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4 - 고국원왕, 사유와 무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천왕 14년 -

 마침내 낙랑이 완전히 고구려의 품으로 돌아온 후로 고구려는 무역의 활발로 문화가 융성해지고 세수가 고스란히 들어오는 풍요를 누린다.

 

미천왕으로 등극한 소금장수 을불 그에겐 두 아들이 있었으니 사유와 무다. 

정반대의 성격으로 모두들 뒤를 이을 왕의 재목으로 동생 무를 꼽았으나. 미천왕은 예상을 깨고 동맹제 때를 이용해 유약하고 섬세한 사유를 태자로 정한다. 

 

 이에 자신마저도 왕이 될 것이란 예감에 차 있던 무는 자신이 좋아하던 아달정효의 딸인 정효와의 결혼도 깨지게되고 정효는 부모들간의 상의로 정해진대로 태자비로 책봉이된다.

 

그리고 자신이 스스로 무예의 스승으로 받들어 모시던 여노를 뿌리치고 궐을 나간후 소식이 끊긴다.

 

한편 선비족의 모용외는 자신이 한 때 사모했던 아영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맘에도 없는 여인과의 하룻 밤 인연으로 낳은 아들 모용황을 자신의 책사 원중목걸이 데려오자 다른 아들과 같이 자식으로 인정하지만 자신이 젊었던 시절의 모습을 가지고 있던 아들 모용황은 잔인함의 극치를 보이는 무사로 생활한다.

 

 진의 책사이자 충신인 최비는 자신과 진의 황제를 죄여오는 선비족의 틈바구니에서 책략을 펴서 진의 옥새를 반으로 갈라 한쪽은 선비족에게, 다른 쪽은 스스로 고구려에 들어가 미천왕과 대면함으로써 서로 이간질을 이용한 진을 보호하려했지만 이마저도 뜻을 펼쳐보지 못하고 연방세력들은 선비족의 계략에 따라서 흩어지게 되면서 뒤를 다시 도모한다.

 

 모용부의 고구려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하성 공방이 시작되지만 여노는 상부의 명령에 따라서 성을 열지 않던 차에  이름없는 병사의 출현으로 그 뜻을 버리고 그 병사를 구하기위해 스스로 목숨을 내놓게된다.

 

 그 병사는 바로 무 왕자-

 

자신의 행동때문에 스승 여노가 죽자 다시 모용부의 목숨을 노리게된 무는 고구려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자취를 감추게되며 최비는 고구려의 국상 창조리가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고구려를 살릴 편지 한 통을 받게되면서 모용외와 대적하고있는 후조의 석륵을 이용, 상황은 선비족과 후조의 반립으로 이어지게된다. (이후 10 년간 선비족과 후조의 싸움으로 고구려는 숨을 돌릴 수있게 된다. )

 

 무는 치밀한 계획아래 모용외의 침실에 들어가 그를 찌르게되고 여노의 복수를 하게되면서 상황은 선비족의 모용황이 아버지를 버리면서 최고 우두머리로 나서게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그 자신의 출생엔 을불의 부인인 아영의 존재때문이란 분노와 사유의 유연한 사신으로서의 처신, 무의 출현등이 모두 복잡하게 얽힌 관계에서 일대 혈전을 벌인 전투는 미천왕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왕으로 등극하게 될 사유태자, 즉 고국원왕의 시대로 접어들게된다.

 

 폭군 봉상왕을 무혈로 몰아내고 덕있는 정치와 나라 밖으로 영토를 찾는 일에 일평생을 받쳐온 소금장수 을불의 시대는 이렇게 접어진다.

 

 야만인족을 스스로 고구려 품에 안음으로써 아달을 뛰어난 장수에 앉히고 그들 숙신과 동화되어가는 과정, 창조리,여노, 조불 같은 뛰어난 장수를 두고 결코 한 귀에만 기울이지 않았던 을불의 고구려를 다스린 정치 이념은 언제나 백성위주였단 사실이다.

 

 과감히 자신의 죽음을 끝까지 불사하며 생명이 꺼져가는 와중에도 적에게 늘름한 모습을 보이려한 그의 정신은 뒤를 잇게될 사유에게 미친 영향이 대단히 컸을 것이란 짐작이 된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태자책봉에 관한 부분이다.

 부인인 아영마저도 첫 아들과는 달리 무에 대한 사랑과 기대감에 들떠서 정혼자를 미리 정해 둘 만큼 자신감에 차 있던 사람들에게, 자신을 빼 닮은 무를 제치고 사유를 정했을 때의 원칙이 사뭇 자신에게도 조차 엄격한 모습을 보인 군왕의 절제미를 보여준다.

 

 사랑하는 아들이기 전에 한 나라의 군주란 무엇인가?

 

군주가 되려면 과연 어떤 기량과 품성,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하는가에 대한 아비로서의 고뇌가 가득 들어있는 구절을 읽고있노라면 자신의 맘 속에도 이미 무가 어느정도  적임자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보단 넓은 의미의 군주로서 사유의 품성을 고려해 책봉한 대목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를 수있는 절대권력자라 할지라도 그 힘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나라의 안위가 결정됨을 느끼게 해준다.

 

 무의 사라짐은 분명 아비로서 괴롭고 힘들었을 것이나 이미 선비족과 최비와의 관계, 여러정황을 생각해가며 집권자로서의 녹록치만은 않은 군주의 길을 솔선수범하여 보여준 을불의 인생의 행로는 여타 많은 생각을 준다.

 

 역대 고구려왕 중에서 힘든 삶을 살았던 고국원왕의 다음 일대기도 그래서 작가가 그려보는 고구려의 시각을 정리해보는데, 기대가 크게 만든다.

 

고구려 역사에 관한 시리즈 연작이라서 이미 3권을 읽은 후에 시간이 지나 출판이 된것이라 처음엔 인물등장에 생각을 좀 해봐야 떠오르는 과정이 있긴 하지만 술술 넘어가는 대사와 상황이 묘사, 전략적인 방어와 공격의 흐름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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