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 불우한 시절을 보냈던 미국의 전형적인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톰 보이드. 밀러, 캐롤은 절친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그 곳을 떠나서 각자의 삶에 충실하게 살던 이들 세 사람중 톰은 천사 3부작 시리즈로 연작 소설을 쓰면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고 (전직인 교사출신이란 것에서 작가의 삶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출판, 영화의 판권에 대한 일을 도맡아 하는 밀에게 모든 일을 전적으로 맡기면서 글 쓰기에 전념한다.  

2부작까지 연일 성공을 거두면서 건반 연주자인 오로르와의 사랑을 하게되지만 그녀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로 상실에 젖게되고 이후 대인 기피증같은 증세를 겪으면서 3부인 글을 쓰는데 의욕을 잃고 살아가게 된다.  

밀의 고백으로 그간 자신이 쌓아왔던 모든 부의 원천인 돈이 펀드에 투자실패가 됨으로써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서도 글을 쓸 의도와 의욕이 상실됨은 어쩔 수가 없는 상태로 번진다.  

어느 날 번개가 치고 파도가 거세게 몰려오는 밤, 신비의 여인이 밤에 그의 앞에 나체로 나타나게 되고 자신은 톰이 쓴 소설속의 여자인 빌리라고 자신을 밝힌다.  

밀과 캐롤의 계획대로 정신감정을 받으러 간 톰은 그들이 자신을 병원에 입원시키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창문으로 뛰어내려 차에 떨어지고, 이어서 빌리와 함께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애인과 같이 여행중인 멕시코로 가기위해서 둘은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빌리 자신은 톰이 자신을 다시 책 속으로 돌아가게 해 준다는 약속과 함께_ (글럴려면 피나는 글을 써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음에도 사랑하는 오로르를 되찾게 해 주겠다는 빌리의 말을 믿고서...) 

이후 우여곡절 끝에 그녀가 있는 멕시코의 호텔에서 오로르를 만나게 되지만 정작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빌리란 것을 알게되고 고민에 쌓인 톰. 

빌리의 입에서 나온 검은 액체는 잉크와 같은 액체이며 그녀의 몸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이상체질이란 것을 알게 된 톰. 밀, 캐럴은 그녀를 살려내기 위해서 양장본으로 나온 한정  판인  책을 회수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뛰게되고 오로르의 소개로 그녀를 고칠 수 있는 의사가 프랑스에 있다는 소개를 받고 둘은 파리로 간다.  

밀과 캐롤은 모든 책은 파쇄되고 마지막 한 권이 톰으로 시작해서 여러 사람의 손에 거쳐 간 정황을 파악하게 되고 그 둘은 책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하게되면서 캐롤의 힘든 어려웠던  어릴 적 상처와 그 상처를 대신 처리한 톰에 대한 행동을 알게 된다.  

파리에선 무사히 힘든 수술을 마친 빌리는 예전 처럼 건강을 되찾아가게 되고 책 한 권도 무사히 그들 손에 넘어오지만 어느 밤  빌리는 톰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잠을 자고 일어난 톰에겐  빌리 존재의 자체의 그리움만 몰려올 뿐이었다.  

몇 개월후 밀과 캐롤의 결혼식에서밀의 고백으로 인해서 사실은 빌리란 존재가 2류 배우지망생인 릴리란 이름의 여자였고 글을 쓰게하기 위한 밀의 계획대로 움직였단 사실을 알게 된 톰은 그녀가 공부하고 있는 대학교로 가지만 멀리서 그녀의 모습만 보고 돌아와 "종이여자"란 책을 내게 된다.  

다시 유명 작가로서 사인회를 갖던 톰은 그의 책을 보고 온 릴리와,아니 빌리와 재회를 하게 되고 그녀를 결코 놓치지 않으리란 결심을 하게 된다.  

언제나 로맨스는 달콤하다. 말 자체가 내뿜는 뉘앙스도 그렇지만 삶에 팍팍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잠시나마 모두가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위의 종이여자는 기존의 기욤의 책 내용처럼 언제나 불우한 가정을 극복하고 미국과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적인 비쥬얼감각이 뛰어나게 그린다는 점은 같지만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좀 더 깊게 그간 그가 써온 책과독자에 관한 자신의 견해도 밝히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롭다.  

다소 허무하기도 하고 상황설정이 너무 공 뜬다는 점도 있지만 (그렇기에 로맨스가 아니던가?)  사랑이란 본질 앞에서 두 남녀가 서로가 서로에게 이끌리고 공감을 갖는 대화는 무리가 없이 나도 모르게 끌려들어가게 만든다. 

처음 자신이 쓴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 여기면서도 어느 사이엔가 서로가 생각하는 사랑의 대상에 대한 대화는 톰이 점차 빌리란 여인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자신도 모르게 그간 자신이 써 온 소설속의 인물들에 대한 생각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들에 대한 책임감도 느껴감을 알게 해 준다.   

"근본적으로 책이란 뭘까? 

종이 위에 일정한 순서에 따라 글자를 배열해 놓은 것에 불과해. 글을 쓰고 나서 마침표를 찍는다고 해서 그 이야기가 존재 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내 책상 서랍에는 아직 출간되지 않은 미완성의 원고들이 몇 개나 들어 있어. 난 그 원고들이 살아있는거라 생각 안해. 

아직 아무도 읽는 사람이 없으니까. 책은 읽는 사람이 있을 때 비로소 생명을 얻는 거야. 머릿속에 이미지들이 커지면서 주인공들이 살아갈 상상의 세계를 만드는 것.  

그렇게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가 바로 독자들이야." 

위의 작가의 생각처럼 살아있는 책이란 독자의 손에 들어가서 그것이 어떤 숨결로 이어지고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존재의 가치로 이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준 대목이 아닌가 싶다.  

한국을 방문했던 터라, 한국의 고정된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던것인진 몰라도 책의 중간에 마지막 책 한 권의 긴 여정속엔 한국 여대생과 이화여대의 모습,서울의 모습이 나오고 있어서 제 2의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한국에 대한 사랑이 흐르고 있어서 읽는 내내 신기함과 흐뭇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서 하나의 보너스를 얻는 기분이었다.  

가벼우면서도 진실된 사랑의 감정 포착 묘사와 함께 책이 톰의 손에 오기까지의 여정이 재밌게 그려지고 있어서 읽는 내내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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