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31살의 캐시란 여인의 직업은 기증자의 간병사다. 그런 그녀가 근 11년간에 걸친 간병사 세월과 8개월의 연장 기간을 요청을 받고 자신의 살아온 환경과 그녀 주위를 떠나간 같은 존재인 친구들에 대한 사랑, 우정, 이별, 사회에서 눈에 보이되 보이지 않는 존재로 살아가야하는 자신들의 실체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이 된다.  

세상과의 모든 면에서 동떨어진 세계에서 16살 까지 교육을 받다가 일반인이 살아가는 사회로 나가면서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거나 간병사로 일하게되는 과정이 어린 시절의 성장기를 통해서 그려나간다. 자신과 루스, 토미란 삼각관계에서 나오는 우정과 시기, 질투, 사랑을 모두 경험하면서 서로간의 진실된 내면의 정서적 성장을 해나간다. 이 와중엔 루시란 선생님의 발언으로 인해 그때 까지만 해도 밖으로 나가서 어떻게 살고 싶단 희망에 의문점을 갖게한 발언으로 인해서, 그리고 어느날 Never Let Me Go란 노래를 듣던 중 자신의 상상속으로 베게을 안고 춤을 추던 그 때에 마담이라 불리는 가끔 가다가 자신들이 그린 그림 중 괜찮다 싶은 그림을 가져가서 "화랑" 이라 불리는 곳에 갖고 간다는 그녀앞에  그 모습이 들킨 후에 그녀의 슬픈 모습을 보며 의문의 증폭이 쌓이게 된다. 헤일셤이라 불린 고립된 그 곳에서 그림과 운동, 문학에 관한 다양한 교육을 받던 이들이 코티지란 곳에 가게 되면서 자신의 복제를 탄생하게끔 제공한 근원자를 찾게 됨으로써 보다 구체적인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다.  

수년이 흐른 어느 날 기증을 하고 몸이 쇠약해진 루스의 간병을 하게 됨으로써,  간병사로 일하다 기증자로 있게된  토미와 만나는 재회를 하게 되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던 루스의 부탁으로 마지막 희망이자 보루인 마담을 찾아가게 된다. 그 곳에서 에밀리 교장 선생님을 만나게 됨으로써 그간의 의혹이 풀어지게 된다. 자신의 주 목적인  복제 인간이라 할지라도 지극히 정상적인 성 생활도 하고 사랑도 하고 있단점이 인정이 된다면 단, 몇 년간만이라도 같이 생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걸어보고 만나지만 결코 그런 일은 예전에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란 말을 듣는다. 다만 그간의 그 사람들이 외부 세력과 단절된 헤일셤에서 자란 클론들도 정상 인간들처럼생각과 예술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결코 이들의 존재에 대한 의도적 외면을 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주의를 기울게 한  점을 얘기한 대목에선 바위의 계란 치기란 말이 떠오른다. 

 네 번째 기증을 기다리면서 이것이 마지막 것이란 생각이 든 토미의 부탁으로 그의 간병사 역을 그만두면서도 때때로 그를 방문하고 그가 죽었단 통보를 받은 지 2주 만에 그녀와 그녀의 주위를 둘러싼 모든 기억들이 생각 날 만한 장소가 나타나면 차를 세우고 그 환경을 회상하면서 끝을 맺는다. 

기존의 공상과학이라고 생각되기 쉬운 SF의 쟝르 소설 형식이 아주 아련한 가슴으로 다가오게 만든 문체가 두드러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의 장기 복제용 미니 돼지니, 복제 개나 양이 탄생이 되는  현대 의학에서 결코 이런 시대가 오지 말란 법이 없을 듯 하단 생각이 읽는 내내 내 뇌리에 떠나지 않는다.  

같은 노래를 듣고도 실제의 클론인 캐시가 느낀 , 아기를 갖지 못하는 자신들의 상황에 비추어 상상의 나래를 편 반면, 마담의 눈에 비친 그녀의 춤추는 행동은 발전된 과학 앞에 결코 예전의 낙후된 과학으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단 사실에 슬픔을 느꼈단 대목에선 , 클론의 정서가 실제 인물들이 갖는 정서에 비해 훨씬 인간적이란 생각을 들게 한다. 보이되 보지 않았고, 들었으되 듣지 못했던 이런 사실들 앞에서 현실 생활에 뛰어든 클론들이 부딫치는 여러가지 사회의 질서와 현상에 대한 충돌도 나타내 보여준다.  

 장기 목적을 하고 있는 "쌍둥이 별"이나 "아일랜드"같은 영화도 있지만 보다 서정적이고 인간다운 감정을 같이 공유 하게끔 엮은 이 책은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해서 과연 복제의 한계는 어디까지 허용을 해야 할 것이며, 그 경계의 선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인간의 삶에 대한 생각을 묻고 있다. 오로지 목적으로 인해서 태어나고 자라서 자신의 일을 마치면 세상에서 사라지는 인간 클론들의 삶의 흐름이 공상이라 해도 그렇게 허구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삶의  흐름 방식에 주목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인간처럼 사랑하고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은 욕구, 성 생활, 인간들과 같이 어울려 살고 싶은 어떤 한 조그만한 소망마저 이루지 못하고 목적에 의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클론들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져서 더욱 그랬는지 모른다. 영화로도 만들어 진다고 하니, 스크린에 비춰진 그들의 삶 방식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벌써 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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