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랑
필립 베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9살의 이탈리아 명문가의 자제인 루카 살리에르는 이틀 전 연인인 안나의 실종신고가 들어오면서  아르노강에서 시신이 발견이 된다.  

그의 몸은 이미 부패로 시신이 썩어간  일부와 수면제 복용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수사가 시작이 된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이 소설은 3명의 화자가 등장한다.  

한 명은 죽은 루카가 자신의 시신이 강에 떠밀려 드러난 모습과 장례절차 속에 치러진 어두운 무덤 속의 묘사, 자기를 둘러싼 주위의 사람들인 부모, 연인 안나, 그리고 또 다른 사랑의 대상인 동성인 레오에 대한 연민을 드러낸 시각으로 그려진다.  

5년 전에 만나 연인으로서 지내왔던 그 모든 순간이 그의 죽음으로 인해서 무너져버린 그녀의 심정을 쏟아붓는 그녀의 고통스런 몸부림, 그의 부모가 모종의 의미있는 어떠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심증을 느끼고 있지만 차마 대놓고 물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의 아파트에 들어가 살펴보던 중 책에서 레오란 이름을 발견하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연인에 대한 모습을 보게된다.  

기차역에서 오고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중에서도 남성을 대상으로 남창일을 하고 있는 23살의 레오는 신문의 부고란을 통해서 루카의 죽음을 알고 자신이 세상과의 인연이 끊겨졌음을 비통해 하며 루카의 장례미사가 있는 곳으로 가서 사진을 통해 보았던 안나의 슬픔을 발견한다.  

 루카의 부모로 부터 레오란 존재에 대해 묻기까지 안나가 망설였던 가지고 있는 , 소위 말하는 명성있는 가문의 사람들의 위상이 실추될 것을 염려하면서 그의 부모가 내뱉었던 레오와 루카의 "교제"란 단어를 들음으로써 자신을 배반한 루카의 또 다른 사랑모습을 보게된다.  

 결국 그, 레오가 있는 기차역으로 간 안나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 레오란 인물을 찾으러 가면서 그 둘은 공통으로 사랑한 사람인 루카에 대해서 서로 다르면서도 같은 사랑의 방식과 모습을 보면서 그들 나름대로의 루카에 대한 추억에 잠긴다.  

 

이야기는 아주 간단한 세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주된 흐름이지만 작가의 글 흐름의 전체적인 개념이라고해야 하나?  고독, 고백, 침묵의 일관된 흐름이 각자의 머리 속에서 흘러나와서 독자들로 하여금 흡수를 하게 하는 방식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루카의 청소년 시절부터 있었던 동성애에 대한 취향, 부모의 반대와 가문의 절대적인 귀족적인 분위기로 인해서 포기를 하면서 지내왔던 성향이 문득 비쳐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안나에 대한 사랑은 진실로 사랑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결혼해 주길 바라면서 같이 살기를 원하는 말에도 허락하지 않는 그간의 사정이 루카의 연민과 그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말하지 않는 침묵으로 일관한 행동이  결국은 두 연인 모두에게 큰 고통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루카의 이해할 수없는 불가사의한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을 밝히길 보단 거부하면서 외면했단 사실을 레오를 만나면서 깨달은 안나의 참담함, 레오를 첫 대면한 순간 그의 젊음을 보고서 게임 자체가 안된단 사실을 알고 좌절에 이르는 안나의 몸부림치는 처절한 행동이 안쓰럽게 다가온다.  

 레오 또한 자신의 이런 취향으로 인해서 경계의 선을 넘어선 자신들의 구역에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인 루카를 사랑하게되고 서로의 진정한 사랑을 이뤄가면서 세상의 끈을 유지했던 자신의 사랑이 끊어짐을 레오 나름대로의 고통과 그리움으로 그려진다.  

 경찰의 자살도, 타살도 아닌 사고사로 결론이 나면서 안나의 무너짐은 영원히 미제의 해답을 알 수없는 루카의 죽음에 대한 짐을 지고 살아가게 만든 루카의 처신이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두 사람 모두를 사랑한 루카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한 수면제 과량복용과 알콜에 의한 취기로 인해서 강에 빠져 죽은 그 사실을 두 사람은 영원히 알 수없는 채 오랜 시간동안을 각자 나름대로의 사랑의 상처를 안고 살아갈 모습을 작가는 루카 부모의 침묵과 안나의 고백, 레오의 고독을 비교하면서 그려낸 이 소설은 주관되게 일관성을 이루고 있는 작가의 또 다른 사랑의 방식을 전해주고 있기에 국내 제목인 이런 사랑이란 것을 통해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다른 각도의 사랑의 모습을 본다는 점에서 새롭다고 할 수있을 것 같다.  (원제인 이탈리아 청년이란 제목도 그대로 해도 좋을 듯 싶단 생각이다. )

 다만 먼저 읽은 "포기의 순간"의 내용 안의 동성애처럼 이 책에서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기에 작가가 혹시 동성애자(?)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비슷한 주제들이어서 신선감은 떨어진다.  

 다만 각기 다른 사랑의 색채로 한 사람을 사랑한 두 사람의 감정의 폭과 행동, 한 사람이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한 행동이 소설의 소재로선 새롭단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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