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고르의 중매쟁이
줄리아 스튜어트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기욤 라두세트는 프랑스 페리고르란 지방의 아무르 수르 벨르란 마을의 이발사이다. 전체 주민이라고 해봐야 33명_ 

외떨어진 마을이다 보니 약국도 하나, 이발소도 그가 운영하는 곳 한 군데이기에 어린 시절부터 이발을 배웠고 가게는 집을 개조해서 차렸다.  

첫 사랑인 에밀리아가 자신에게 맡긴 휴대용 칼을 보관하고 그녀의 편지에 답장을 차마 못하는 쑥맥인 그는 어느 덧 26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시내의 다른 이발사가 새로운 기술로 머리를 자른다는 소문과 함께 마을의 고객인 사람들이 하나 둘씩 그의 시선을 피해가면서 이발을 한다는 사실, 한 고객의머리를 본 순간 그의 머리가 세월의 흔적인 보상으로 대머리가 되어간단 사실에 자신의 이발고객이 점점 줄어든단 사실로 고심하다 중매장이로 개업할 것을 결심한다. 집의 이발 도구를 모두 없애고 간판의이름은 "마음의 영혼"이라고 붙이고 영업을 시작하는데... 

한편, 이 마을에서는 가물어서 물의 사용에대한 비상이 걸리자 지방 공무원인 장이 오게되고 마을의 광장에 공동 목욕탕을 설치하게 되면서 서로 먼저 샤워를 하려는 사람들로 경쟁이 붙게된다.  

이런 와중에 26년간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많은 위자료을 받은 에밀리아는 자신이 살던 마을의 성을 인수해서 유일한 취미인 청소에 매달리고 성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에게 성의 조각상이나 물건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꾸며내 가이드 역할을 하게 된다.  

기욤의 첫 고객은 구두쇠 치과의사인 이브레베크-  그에게 소개를 하는 사람도 같은 마을 출신사람이다 보니 서로간에 알고는 있었지만 인사만 나눌 정도였던 사람들을 소개함으로써 결혼도 못하거나 사별, 혹은 이혼으로 외로운 사람들을 엮어주려는 방법으로  애는 쓰지만 번번히 실패를 거듭하게 된다.  

그러던 중 에밀리아의 청으로 그녀의 새 반려자 소개를 해 주게  되고 그녀의  상대로 수다쟁이 우편배달부 길베르를 소개해주면서도 자신이 그녀에 대한 사랑이 여전함을 깨닫게 된다.  

 그들의 만남이 좋은 감정으로 이어지게 되자 전전긍긍하게 되고  이 때 어릴 적 친구인 빵집 주인 스테판의 또 다른 사람을 소개해 주는 과정에서 상대가 일요일 밖에 시간이 없단 말에 자신이 빵집을 봐주기로 약속을 하고 마침 에밀리아가 일요일 마다 빵을 사러 온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고심끝에 그 당시 그녀가 주고 간 편지에 대한 답장을 쓰게 되고 그것을 그녀가 사러올 빵 사이에 칼집을 내고 집어넣어서 그녀에게 준다. 단, 그녀의 모습에 홀린 듯 타인에게 팔 빵까지 모조리 주는 바람에 에밀리아는 에밀리아대로 너무 많은 빵의 처리에 대해서 생각다 못해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된다.  

이 사실에 놀란 기욤은 행여 편지의 행방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을거란 생각에 우울해 하고 소문은 걷잡을 수없이 퍼져서 오히려 빵집은 다른 편지를 받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가득찬 사람들로 번성하게 된다.  

두 번째로 닥친 미니 토네이도로 인해서 마을 사람들은 파브리스 리보의 술집으로 피신을 하게 되고 무사히 넘어간 것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그토록 찾던 에밀리아가 나타난 것을 본 기욤은 안심을 하게 된다. 그녀로 부터 편지를 받았단 말과 함께 성에 혼자 남아있는 것이 두렵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자신의 집으로 같이 간 그는 그토록 원하는 대로 그녀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게 된다.  

 위의 소설은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미니 토네이도가 일으킨 사건으로 인해서 그간 소 마을이었던 곳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게 되고 다시 방문한  미니 토네이도로 하여금 사랑의 무드를 완성짓게 되는 순환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발사가 중매장이로 나선 것도 새로운 소재지만,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것 답게 매 장면마다 식사 할 적마다 나오는 음식의 다양성을 구경하는 것도 한 재미를 준다.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오랜 세월동안 서로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 각기 다른 인연을 만나서 살고도 있으면서도 그 사랑을 잊지 못하고 사는 모로씨, 모로 부인과 프랑스 음식인 카술레에 토마토가 들어가야 하느냐 마느냐로 인생의 고개가 올 때까지도 싸우는 기욤의 엄마와 모로 부인의 토마토 던지기와 뱀 모양의 약올리기 등,,, 이 소설엔 그야말로 웃음이 번지게 하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해 결혼도 못하고 이발사로 살아온 기욤에게 다시 나타난 에밀리아는 그래서 음식의 종류인 카술레에 대해서 그가 치과의사 이브에게 충고한 내용은 사랑에대한 작가의 뜻을 나타내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첫 만남에서 실망한 그에게 기욤은 말한다.  

"사랑은 훌륭한 카술레와 같아. 시간이 걸리고 용기가 필요하지 어떤 부분은 맛있지만 또 어떤부부은 냄새가 나서 얼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지. 심지어는 초록색 단추 따위의 이상한 물건이 씹히기도 해. 하지만 전체적인 맛이 어떤가를 봐야 하는 거야."  

위의 말처럼 자신의 사랑 조차도 표현못하고 전전긍긍한 자신에게도 일리가 있는 말로 들리는 것처럼 기욤도 그 밖의 사람들도 첫 만남에서 오는 감정만 느끼고 무턱대고 거절하는 것만이 아닌  폭 넓은 사랑의 받아들임에 대해서 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결국 이브는 또 다른 만남을 거치면서 진정한 면을 보게 된 식료품 주인인 데니즈비지에와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고 스테판은 또 다른 여인을 만나게 되면서 기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중매를 잘하면 술이 석 잔, 못하면 뺨이 석 대란 옛 말이 있듯이, 또 중이 제 머리 못깍는단 말이 있듯이 마을 사람들이 기욤이 벌인 사업을 무시하기 보단 오히려 긍적적인 생각으로 자기가 못 이룬 꿈을 대신 이루어줄려고 애쓰는 구나 하는 식의 생각은 작은 마을 프랑스인들의 낙천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는 듯도 하다.  (결국 기욤도 제머리를 깍는 소원을 풀었지만...)

쉽게 읽히면서도 요리책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여러 인간들의 다양한 시선과 생각을 엿 볼 수 있는 유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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