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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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지난 해인  이 책이 나온 시기와 맞물린다. 집에서 구독하고 있는 신문에 "책 읽어주는 남자"란 코너가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은 기자가 아주 강추 한 책이라서 맘은 먹고 있었던 차에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오늘에서야 손에 놓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속에서 가족이란 이름하에서도 얼굴 제대로 보기도 어려운 시간 속에 살고있다. 그런지 몰라도 개인 미니홈피라든가 블로그가 대세인 요즘, 흔하디 흔했던 우편편지란 것이 점차 이멜이란 IT매체에 그자리를 넘겨준지도 꽤 됬다. 이 책은 그야말로 서로의 얼굴을 모른채 각자의 공상 속에서 자기가 그려온 인물과 편지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된 아주 독특한 소재다. 36살의 대학에서 언어심리학에 대한 연구를 하는 레오라는 사람과 34살인 홈피제작 관련일을 하는 가정주부인 에미라는 여성과의 서로 주고받은 이멜을 가지고 전체의 글을 이끌어가고 있다. 정기구독 취소건에서 철자가 하나가 틀림으로써 우연히 인연을 맺게되니 그 두  사람의 감정이 때론 대담하게,때론 투정, 질투, 유머를 넘나들면서 표현이 되고 있다. 한편이 만나길 원하면 다른 쪽이 시간이라든가 일정에 의해서 못나는 여러 기회를 놓치게 되면서 때론 서로의 컴 앞에서 마치 두 사람이 마주 하고 있는 상상속에 와인을 곁들인 대담한 감정표현의 수위를 넘나든다. 그때마다 때론 가정이 있는 여성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잊지않으려는 에미의 표현법이 레오의 감정을 수그러들게 하다가도 때론 역으로 에미의 사랑 고백이 레오를 좀 더 냉정적으로 만들게 하기도 한다. 결국 후버 카페란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갔지만 정작 자신들은 누군인지 짐작만 할 뿐, 그것도 잠시 스쳐가면서 봤기때문에 그 영상조차도 희미하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그리움이란 단어 앞에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화로 치자면 사랑과 섹스에 대한 표현이 과감하게 표현될 다 싶을 정도로 연서 형식을 띠고 있는 사랑고백 글귀에선 자기만이 소유할 수 있는 컴 앞에서 그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나만의 아바타를 그리면서 상대방에 대한 열정을 그려나간다.  오스트리아식(?), 독일식(?)의 사랑 가치관인진 몰라도 에미의 남편이 레옹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은 과연 자신이 사랑하는 부인이자 14살어린 에미를 만나고 섹스를 허락한단 내용에선 이해가 안된다. 레오의 말처럼 자신에게 보내기 전에 먼저 에미에게 둘 사이를 안다고 고백하고 좀 더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것이 맞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끝내 만나러 오라는 레오의 말에 선뜻 나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던 에미가 나중에 가지 않았던, 아니 가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선 어떤 면에선 그래도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자신의 감정, 남편의 보이지 않는 어떤 미지의 촉각 앞에서 자신들의 사이를 알고 있다는 압력앞에서 가정에 머물길 결심한 글에선 인형의 집에서 처럼 로라가 자신의 자아를 찾고자 뛰쳐나가는것과는 달리 가정에 안주하고  또 현대인의 고독감과 쓸쓸함, 여기에 어떤 대화 소통의 부재에 대한 갈망을 무난히 표현하지 않았나싶다. 로라처럼 되진 않았지만 자신은 남편과 결혼생활에 대한 불만이 없다는 것을 수차 내뱉고 있지만 혈기 넘치는 자신의 사랑과 남편관 또 다른 미지의 자신만이 소유할 수 있단 레오라는 남성을 가짐으로서 에미의 열정적인 사랑관도 보여준다. 끝내 불발의 만남으로 이어졌지만 그것이 오히려 두 사람에겐 두고두고 잊지못할 사랑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만일 만났더라면, 레오의 말처럼 레오는 레오대로 보여지는 에미에 대해 실망할 것이고,에미 또한 그럴 것이란 말엔 어는 정도 일리가 있단 생각이다. 인생의 어떤 아련히 피어오르다 진 꽃은 그 꽃 나름대로의 향기가 있으니, 에미여!! 부디 미국으로 떠나는 레오가 자신의 이멜 주소를 남기지 않고 떠났다 해도 그것이 두 사람에겐 진정으로 최선의 일이었을 거란 위로를 스스로 생각한다면, 새벽 세시건, 네시건,아침,점심,저녁 ,,, 그 어떤 시간대라도 바람은 불기 마련이라는 관조적인 생각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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