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외삼촌 - 한국전쟁 속 재일교포 가족의 감동과 기적의 이야기
이주인 시즈카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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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살림에 세 형제중 막내였던 아버지는 살기위해서 엄마와 큰형이 마련해준 돈을 가지고 13살에 일본에 건너와 온갖 일을 하던 끝에 지금의 어머니인 요코를 맘에 품게 된다.  

근 1여년간의 허락을 구한 끝에 염전의 일을 돌봐주던 장인의 허락을 받아서 결혼을 하게 된 아버지는 이후 사업이 번창하게 되면서 자식들도 남부럽지 않게 두게된다.  

엄마의 남동생인 고로, 한국이름은 김오덕- 

일본에서 태어났고 어려움을 모르고자란 외삼촌은 직설적인 말과 행동때문에 부모의 걱정을 사지만, 일본이 전쟁에 패하고 일본에 살고 있는 동포들이 하나 둘 고국으로 돌아가자 부모들도 고국으로 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선뜻 한국에 가길 꺼려했던 고로도 결국은 배에 오르게 되고 누나의 가족은 매형의 결정에 따라서 일본에 남게 되는 상황이된다. 

6.25가 터지게 되자 고로는 마을 사람들이 자식들 징용을 피할 목적으로 와룡산에 파 놓은 구덩이에 다른 사람들과 생활하게 되지만 이씨의 아들과의 말다툼때문에 결국 그 곳을 나오게 되면서 북한군과 합류를 하게된다.  

여러 곳을 전전하던 끝에 북한군의 실상과 죽어가는 사람들의 시체를 본 고로는 집에 들어오게 되고 마을사람들은 밀고로 인해 젊은이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그 지목자로 고덕을 의심하게 된 상황- 

어떻하든 자식을 살리려던 부모는 닭장 밑에 구덩이를 파고 근 1여년간 그 곳에서 생활하게 만든다. 

일본에선 수시로 사람을 보내서 자신의 친가소식과 처가 소식을 듣게 된 아버지는 처남이 위험한 상황에 닥쳐있자 스스로 구하기로 하고 뱃길을 이용한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거제도을 거쳐 처가가 있는 곳에서 처남을 빼내오고 다시 처남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으로 서울로 가서 군에 처남을 넣기까지의 과정이 근 한 달여간의 시간을 흐르게 한다.  

무사히 약속장소에 나타난 겐조일행과 조우한 아버지는 가족들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오게 된다.  

흔히 디아스포라 하면 유대인을 떠올리게 되지만 역사에서 보면 비단 이 민족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것이 넓은 의미로 해석해 보자면 그렇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숱한 고난속에서 역사를 지탱하고 유지하게 된 원동력 안엔 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스며든 이국의 땅에서 터전을 이루어왔고 오늘 날 비로소 그의 후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한국인의 뿌리를 유지하면서 지내오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의미만을 부여하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일본의 식민시대에 단지 살기 위해서 고향과 형제들을 등지고 이국의 땅에서 살아가야했던 사람들의 실체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픈 맘을 지니고 보게 된다.  

한국인 부모밑에서 태어난 저자는 일본인 2세로서 작가로서 이름을 알린 사람이다.  

그가 자신의 부모얘기를 즉 아버지와 외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아버지와 한 평생 같이 일했던 겐조라는 사람을 방문하면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인생을 듣게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인 다다하루로 나오고 있는 이 주인공은 아버지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가업을 잇길 포기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마찰을 일으킨 가운데 , 겐조로부터 그간 자신이 동경해 오던 외삼촌의 만남과 죽음 앞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행동을 듣고 새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일본이 패망하면서 일본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국사람들의 각기 다른 의견의 차이, 그리고 현재 일본에 남은 교포들의 생활상은 일본의 정책아래 철저한 타국민으로 위시되오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서 그간의 삶의 고충을 엿보게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어머니요, 모성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정치권력을 쥐고있던 세계 열강세력들 틈바구니 속에 일반 소시민들이 당하기 쉬운 철저한 이데올로기의 상황에서 아버지는 정치? 권력?  그딴거 다 무시한다.  

목적은 오로지 가족을 다시 구해오는 것, 그것이야 말로 단 하나의 유일한 목적이 된다.

자신이 살아온 어려웠던 가족사나 자신이 오늘날 이런 부를 이루기까지 일구어온 행로를 결코 입밖에 내뱉지 않는 전형적인 한국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자신의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은 진정한 용기는 무엇이며, 가족애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양국 그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낄 수 없었던 철부지 처남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조카들을 일본에 데려오기 위해서 그간 모은 재산의 일부를  처분하고 자금과 배를 마련하는 일에서부터, 거제도를 기점으로 인도를 버리고 오직 자신의 강한 정신 하나만을 믿고 산비탈과 숲을 이용해 도달하는 경유지의 과정은 땀을 비실비실 흐르게 한다.  

한 번도 자식 앞에서 내비친적이 없던 그 때의 일을 , 그것도 술을 빌어서 직원이었던 겐조에게 한 말은 단 한 번에 그치게 되고 결코 내세우지 않는 점을 미뤄볼 때 당시 아버지의 생각은 자신이 핏줄이 있는 일본으로 반드시 오겠다는 굳은 신념,  고국의 정세가 양 분단의 이익에 엇갈려 헤맬 때도 오로지 가족들에 대한  걱정 하나였단 점에서 진한 가족애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읽혀지는 생생한 이야기 흐름은 삶에 있어서 각본없는 드라마란 바로 이런 경우를 일컫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한다.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아들의 입장과 어릴 적 바다에 나가서 한 없는 바다를 보곤했던 부모님들의 모습은 타국에 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진정한 마음의 고향은 한국이란 사실이 뜨거움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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