

 

 토와 득을 의심하는 상황에서 모리가키의 뒤를 쫓던 사카모토는 실패,  얼마 후 뒤에서 가한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누군가의 차로 이동한 사실을 어렴풋이 알게된다.

 

 그가 붙잡힌 곳은 바로 라셀, 득, 그리로 쩐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는 한적한 곳의 외진 곳-

 그 곳에서 심한 폭행을 당하고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함구를 하고 자신의 목숨 또한 보전하면서 모리가키가 말한대로 가토리가 자신과 같은 편지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 줌으로써 실은 베트남의 상황에서 자신들의 투쟁정신에 맞선 정치적인 활동에 스파이로서 이용당하고 활동한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모리가키의 처신도 위태로울 같단 생각에 더욱 입을 다물게 된다.

 

 곧이어서 모리가키의 손에 죽을 것이란 말을 듣게 된 사카모토는 그 곳에 끌려 온 리엔을 만나게되고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도리어 모리가키가 그들을 배신하고 차로 도주, 그가 민 이라고 불린 사람에게 연락을 취해서 무사히 일본에 도착하게 한 일정대로 사카모토는 그대로 행동한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은 1962년의 베트남 상황이다.

작가의 말대로 베트남이 안고 있던 상황이 스파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적합할 것이란 생각에 소설을 쓴다는 점에서  일단은 수긍이 간다.

 

 몇 년전 베트남을 방문한 적이 있다.

우리네와 생김새가 비슷하고 하롱베이란 천연의 경관지를 갖고있는 나라를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새삼 동남아의 동양의 진주란 별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영화 인도차이나 라든가 시클로, 그리고 거리의 출근 길에서 밥을 사 먹는 사람들, 오토바이를 몰로서 가는 여인들, 아오자이의 하늘하늘한 매력의 옷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연신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이 소설의 배경이 됬던 프랑스로부터 독립 후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에 각기 다른 주장을 펴면서 투쟁을 하는 사람들 틈에 이중 스파이 노릇을 한 기자 모리가키같은 사람들의 인생살이, 토라 불리는 사람의 국적이 실은 일본이지만 그것조차 숨긴 채 제 2의 삶인 베트남인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당시 패전의 일본군인들의 제 3국행을 택한 삶, 자신도 모르게 스파이의 중간자 역할을 한 후 괴로움에 휩싸이다 고국에 돌아갈 것이 탄로나는 바람에 죽음을 맞게 된 가토리의 행로까지, 이 모든것이 마치 우리의 일제시대와 6.25사변 이후의 제 3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사람들의 인생살이 모습과 많은 교차의 모습이 투영이 된다.

 

그 어디에도 믿을 곳 없었고, 뭣보다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한 가족 앞에 나타난 결과가 이미 재가해 2명의 자식을 낳고 살아가는 처를 바라본다는 심정은 모리가키의 일생에 아마도 커다란 회의를 줬던 것처럼 보여진다.

 

 그 자신이 제 3의 국민이면서 이중 스파이 활동을 함으로써 베트남인들이 겪고 있는 정치의 이데올로기에 동조된 것도 아닌 그저 자신의 그 누구도 믿지못하고 그럼으로써 이 스파이라는 일에 한가닥 위안을 삼고 살아가는 그의 일생에 대한 연민의 정마저도 느끼게된다.

 

 리엔 또한 제 삶의 방향을 정하고 그의 곁을 떠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녀의 곁도, 유키코와도 이젠 완전한 결별을 한다는 사카모토의 심정도 별반 다를 것이 없어보인다.

 

 정치적인 것에 정작 먹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힘든 일반 국민들은 나몰라라한 혼돈의 베트남 정치를 배경으로 한 이 스파이들의 물고 물리는 세계는 냉혹한 세계를 그리기보단 그 스파이들의 내적 심적 갈등에 주안을 뒀단 느낌이 강한 소설이다.

 

 작가 자신은 정작 베트남을 방문하지 않고 자료 조사를 통해서 베트남의 상황과 지명을 썼다는 점에서 국화와 칼이란 책을 연상하게도 하지만 이미 일본 내에서 추리소설의 대표자로 이름을 알린 작가의 책을 세월이 흐른 후에 읽었더라도 스파이라는 직업세계와 그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모른 채 활동을 하는 이면의 이중성의 면모도 엿 볼 수있는 작품이다.

 

다만 책의 제목이 주는 호기심 차원을 넘어서 어떤 강한 스파이의 암호명을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는 그저 여러가지 이유와 사용도 빈도에 맞춰서 사용이 된다는 고메스란 용어 자체는 기대에 비해 다소 실망감이 든다.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고, 고메스의 아들 이름 또한 고메스란 서로 주고 받는 민과 사키모토의 대화 속에 진짜 고메스는 누구인지 진짜로 확실성이 애매한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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