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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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료의 작품들은 대부분 동양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내세에 얽힌 나의 존재를 밝혀나가는 과정과 현재의 내가 존재하는 공간에서의 용서,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선 어떤 과정이 있을 수가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소설적인 흐름으로 쓰고 있는 작가란 생각을 들게한다.   

이 책도 그의 분위기가 전에 나온 책의 내용상 별다른 큰 변화가 없는 자아실현 내지, 용서,진실, 화해, 보다 밝은 미래에 다가서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하는 현재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책 속의 주인공이 작가 본인이듯이 작가가 실제로 2006년도 3월에서 7월에 이르는 시베리아횡단 열차를 타고 장장 9288km를 횡단하면서 겪은 느낌을 소설속에 작가로 분해서 풀어놓은 이야기다.  

작가 스스로가 그간 일률적으로 써 놓은 흐름엔 전승내지 마녀의 화형식같은 장면이 나오듯이 이 책속에도 작가로서 명성을 쌓아 온 내면에 자라고있는 고독과 중독에 휩쌓이면서 나도 모르게 타인과 교제하고 접촉하는 동안 불가피하게 발생되고 있는 여러가지 일들에 관여를 하고있단 사실을 느껴갈 즈음 시베리아횡단열차에 몸을 싣게된다. 

 자신이 써온 블러그의 한 내용을 보고 따라 온 터키출신의 20대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힐랄이란 여성으로부터 적극적인 동행의사에 따라 같이 여행을 하게되고 그녀의 눈동자 안에 자신이 알게모르게 느끼고 있었던 전생의 그녀와 얽힌 과거를 들여다보는 알레프를 경험하게된다.  

알레프- 

 모든 것이 한 시공간에 존재하는 지점이란 뜻으로 쓰인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힐랄이란 여성과의 나이차가 많음에도 그녀의 눈동자를 통한 과거로의 자신의 전직이었던 수도사로서의 한 여인을 사랑했던 신분의 벽을 넘지못한 사랑, 그녀가 다른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스페인의 종교재판에 마녀로 의심받아 처벌을 받게되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스스로 나서서 그녀의 무죄임을 고백하지 못했던 죄를 작가는 현재의 힐랄에게 용서를 구하게되고 그녀는 내용도 모른채 용서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에게 사랑고백까지 하면서 같이 동행할 것을 요구하지만 이미 작가는 그녀와 함께했던 그 경험으로 이미 그녀를 이성으로서의 사랑이 아닌 모든 것을 감싸안는 진정한 평화로운 사랑애를 느끼게된다.  

길고 길었던 각 도시들을 방문하면서 그녀와 함께, 때로는 그의 통역자인 야오와 함께 한 샤먼과의 만남을 통해서 , 바이칼 호수가 내뿜는 천혜의 자연적인 유혹 앞에서 세 사람이 동질의 공통된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은 실제로 독자들로 하여금 같이 그 공간속에 참여를 하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의 흐름이 말 그대로 자유롭다.  

 독일 월드컵을 맞이하여 이미 만나기로 약속한 현재의 화가인 아내를 그리워하는 사랑 앞에서 힐랄에게 이별을 고하지만 힐랄은 여전히 미지의 만남을 의미하듯 말하면서 이별하는 과정은 과거에서 저지른 잘못된 고백의 용서와 참회. 그리고 현재의 힐랄을 통해서 본 용서와 그들이 공유하는 사랑의감정은 과거는 과거가 아니요, 여전히 현재에 연결이 되어있으며, 이는 미래에도 여전히 연장선상에 있음을 작가는 실제 스스로 겪은 아주 환상적인 느낌에 기거하여 이런 소설을 내놓았다.  

" 생은 기차이지 기차역이 아니다" (p181)
 

소설이라고는 하나 말 구절구절마다 인생의 절반을 넘어선 노 작가답게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꼈을 인생에 대한 생각을 나타내는 구절구절 하나하나가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깊이있는 문구로 전해져오기에 소설이라기보단 작가의 실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삶에대한 철학을 소설이란 기법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쓰여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잔잔한 흐름속에 이 책을 덮고난 독자라면 이미 시베리아횡단열차에 몸을 싣고 떠나는 여행을 준비하고 있진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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