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박스
아모스 오즈 지음, 곽영미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의 교수로 있는 알렉과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알리나는 7년 전에 이혼한 사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그녀가 편지를 보내오고 내용인 즉슨 그들 사이에 난 아들인 보아즈가 집을 나간 사건이 발생이 되고 퇴학 당하기 전에 아들이 원하는 농업학교에 보내기위한 돈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이미 미카엘 솜모란 남성과 결혼을 했으며 그들 사이에 마들렌이파트란 딸이 있음을, 보아즈는 자신을 창녀로 불른단 내용까지 적어보낸다.   

 

그런 그녀에게 알렉은 돈을 보내게되면서 그들 사이에 쌓였던, 결혼을 하기까지의 과정과 이혼을 할 당시에 있었던 일까지를 전부 편지의 형식으로 만든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이 일은 곧이어서 그녀가 정작 편지를 보낸 진심은 아직도 알렉의 그림자가 자신의 결혼생활 내내 머물고 있단 사실, 아직도 그를 그리워하고 있단 솔직한 맘을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정작 알렉은 그 편지를 받고서도 냉정함을 잃지않는 태도를 보이고 법적인 판결로 서로에게 아무런 짐이 되지않는단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원하는대로 그의 변호사인 차크하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돈을 연이어 보내줌으로서 그간의 자신의 행동에 대한 속죄의 일부를 면죄받고자하는 행동을 보인다.  

 

 그런 가운데 철저한 이스라엘 건국의 활동을 위한 행동을 하는 그녀의 남편인 미셸은 알렉의 과거행동을 비판하고 그에 대한 응당의 보상으로서 돈을 받아야한단 논리를 내세우면서 알렉에게 건설에 필요한 돈을 요구하는 행동까지 하게되고 점차 자신의 행동에 변화가 오고 있음을 알지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 책은 그런점에서 편지란 형식을 취하고 있기에 어쩌면 면전에대고 서로에 대한 불만사항들, 그간 알고싶었지만 이미 끝나버린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쉽게 풀어내고 화해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으면서 이스라엘 작가답게 자신의 나라가 처한 상황에서 부딪치는  아랍인들과의 정세유지같은 현 상황에 대한 비유도 각 인물을 통해서 각기 다른 주장을 펼쳐보인다.  

 

 시온주의자니, 안식일이니, 유대인이란 관념이 없이 한 학자로서 비판의 자세로 일관하는 알렉의 자세, 이민자의 출신으로 이스라엘에 정착한 미셸의 철저한 애국주의자를 선봉하고 그에 따른 행동과 유대인의 의식을 갖고있는 모습, 아랍인이나 이스라엘인이나 어느 선이 반드시 옳고 나쁘다고 선을 긋지않는 것에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해서 공동된 생활을 주장하는 보아즈의 행동들은 현 이스라엘이 갖고있는 정치적인 주장을 내세우는 대표격을 내세웠단 점에서 작가가 지향해 온 주장을 쉽게 알 수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정도는 해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신장암으로 인해 얼마 남지않은 삶을 이스라엘에 돌아와서 옛 집에 보아즈가 살고 있는 곳으로 와서 삶의 마지막을 마치려는 알렉이 미셸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나 알리나가 딸을 데리고 간 현 남편인 미셸에게 보낸 알렉을 간호하는 일상의 모습을 담은 내용들은 자기주도로 사랑을 이뤘고 결혼하고 부정을 저질러서 이혼까지 이른 여인이 아들의 아버지이자 한 때는 남편이란 이름으로 불렸던 옛 남자를 인간대 인간으로서 간호하는 과정은 새삼 이혼이 다 무슨소용이 있으랴 싶은 맘이 들게도 한다.  

 

 "우리는 비행기가 추락 한 뒤에 편지를 주고 받으며 블랙박스의 내용을 분석했소.-p129 

 

결국은 알렉이 쓴 내용처럼 이 소설은 상처가 긁고 지나간 자리에 왜 우리가 이래야만 했는지에대한 반성내지는 회한, 그리고 화해와 용서를 담아가는 과정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각 인물들이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드러난 인간들이 지닌 각기의 모습을 투영해 본 심리묘사와 성서의 내용을 인용해서 철저한 시온주의자를 주장하는 미셸의 순수하고 순종적인 모습이 돈에 취해 점차 달리 변해가는 모습은 꼭 이 사람만이 그렇다고 할 순 없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비쳐주는 것 같아 씁씁하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작가 작품은 처음이라서 그런가, 영미와 불어권, 스페인어권의 문학과는 전혀 다른 맛을 풍기고 있다.  

 

더군다나 이혼한 부부간의 원망, 용서, 화해란 점을 화두로 내세우면서 작가가 지향하고있는 정치적인 색채를 느낄 수있단 점에서, 또 현재 절판된 책이란 점에서 두루두루 이색적인 면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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