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그림자 - 1596년 이순신 암살사건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2
박은우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계사년 1593년 진주성에선 장호준이 몸을 피신하게 되면서 흔하디 흔한 어떤 남정네를 보게 되지만 스쳐간다. 

왜구가 들어온단 소식에 선전관(국왕들 시위하고 명령하달하는 무관)장호준은 경상우도 병마영이 있는 창원 도호부에서 병사들의 말 속에 죽었다고 확인한 사람이 멀쩡히 돌아다닌단 걸 봤다는 민간 병사의 말을 토대로 초상을 그리게 되고 곧 일본의 밀정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의 행로를 추적하면서 그가 곽재우를 바로 옆에 두고서도 해치지 않았단 점, 일본에 있는 우리의 밀정으로부터 히데요시가 한국의 요주의 인물을 암살하려 첩자를 보냈단 소식을 접한 결과 곽재우란 인물을 옆에 두고도 해치지 않았단 점에서 암살의 대상을 좁혀들어가서 각 주요지에 주의를 요구하게 된다.  

한편 이순신의 뒷 그림자인 선돌은 이순신의 명에의해 왜국으로 가는 통신사 선단편에 승선하란 것을 받게 되고 장호준은 강화조약 시기에 일본의 밀정 계획을 부산 왜성으로 가서 그 책임자에게 넌지시 알리게 되고 그의 부하인 타무야로부터 암살 인물이 보내졌단 사실을 알게된다. 이에 자신도 통신사의 일행으로 떠나게 된단 말을 흘리게 되고 히데요시가 있는  나고야에 도착, 왜인 복장으로 다관주인 마쓰다의 주선으로 노예상인 시노하라를 소개받고 그로부터 찾고자 하는 닌자에 대해 알려주길 원하고 협상의 댓가를 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한편 시노하라의 뒷 병풍엔 장호준의 존재를 알고 있는 닌자가 있었고 호준은 본선과 같이 승선을 하는 대신 같이 온 일행 중 그의 일을 돕고자 온 이기벽과 함께 오사카로 간다.  

산길에서 습격을 받은 일행은 이기벽의 부상으로 잠시 헤어지게 되면서 만날 날을 정해 헤어지게 되고 바께모노(도깨비)닌자에 대해 수소문 하던중 독이 있는 검을 맞고 의식을 잃게 되지만 시노하라가 보낸 다케바야시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이후 그와 함께 동행을 하면서 일본의 전 국토를 통일하다시피 한 오다 노부나가가 이가 닌자들을토벌하는 과정에서 시게루라고 불린 아이가  극적으로 살아나 전설의 아이로 불린단 사실을 알아낸다.  

고국에 돌아온 호준은 위험성에 대비해 각 지역 장군들에게 소속 부대의 밀정 명단을 보내게 되고 이순신이 간발의 차로 못받아든 사실에 그의 뒤를 쫓아가게 된다.  

장군의 뒤를 쫓던 중 다른 무리들을 발견하고 추적하는 한편 이순신은 자신에게로 오는 아군의 무리들을 보고 안심하게 되지만 이는 호준의 모습을 닮은 닌자 요미임을 알아내고 선돌의 도움을 받게 되고 병사의 일행중 호준 또한 일개의 병사로 행동하다 요미를 대적하게 됨으로써 요미 자신이 도리어 당했음을 알아내게 된다.  

하지만 이도 요미의 철저한 뒤의 계획하에 이순신의 둘째 아들을 포로로 잡아둔 사실에 요미는 풀려나게 되고 뒤를 이어 호준 혼자 그를 잡으러 떠난다.  

긴 시간 끝에 벌판에서 마주친 요미는 그가 휘두른 밧줄이 호준의 목을 감게 되고 호준은 자신의 몸을 돌려서 요미에게까지 가서 자신의 칼날은 요미의 심장에, 요미의 칼은 자신의 목에 닿는 수난을 마주하면서 끝을 보게 된다.  

많은 역사를 접하면서 때론 드라마나 소설에서 나타난 허구와 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유연성에 감탄을 종종 하게 된다. 사실적인 역사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진실속에서 작가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단 점에서 역사 소설은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흥분과 정말 이랬을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기도 한다.  

왜란을 물리치는데 있어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이순신 장군의 암살을 다룬 이번 책은 그래서 요즘 현대 드라마에서 볼 수있는 감각을 고루 채워준다. 장호준이 자신의 본명을 버리고 오직 나라를 위해서 요즘 말로 하면 국가 기밀 소속부대면서 그 실체 자체를 인정할 수 없는 부대의 일원인 신분으로 모험을 해 나가는 기법은 첩보 소설의 기본을 이루는 데 있어서 모자람이 없다.  

긴박감이 넘치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은 없지만 그 시대에 있을 법한 추리기법이 나타나 있고 이순신 장군의 존재는 그렇게 많이 내세우지 않으면서 그를 둘러싼 주위 인물들의 성격 묘사와 행동, 그리고 일본의 닌자에 대한 새로운 역사사실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닌자인 요미의 존재 또한 적이기에 미워하지만 그 존재 자체만으로 본다면 자신의 땅에서 살아남기위해 고분투하면서 살아온 인생내력, 닌자로 키워지는 세계의 이면, 그리고 호준의 요미를 알아본 장면은 추리소설의 답습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놓고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해 신경을 쓰기 보단 아예 내 곁에서 같이 보고 있는 전략을 세운 호준의 치밀한 계획은 요미 자신도 몰랐던 허을 찔렀단 점에서 쾌감을 준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봤기에 둘 중 누구하나가 죽어야만 하는 맨 마지막 장면에서의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한가, 살고 죽는 것이 중요한가."라는 대목은 밀명을 받들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보여준다.  

마지막 호준이 올린 서찰의 내용은 지금의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경종을 울려주는 대목이다.   _ 무릇 조정에서는 말만 많아 직접 적을 맞대고 싸우는 무장들을 적을 이롭게 한다고 문책하고  하는데 정작 적을 이롭게 하는 것 조정이 아닌가 의구됩니다. 

탁상공론에 붙들린 채 자신들의 이론과 당쟁에만 매달려 나라의 보위를 위한다고 행한 행동들이 사실은 나라 자체의 위기를 더욱 부추킨 결과로  많은 사례를 남겼던 과거 역사의 진실속에서 많은 선례를 남긴 바, 이번 소설은 그래서 읽으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소설이다.  

소리없는 민초들과 자신의 존재 자체도 알지 못하게 살다 간 장호준이란 인물은 캐릭터 자체가 멋있는 사람이며, 새삼 닌자의 세계에 대해서, 그리고 실제 왜란 말기에 서로가 서로를 알기 위한 밀정의 역할이 이렇게 복잡하게 있었단 사실엔 더욱 알고 싶어지게 만든 계기를 준다.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 왜란의 전황과 그 안에서 서로의 실리를 찾기위해 살아가는 여러 계층의 이야기와 함께 뭣보다 이순신 장군의 암살을 주제로 다뤘단 점에서 신선한 소재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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