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을 걷는 소년
나디파 모하메드 지음, 문영혜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자마는 이모 손에 자라난 엄마 암바로와 엄마의 사촌지간인 아빠와 사이에 태어난 소년이다. 아래로 누이가 태어나지만 일찍 죽고 아빠는 수단으로 가서 운전사가 되기 위해 그들을 놔두고 떠난다. 주위의 이혼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마를 데리고 친척이 있는 아덴의 집에 얻혀살게 된 두 모자는 엄마가 커피 공장에서 하루 종일 일한 돈으로 눈치와 핍박속에 어렵사리 생활을 해 나간다. 그러던 중 집주인 아주머니와 엄마의 싸움을 말리던 중  엄마와 다툰 후 동네 친구인 압디와 시데인과 같이 생활을 하던 중 엄마의 죽음을 맞게되고 엄마가 말해 준  아껴둔 돈을 감춘 부적 목걸이를 걸치고 하르게이샤의  이모할머니 집으로 가서 생활하게 된다.  그 곳에서도 눈치를 받던 중 도살장에서 가축을 옮기는 일을 하고 모은 돈을 가지고 아빠가 있다는 수단으로 가기 위해 길을 떠난다.  

지부티란 도시에서 거의 정신을 잃고 길에 쓰러져 있던 그를 발견한 교사 출신인 이데아를 만나게 되고 그의 도움을 받아서 에리트레아레로  가게 된다. 그 곳에서 이데아가 소개해준 탈리아니라  불리는 애스카리(병사)를 만나게 되고 다시 그의 도움으로 아스마라행 화물선에 오르게 되고 아스마라 도착 후 같은 부족 출신 할머니의 도움으로 다시 옴하제르에 기차로 도착, 그 곳에서 다시 아버지를 잘 알고 있는 애스카리를 만나게 되면서 아빠를 만날 희망에 부풀게 된다. 

하지만 아빠가 그를 만나러 오는 도중 이탈리아 군의 총으로 폭격을 당하게 되면서 죽음을 알게 되고 아빠의 유품인 트렁크 하나를 받는다. 옴하제르에서 같은 부족 출신인 지브릴라와 같이 식당일을 하게 되고 그 곳에서 다시 같이 버스를 타고 동행하게 된 유대인 이탈리아 소령 로렌초를 만나게 되면서 식당일을 그만두고 그의 사무실에서 사환으로 일하게 된다. 하지만 이도 잠시 그의 죽음 소식을 듣게 되고 폭군적인 이탈리아 군인 밑에서 갖은 구박을 당하면서 일하게된다. 이 와중에 군에 지원을 하게 되고 거기서 시데인과 압디를 다시 만나게 된다. 이탈리아와 영국간의 치열한 전투속에서 시데인은 물건을 훔치려다 폭행과 개 같은 죽음을 당하게 되고 자마는 탈영을 하게 된다.  

한 마을에 도착 한 후 그 곳에서 아와테란 소년을 만나서  같이 동행하면서 정착해 하킴이란 사람의 가게에서 2년동안 일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외진 마을에서 장사로 큰 성공을 거두고 타 마을에서 농사를 지은것이 큰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그곳에서 만난 베들레헴이란 소녀와 사랑까지 하게 된다. 이후 나태에 빠진 그는 메뚜기의 연이은 공격에 수수무책. 이집트로 가기위해서 길을 떠나게 된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항구에서 리반이란 다른 부족출신 사람과 같이 영국 상선을 타기 위한 여권을 신청하고, 그 사이에 일을 구하려고 가던 중 이집트 경찰 심문에 걸려 감옥에 갇히게 되고 그 곳에서 레바논 사람 조 루이스를 만나게 되면서 아리시에 도착한 후 우여곡절 끝에 가자에 도착하게 된다. 다시 부족 사람의 도움으로 이집트 입국을 하게 되고 여권이 발급되면서 다시 상선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준 같은 부족 노인의 도움으로 영국 상선 화부로 고용이 되어 드디어 하이파로 떠나게 된다.  

배가 예정대로 가는 것이 아닌 시대적 현실에 부딪쳐 유대인의 유럽으로 재송환하는데 그들과 같이 가게 되고 가는 도중 벌어진 그들의 절규와 저항을 보게 된다. 함부르크에 그들을 내려주고  영국에 내린 그는 에이데갈레족이 모여사는 이민자 숙소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베들레헴이 있는 곳으로 가기위해 결심을 하던 중 놀이 동산에 빠져서 그간 모은 돈을 모두 탕진하게 된다. 다시 돈을 벌기 위해서 캐나다행 배를 타기 위해 계약을 하게되고 일부 선금을 받게 되지만 지브릴라의 방문으로 베들레헴이 보내온 편지와 함께 자식이 태어났단 소리에 다시 그녀와 자신의 자식이 있는 곳으로 가기위해 결심을 하고 영국을 떠난다. 

 10살의 소년이 수 많은 사건을 거치면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긴 여정의 소설이다. 작가가 소말리아 출신이란 배경으로 소설로도 이색적인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엔 그녀 자신의 아버지가 겪은 일을 들으면서 구상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식민시대가 겪었던 어려웠던 시대도 생각나게 한다. 식민지민으로서 살아가야 했더  그 시대 사람들의 한 맺힌 생활과 음식먹는 순서도 제일 나중이고 부족 출신간의 성분에 따라 그들 나름대로의 신분의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생활도 비참함을 더해 준다. 아빠를 찾아 떠나는 목적하에 어릴 적 부터 겪었던 수많은 고난의 표현의 글은 읽는 내내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전해준다. 만날 순간에 이루지 못한 부자의  만남도 안타깝지만 시데인이 당한 참혹한 광경의 글은 차마 글로써도 읽어가는 내내 주먹을 불끈쥐게 만든다. 인간의 비 인간적인 행동은  이해 할 수 없는 상상을 초월하게 만든다.    

이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부족간의 끈끈한  부족애로 뭉쳐진 점을 묘사한 점이다. 가는 길마다 같은 부족 출신들의 도움을 받는 장면이나 여행경비로 돈을 주는 행위는 아마도 아프리카만이 지닐 수 있는 풍습과 대대로 내려져오는 관습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한 푼 없어도 아빠를 만나야 한다는 일념하에 어린 자마가 그 처럼 오랜 길을 모래바람을 스치면서 지칠대로 지쳐가도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요, 원천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인간과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기도 하지만 리반이 겪었던  부족출신 중에서도 가장 비천한 출신임이 상선을 타는데에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단 사실엔 안쓰러움이 전해진다. 흡사 인도의 불가촉 천민이란 인상을 같이 동일시 하게 되는 점도 곳곳에 이런 사람들의 모습이 비쳐지고 일말의 희망 조차도 갖지 못하게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고충이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 않나 하는 염려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소년에서 한 가정의 아버지로 자라난 자마가 자신이 그토록 그리워했던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부정은 결국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다음에 미루고 가정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대목에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자신이 받지 못했던 부정의 맘을 맘껏 쏟아붓고 싶은 맘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힘든 순간에도 아빠의 유품인 트렁크를 손에 놓지 않았던 자마의 현실은 오직 이 유품만이 자신을 지켜 줄 수 있다는 믿음과 함께 아빠가 항상 옆에서 지켜주고 있다는 작은 믿음이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아버지가 여든이 넘는 나이에 당신이 겪어왔던 일들을 작가인 딸에게 들려주고 이를 토대로 만든 이 소설엔 사실과 허구의  넘나듬과  간간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꿈 속에 아빠가 나타나는 환상적인 세계도 보여지는 아프리카 특유의 주술적인 묘사 장면과 "진"이라고 불리는 귀신의 형태 모사도  그들 나라만의 모습이 보여지는 것 같아서 영.미 와 유럽의 소설일색인 번역에서 색다른 느낌을 주는 아프리카의 숨결이 넘나드는 다른 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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