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박정호 지음 / 나무수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유혹을 느끼게 마련이다.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오직 내게 주어진 휴식과 안락을 위해서...  

하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기에, 쉽게 직장에 사표란 것을 내던지고 나 홀로 지구 몇 바퀴식의 도전은 그저 한낱 꿈에서만 가능한 것 또한 현실에 처한 우리에 인생이다  

저자는 그런 것을 과감하게 던지고(정말 그 용기가 부럽다.) 터키행 티켓을 끊고서 헤르메스가 이끄는대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던진다.  

터키의 관문인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내린 즉시 그 나라사람들의 독특한 체취는 어쩌면 역시 우린 한 민족임이 틀림없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우와! 저자의 표현자체는 그야말로 암~ 그려 그렇구말구, 나랑 어쩜 그리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냐? 하는 동질감을 느끼게 했다. ) 

유럽과 동양을 이은 특수지형에 따라 문화유산 자체도 동 서양의 혼합을 느낄 수 있는 90%가 이슬람 신자인 그들은 타 종교에 관해서 인정하되 선교 활동 자체를 금한다. 내가 믿고 있는 종교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관여를 하지 말고 당신들이 믿는 종교를 믿으라는 듯. 

시차가 크기에 저자가 도착 한 후 새벽에 눈이 떠지는 것은 당연! 특히 기도시간을 알리는 소리에 눈을 떠 보게 되면 어김없이 새벽을 저자도 첫 날 느낀 듯 하다.  새벽의 길에 나선 방랑자 처럼 아스라이 떠오르는 해를 보는 감상이 부럽단 생각이 든다.  (자유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시리아에서의 순박한 사람들 모습, 페트라에서는 인디아나존스의 해리슨 포드를 만난 듯 반가웠고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는 그 위대한 솜씨에 고개가 숙여진다.  

산티아고의 기나긴 여정에서 만나고 헤어짐의 연속성, 이슬람 마지막 왕의 고뇌에 찬 역사 일대기의 현장 알람브라 궁전은 세고비야 기타로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기억나게 한다.  

모든 인류의 시발점인 태고의 자연의 장소인 아프리카_ 

그중에서도 잘 산다는 축에 속하는 세네갈에서의 어부들의 조업방식이나 많은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이슬람의 신의 뜻에 따라 오늘도 고기를 잡는다는 그네들의 생활상은 오히려 산업화의 뿌리를 내린 현대인들의 고향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유럽인들에 의해 자행된 노예의 역사 현장은 지금도 그들의 뿌리가 세계각지에 뿌리를 내리게 한 원인을 제공하고 모진 픽박속에서 살아남은 그네들의 후손들의 나아지지 않는 현실의 어려운 상황은 우울함을 전해준다.  

탐험과 도전이 필요한 것이 여행이라면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보수적인 여정 방식이 방문이라고 지은 저자의 글엔 동감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게 한다.  

타클라마칸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과 모래, 그래도 인간은 강하기에 그 안에서도 순수한 자신들의 유목생활과 신앙, 포도를 경작하는 위구르인들의 모습은 중국이 실시하는 정책에도 언젠가 그들이 원하는 시대가 왔으면 하는 바램을 지니게 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란 광고의 카피가 있듯이 노력해서 잠시나마 자신에게 보상의 의미로 떠나는 여행이 있는가 하면 산티아고 처럼 계속 걷기만 함으로써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자신과의 신앙과 싸움인 여행이 있다.  

여행을 어떤 목적으로 하든간에 저자의 말처럼 여행은 하나의 중독현상을 실현시킨다.  

떠날 때의 모든 짐을 버리고 홀가분한 기분이 설레임이란 단어로 압축이 되고 헤르메스가 여기가 좋다고 알려주는 대로 가 보는 장소는 해외든 국내든 일단 떠난다는 것에 대한 무게를 두자면 여지없는 중독의 일상으로 전환이된다.  

여행 중 그리워하던 음식이나 친구들, 가족들이 보고싶음에도 일단 돌아오고 나면 또 다시 어디론가 가야만 할 것 같은 증상, 바로 불안과 허무감이 내재된 여행을 해 온 사람으로서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작가의 직업상 세계여행을 돌아본 탓도  있고 아직도 가 봐야 할 곳이 많다는 것엔 떠나본 자만이 알 수 있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자연과 인간, 그리고 문화유산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그네들만의 소통과 길에서 만난 인연의 소중함을 모두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두루두루 유용하다는 느낌이다.  

나를 전혀 모른 곳에 대한 동경, 그 속에서 부대끼며 지내다 오는 일상 생활의 모습, 그것이 모태가 되어 나의 미래를 좀 더 진지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데에서 여행이란 단어는 그래서 더욱 정겹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저자 자신의 사진을 찍은 솜씨도 좋고, 유명지라고 해서 꼭 유명장소를 찍은 것만이 아닌 자연스런 거리의 풍경모습 사진은 읽는 내내 즐거움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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