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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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이지만 16살이라고 속이고 사는 딱부리란 별명을 지닌 소년과 그의 엄마가 어느 날 꽃섬이라고 불리는 쓰레기처리장에 자릴 잡는다.  

아는 오빠라 불린 아수라(딱부리가 지은 별명)의 소개로 쓰레기를 몰고오는 차에서 나오는 온갖 물건들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사 자신들의 총수매값이 달라지는 세상이다. 

아수라에겐 땜통이라 불리는 그보단 나이가 적은 아이가 있었고 그 아이의 안내로 그들의 보금자리가 있는 강둑 너머의 찬란한 불빛이 보이는 평이한 세상의 구경을 한다. 

꽃섬이라 불린 곳에서 좀 더 떨어진 곳에 신이 들렸다고 생각되는 빼빼엄마라 불린 딸과 만물상 할아버지, 그리고 땜통과 빼빼엄마가 보는 김서방네 사람들의 파란불빛을 통해서 딱부리는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땜통이 김서방네 가족이 알려준 곳에서 돈 뭉치와 금은 귀속품을 발견해 딱부리에게 줬을 때도, 딱부리는 자신이 살던 예전 동네를 기억하면서 온갖 몸에 밴 그 곳의 냄새로 부터 탈출해 잠시나마 땜통과 같이 평범한 세상으로 , 아니 이미 낯익은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하지만 돌아온 후의 쓰레기장에서 연쇄적으로 쌓인 물건에서 나오는 악취가스로 인한 폭발은 돈뭉치를 날리게되고 간신히 만물상 할아버지네 집으로 피신한 딱부리 모자는 땜통이 자신의 슈퍼마리오 장난감을 가지러 되돌아간 사실도 모른채 곧 오겠지하는 심정으로 기다리지만 이미 시신이 되어 발견이 된다.  

황석영 작가의 소설인 이번 낯익은 세상은 이미 익숙해질법한 세상에서 나오는 온갖 이물질의 쓰레기 더미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말처럼 예쁘지 않은 꽃섬에서 삶은 치열하게 이뤄지고 정부기관의 힘으로 끌려가 생사도 모른채 바른 사람으로 거듭나기위해 끌려간 아버지를 두고 생계의 책임을 진 엄마를 따라서 간 그 곳에서 소년은 자신의 학교도 거부한 채  그저 먹고 살기위한 현실의 생활에 참여를 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아수라와의 부부처럼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도 배신감을 느끼게되지맘 이 또한 그 곳 세상의 이치란걸 깨닫게 되는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세상은 그야말로 쓰레기에서 나오는 온갖 오물과 먹다버린 음식에서 조차 희망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흡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카산드라에서 나오는 쓰레기 하차장을 연상케도 하고 난지도의 모습도 그려지게 되는 이 배경속에서 작가는 이 모든 것이 별개의 세상이 아닌 모두 두루두루 맺어져가고 있는 연결고리의 세상임을, 그 안에서도 혼령식을 나타나는 김서방네의 모습을 비춰줌으로써 모두 세 가지의 낯익은 세상을 제시해준다. 

비록 땜통이 어이없이 슬프게 세상과 이별은 했지만 그 곳에서 풀이 자라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희망을 갖는 딱부리의 모습에서 우리는 현재의 외면하고 싶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없어선 안될 쓰레기장의 모습속에서 우리의 순수한 본연의 모습을 찾아보잔 의미로 들린다.  

세세한 쓰레기처리의 단계묘사와 음식물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버린 음식의 형태, 결코 아파선 안되는 그  곳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자녀들이 살아가는 방식에서 여전히 자본주의의 한계를 느끼게도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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