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 대하여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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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유미코는 일정한 직업도 없이 이탈리아 남자의 도움으로 생활을 하던 중 엄마와 쌍둥이였던 이모의 아들인 쇼이치의 방문으로 엄마와 이모의 사이, 자신이 삼촌과의 관계를 끊으면서까지 생활하는 일상을 되돌아 볼 겸 긴 여정을 향해간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특수단체 교조였지만 엄마와 이모들은 따르지 않았고 그런 와중에 아빠와 결혼한 엄마는 강령회에서 실패함으로써 이상해지고 아빠를 비롯해서 삼촌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한 행동을 함으로써 아빠는 죽고 삼촌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지만 엄마, 아빠가 이룬 모든 것을 고나미가 사람들과 같이 차지하게 된다.  

엄마와 이모가 같이 치료를 받고  있었던 클리닉을 방문하고 그들의 생활을 듣게 됨으로써 그 안에서 일어났던 엄마와 이모간의 사이를 추적해 가던 중 유미코는 데자뷔 같은 현상을 느끼게 되고 엄마 칼에 찔려서 살아난 구마미요코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그 사고이후로 카운셀링일을 하고 있었으며, 엄마는 마법의 힘을 벗어날 수 없었던 반면 이모는 그것을 뿌리치고 다른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더불어 사촌지간인 쇼이치로 부터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말을 듣게되고 마지막으로  아빠의 산소방문을 하던 중 자신의 실제 존재가 실은 이모가 죽으면서 자신을 구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자신의 아들인 쇼이치의 꿈속에 나타나 유미코를 보살펴달라는 긍정의 힘을 알게 됨을 깨닫게 된다.

일본의 소설은 세계 문학상에 빛나는 작가를 배출한 나라답게 우리나라에서도 그 인기가 높다.  

같은 동양이면서 생활의 차이에서 오는 방식때문인지 몰라도 간혹 읽다보면 우리 정서에 맞지않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문화방식에 갸우뚱해지기도 하지만 여타 다른 나라 작가들과 비교해 보면 분명 우리가 짚고 넘어가고 배울점이 있다는 점에선 일본작가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그런 작가들 중 한 명이 바로 요시모토 바나나_ 

이름을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CF속의 제품이름 같기도 한 이 작가의 새 작품을 만났다.  

바로 치유의 여정을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소재의 방식이 마녀학교라는 특수이교 집단을 내세워서 그 안에서 벗어나고자 행동한 이모와 (마치 오대양 사건이나 일본의 사이비 집단 사건을 연상케 한다.) 그런 이모와는 달리 그 안에서 자신의 뿌리와 신념을 내세우자 했던 엄마간의 갈등, 그리고 조카인 주인공 유미코를 끝내 돌보지 못한 맘에 아들의 꿈에까지 나타나 따스함을 보여주고자 했던 이모의 가슴아픈 이야기, 자신의 존재 조차 이미 죽은 사람이란 인식을 하지 못하고 떠돌다 쇼이치의 도움으로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확인해 가는 유미코의 아픈 여정이 가슴을 내리누른다.  

일명 큰 일을 당한 사람들 정신속에 트라우마라고 하는 용어로 알려진 이 현상은 자신이 이미 엄마의 손에 죽었다는 사실자체도 인식하지 못한채 엄마와 이모가 머물렀던 클리닉에서의 회상장면, 정원에서의일은 읽는 내내 추리기법을 연상케하기도 하고 그런 유미코를 따라다니면서 자신 또한 그 일로 인해서 마음의 아픔을 느끼고 살아간 엄마의 모습을 기억하는 쇼이치의 마음도 보여준다.  

흡사 식스센스란 영화를 상기시키듯한 이 소설은 자신의 본 모습을 알아챈 순간 독자를 어머나! 하는 반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게 한다.  

하지만 여기까지_ 그 흔한 그 뒤의 일이 영화처럼 소름끼치게 독자의 허를 찌르지 않은 채 작가는 자신의  글 솜씨의 패턴대로 유연하게 유지하며 그 흐름의 완성을 이룬다.  

이모가 결코 자신을 잊지 않았음을_ 

엄마로 인해서 상처를 받거나 죽음으로 간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 속엔 자신 또한 포함되어있었음을. 

단지 자신이 그것을 느끼지 못했고 그런 가운데 쇼이치로 하여금 이제사 편히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바라 볼 수 있다는 데서 위안을 삼는다.  

누구나 한 번은 죽는다는 사실 앞에서 유미코는 행복하게 삶을 마감했다고는 할 수 없는 정말 황당한 일이 발생함으로써 죽었지만 그런 그녀를 따뜻한 위로와 이제는 편히 쉬게 하여주고 싶다는 이모의 염원이 쇼이치의 꿈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해 준데는 따스함을 느낀다.  

죽음 이후의 세계가 어떤 곳인진 몰라도 작가의 필치로 그려낸 그녀에 대하여는 말 그대로 그녀 유미코의 아픔만큼이나 우리 모두에게 그녀가 더 이상 아파하지 않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 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책 표지의 그림처럼 빨간치마에 긴 검은 머리 소녀가 더 이상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밝은 세상에서 그녀의 못다 이룬 꿈을 이뤄나갔음 하는 바램이다.  

책의 분량상 하루도 못 미칠 정도로 금방 읽을 수 있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고서도 다시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더러 있어서 다시 펼쳐보게 한 책이다.  

소재도 마녀학교라는 공간이 나오고 사촌간에 결혼이 된다는 그네들의 문화에서 오는 차이 방식이 읽는 동안 낯설고 이해가 되지 않는 점만 뺀다면 그녀에 대한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은  안락과 편안함을 줬다는 데서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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