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난난 - 남녀가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
오가와 이토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옛 도쿄의 서민 정취가 묻어나는 야나카라 지역에서 앤티크 기모노 장사를 하고 있는 이혼녀 시오리는 어느 날 자신의 친정아버지와 목소리와 닮은 남자소님 기노시타 하루이치로를 맞게된다.

 

새해맞이 다도회모임에 입고 갈 기모노를  구입하기위해 들른 그는 그녀가 권해주는 옷을 구입하게되고 수선할 부분이 필요함에 따라서 다시 들른 재 방문을 계기로 만남을 갖게된다.

 

 하지만 그는 10살짜리 딸을 둔 유부남-

그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 동네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축제나 이름이 붙여진 다리를 건너면서 나누는 이야기, 카페에 들러서 차를 마시면서 듣는 그의 음성은 차츰 시오리의 마음속 한 켠을 차지하게된다.

 

자신이 감기로 몸살을 앓을 적에 간호를 해주는 그의 마음씨를 알아가는 시오리는 자신 또한 남편의 불륜을 용서하지 못해 이혼한 전력을 알기에 자신 또한 그의 가정에 폐를 끼치고 싶지않아 그의 방문을 거절하게된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그의 생각은 나지만 애써 잊으려할 즈음 그가 나타나게되고 그의 손에 끼워진 반지의 변화를 알게되지만 그녀 또한 그에게 더 이상은 아무런 말도 묻지않은 채 피곤에 쌓인 그의 어깨를 보듬어 준다.

 

초초난난-

 작은 목소리로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주고 받는 모습이나 남녀가 정답게 속삭이는 모습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말의 발음상 예쁘게 들리는 말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엄연히 불륜을 다룬 소설이다.

유부남과 이혼녀간의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애절하다거나 끈덕거린다거나 지저분한 분위기가 아닌 이런 불륜을 다루는 감성의 소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하는 잔잔함을 전해주는 책이다.

 

무엇보다 둘 간의 감성교류를 진한 애정의 표현수법이 아닌 아주 점쟎은 남성으로 표현되는 하루이치로와 이혼의 상처와 전 남편이 이혼 후에도 꾸준히 엽서를 보내는 정성에도 답장을 보내지 않는 여성으로 나온는 시오리란 여성의 대비는 점차 자신의 마음을 허물고 그와의 대화를 통해서, 장소를 바꿔가면서 나누는 감성의 기류를 통해서, 뭣보다 일본음식에 대한 글의 표현이 맛깔스럽게 나온단 점이 두드러진다.

 

자신은 음식을 해먹지 않고 사먹는 편이란 말로 둘러 말한 것이 거짓으로 들통나게 되지만 이 책에서 표현되는 전래 일본의 전통축제의 모습이나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작가가 음식에 관심이 있다는 말로 대체가 된다. (전 작은 음식을 다룬 책이라고 한다.)

 

음식과 사람간의 교류를 통한 따스한 감정이 자칫하면 분명 불륜을 다룬 소설임에도 시오리란 여성의 올바른 자신의 행동처리 때문에 더욱 빛나보이는 것이 아닌가싶다.

 그 자신이 남편의 용서를 비는 말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결심한 것이 바로 불륜때문인데, 하루이치로를 향한 자신의 감정이 아마도 자신이 또 다른 여인을 자신때문에 상처를 입히고 싶지않은 마음이 앞섰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불륜이란 단어를 가지고도 얼마든지 나름대로의 상상의 나래를 펴서 할 수있는 극대화를 아주 작고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두 남녀간의 감정교류를 기조로 쓸쓸하지만 비난을 할 수도 없게 만든 작가의 글 솜씨 역량에 이런 작품이 나왔겠구나 싶다.

 

피곤에 절은 그의 어깨를 보면서 그 후에 그 둘의 사랑은 어찌어찌 했다라는 결과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현 방향대로 자연스레 흘러가길 바라는 시오리란 여성의 바램대로 소설은 이 단락에서 끝을 맺지만 작가가 아마 다음의 연작을 생각하고 있는 작품이라면 그 둘의 방향은 아주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 할 것같단 생각이 든다.

 

전통적인 기모노차림을 고수하고 있는 시오리란 여성이 일본의 전통문화 생활을 엿보게하는 데 많은 이해를 주고있고, 특히 특유의 일본음식이 연상될 만큼 다양한 생활에서 묻어나오는 음식의 장만과 조리과정는 읽는 내내 신선한 맛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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