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폴 오스터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베트남 전을 반대하는   22살의 대학생인 애덤워커는 어느 날 파티에서 루돌프 보른이란 교수와 그와 같이 온 마고란 여인을 만난다.  

 보른으로부터 잡지사 창간에 대한 일임을 맡아달란 요청에 응하게 되고 그가 잠시 자릴 비운 동안 연상의 여인인 마고와 섹스를 하게 되지만 그가 돌아오면서 약혼하게 됬단 소리와 함께 마고는 쫓겨나게 된다.  

이후 그가 자신과 함께 어린 흑인 청소년에게 총을 겨눈 위험에 처하게 되자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칼로 그 소년을 처리하게 되고 혼란에 빠진 애덤을 곁에 두고 그 사건 현장에서 소년을 데리고 사라진다. 얼마 뒤 그 소년은 처참히 죽은 모습으로 발견이 되고 고민에 쌓였던 애덤은 경찰에 뒤늦게 신고를 하게 되지만 보른은 이미 미국을 떠난 상태. 사건은 흐지부지 되고 만다.    

그 뒤의 괴로움과 보른의 죄를 처벌받게 하겠다는 생각에 차 있던 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파리에 갈 것을 신청하게 되고 이어서 파리에서 유일한 아는 사람인 마고를 찾게 된다.  

보른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너는  그로부터 자신은 그 소년을 죽이지 않았단 말과 함께 자신이 곧 결혼할 여자와 그녀의 딸을 소개하겠다는 말을 듣고서 이 두 모녀를 이용해서 보른의 추악한 사실을 알린다면 결혼은 깨지고 그가 난처할 것이란 생각에 의도적으로 그녀, 즉 엘렌과 그녀의 딸인 세실을 만나게 된다.  

세실로 부터 식사초대를 받게 된 자리에서 세실이 자신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단 걸 듣게되고 이어서 보른의 과거 사실을 말하게 되지만 오히려 세실로부턴 아픈 말을, 느닷없이 자신의 방에서 발견된 마약으로 말미암아 작별인사와 해명 할 새도 없이 프랑스로부터 추방을 당하게 된다.  

이후 미국에 돌아온 는 시인으로서, 다시 변호사로 일하다 흑인 여성인 샌드라윌리엄스와 결혼에 이르게 되고 레베카란 딸을 자신의 딸처럼 받아들이며 살고 있단 사실, 지금은  백혈병으로 투병중이며, 위 모든 사실을 자신의 동창이자 성공한 소설가인 짐에게 봄, 여름이란 제목으로 보낸다. 

이후 만날 약속을 정하면서 그를 방문한 짐은 바로 얼마 전 운명을 달리했단 사실을 접하고 그가 남긴 마지막 가을편인 이야기 후편을 애덤이 남긴 자료를 토대로 자신이 엮어가게 된다.  

참으로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는 소설이다.  

처음엔 나로 시작이 되는 애덤워커가 , 보른을 만나게 된 경위와 그의 이중적인 단면에 치를 떨게 되고 자신의 뒤늦은 행동을 반성하기까지가 봄으로 설정되는 이야기라면, 그 자신이 짐에게 말했듯이 나로 시작된 이야기가 점점 미궁에 빠지고 그 늪을 헤어나올 수 없단 고민에 짐의 의견을 받아들여 너로 시작되는 여름이 그 뒤를 이은 이야기로 나온다.  

너로 시작됨으로서 좀 더 자신의 내면과 내가 겪었던 일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게 됬고 이어서 병이 악화되면서 가을에 해당하는 이야기 부분엔 짐이 "그"라는 표현처럼 확실한 제 3자의 모습을 취하면서 연장의 선에 닿고 있다.  

애덤이 마고와 함께한 잠자리나 친누이인 그윈과 같이 동거생활을 하면서 겪은 동침의 현장 묘사, 파리에서 다시 보른의 죄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에 의도적으로 접근했지만 세실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모습이  다른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한 글 형태가 새롭게 느껴졌다.  

작가는, 우리는 내가 나를 생각하고 느끼는 것 외에 내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색다른 면을 들여다 보기 위해선 또 다른 주체인 너, 그란 방법으로 둘레를 둘러보는 방법이 보이는 면만이 나의 진정한 모습도 될 수 있지만 전혀 그렇다고 생각지도 않던 면을 보게됨으로써 보이지 않는 면도 보게 된다는 경계의 면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속의 주인공들 중 누나인 그윈의 입을 통해서 들은 얘기와 애덤이 쓴 글의 사실성 확인조차도 서로 상반된 주장, 그리고 세실을 만나고 그녀가 들려준 보른이 제시한 자신과의 결혼청혼얘기와 이중 삼중의 스파이노릇을 했다는 생각을 하게하는 소설의 소재 제공은 읽는 내내 이것이 실은 자신의 이야기지만 이름만 달리 바꿔서 소설이란 이름으로 허울을 쓴 가공의 이야기인지 , 사실에 기반을 둔 인생에 노년을 맞고있는 보른이란 실존 인물이 그간 자신이 해 왔던 일을 고백하는 것인지 하는 모호함을 드러냄으로써 독자들을 라틴의 문학계에서 이뤄지고있는 환상의 세계와는 또 다른 면을 보여줬단 점에서 오스터의 이 소설은 빛을 발한다고 생각되어진다.  

읽는 독자스스로가 인칭의 변천되는 과정에 몰입이 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점점 그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건의 연속성이 우연이 필연의 일로서 받아들여지게 되는, 즉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의 자연적인 흐름속으로 빠져들게 된단 점에서 이 소설의 맛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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